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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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목) 서울교대 이용복 교수 "첨성대, 과연 천문대냐 아니냐"
200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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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교대 과학교육과 이용복 교수

오늘 카이스트(KAIST)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토론회가 하나 열립니다. 제목이 ‘제4차 첨성대 대토론회’인데요. 첨성대라고 하면 신라시대에 만든, 천체를 관측하는 천문대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됐다, 우리가 이렇게 배워왔는데... 그런데 이 첨성대는 천문대가 아니라는 논란이 수십 년째 계속 이어져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또 토론회가 열린다고 하네요. 요사이에 역사드라마 ‘선덕여왕’ 인기 때문인지 더 관심이 높아졌죠. 첨성대,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서울교육대 과학교육과의 이용복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저는 역사교과서를 의심하지 않고 외워왔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이 오래된 논란인가요?

◆ 이용복> 네, 오래됐죠. 처음에 첨성대에 대해서 논한 사람이 일본의 와다아 교수라고 해서 1920년대예요. 그때 처음 ‘천문대’라는 설을 제기해서 누구나 다 그냥 천문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본격적으로 ‘천문대가 과연 무엇이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토론회가 열린 것이 1973년도예요.

◇ 김현정 앵커> 1973년도, 그러면 한 30년이 넘었다는 얘기네요?

◆ 이용복> 넘었죠. 한 36년 정도 됐죠.

◇ 김현정 앵커> 첨성대를 놓고 그러면 어떤 가설들이 있는 건가요?

◆ 이용복> 첨성대가 천문대라는 얘기 말고, 이제 첨성대 그림자를 이용해서 계절과 절기를 알아냈다하는 ‘규표설’이라는 게 있고요. 어떤 분은 불교의 상징물, 불교의 이상세계가 수미산이라는 게 있어요. 수미산의 모형을 만들어서 일종의 재단이다, 불교적인 어떤 상징물로서 재단이다, 하는 분들도 있고요. 어떤 분은 그것이 하나의 별에 대해서 재상을 지내기 위해 만든 ‘연성단’이라는 설도 있고요. 어떤 분은 요 근래에 들어서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통로, 그러니까 우물과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요. 이렇게 대단히 많지요.

◇ 김현정 앵커> 굉장히 많은 가설들이 나오는 이유는 정확하게 첨성대가 뭐였다고 기록돼있는 문헌이 없다는 얘기군요?

◆ 이용복> 네, 대개 3가지 정도가 있어요. 그래서 가장 오래된 문헌이 여러분들이 잘 아는 삼국유사에 나와요. 그런데 삼국유사에는 너무 간단히 기록이 되어있어요.

◇ 김현정 앵커> 뭐라고 되어있나요?

◆ 이용복> ‘선덕여왕 왕대에 돌을 다듬어서 첨성대를 쌓았다’ 한자로 얘기하면 한 10여자 정도의 그 내용이 나오고요.

◇ 김현정 앵커> 선덕여왕 때 만들어졌다, 라는 것밖에는 증명된 게 없다는 얘기군요?

◆ 이용복> 선덕여왕 때 쌓았다, 그런 말뿐이 없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되니까 목적에 대해서 불분명한... 그렇게 된 거군요.

◆ 이용복> 네, 불명확하죠. 두 번째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정주부의 남쪽에 있다, 선덕여왕이 돌을 쌓아서 만들었다’ 구조도 거기 나오고, 높이도 나오고요.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가운데 통로가 있어 사람이 그 속으로 올라갔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거기도 목적은 안 나옵니까?

◆ 이용복> 목적은 뚜렷하게 안 나옵니다.

◇ 김현정 앵커> 천문대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드는 증거, 근거는 뭔가요?

◆ 이용복> 우선은 규모가 좀 작다는 거죠. 천문관측하기에는 규모가 작아서 거기 올라가서 해봐야 뭐, 제대로 별을 관측하겠느냐, 하는 분이 있고요. 다른 분은 출입하는데 그 앞에 조그마한 쪽문처럼 오르내리니까 출입이 불편하다는 분도 있고요. 또 그 다음에 우리 지상으로 보면은 궁궐에 너무 인접해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궁궐 옆에 있으면 안 됩니까? 천문대가. 그것도 좀 이상한데요.

◆ 이용복> 어느 면에서는 궁궐 옆에 있는 것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주위의 불빛도 있을 테고, 그 다음에 사람이 많이 오가기 때문에, 별을 제대로 볼 수 없지 않겠느냐, 그런 추정이 있겠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그에 맞서서 천문대가 맞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근거는 뭘까요?

◆ 이용복> 우선은 선덕여왕 때는 천체를 관측한 기록이 전혀 없고요. 그 후대에 와서 갑작스럽게 천문관측 기록이 삼국사기에 많이 나와요. 230페이지 정도가 나와요. 그걸로 보면 천문대를 세워놓고 거기서 관측한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요. 그 다음에 재미있는 것은 돌의 단수하고 거기에 사용된 돌의 개수예요. 맨 아래층에 1층부터 죽 돌에 사용된 개수를 세어나가면, 15개 아니면 16개 정도가 사용됐어요. 이것은 묘하게도 절기와 절기사이에 날짜 간격하고 아주 유사해요. 예를 들어서 절기가 소한과 대한인데, 소한과 대한사이에 날짜의 개수와 사용된 돌의 개수가 일치한다, 이렇게 해서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맞고요. 그 다음에 돌의 층계수인데 창문이 있잖아요. 네모났게. 창문 밑이 12단이고, 창문이 3계단이고, 그 다음에 창문 위가 12단이에요. 그래서 각각 12, 12은 1년 12달이 아니겠느냐, 그 다음에 전체 합치면 27단인데, 27단은 선덕여왕의 몇 대 신라 27대라는 사람도 있지만, 또 하나는 달이 지구주위를 돌 때 그때 공전주기가 27.3일이에요. 그래서 27, 그것하고 관계된 거 아니냐...

◇ 김현정 앵커> 양쪽 다 근거가 그럴 듯합니다. (웃음)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교수님 개인적으로 어느 쪽이세요?

◆ 이용복> 저는 아무래도 여러 가지 내용을 살펴보면, 천문대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죠.

◇ 김현정 앵커> 맞다, 이쪽이시군요?

◆ 이용복> 네, 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얘기를 죽 들었는데, 사실은 이 논란이 학자들 사이에는 한번 토론이 벌어지면은 정말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토론할 정도로 아주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좀 관심을 가지고요. 오늘 토론회 내용도 지켜봐 주시죠. 교수님,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 이용복> 네, 감사합니다.

오늘 1시에 열립니다. ‘첨성대 대토론회’ 미리 짚어봤습니다.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에 이용복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