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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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금) 순직 해양연구원 동료 최종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2009.09.25
조회 330
- 오지근무 관사부족, 한 달에 1번 귀가
- 조사연구선 등 안정적인 연구 기반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순직 해양연구원 동료, 국립공원관리공단 최종관 대외협력실장

엊그제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양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전북 부안에 생태계 조사를 갔다가 순직을 하는 슬픈 사고가 있었죠. 고인이 된 세분 모두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거라서 주변인들의 아픔이 더 크다고 하는데요. 연구 환경이 어떤 걸까요. 이분들과 함께 연구를 했던 동료 한분을 연결해보겠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양연구센터 최종관 대외협력실장입니다.

◇ 김현정 앵커> 사고 소식 언제 들으셨습니까?

◆ 최종관> 23일 새벽에 들었는데요.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연구를 다 마치고 섬에서 걸어 나오다가 사고를 당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추정이 되더라고요. 부안 하섬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요?

◆ 최종관> 하섬은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에 있는 섬인데요. 육지하고 섬 사이에 조석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바다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섬입니다. 사고가 현재까지 연구 중에 발생됐는지 또는 연구 후에 육지로 걸어 나오면서 발생됐는지는 아직까지 확인이 안 된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까지 나온 얘기처럼 이분들이 걸어 나오다가 갑자기 물이 밀려와서 사고를 당한 거다, 이런 것이라면 이분들이 해양 전문가인데 정말 물때를 몰랐을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최종관> 물때는 너무나, 10~20년 이상을 활동했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연구 중에 발생됐는지 걸어 나오면서 발생됐는지는 지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연구를 하던 도중이었나요?

◆ 최종관> 하섬이라는 곳은 바다에 있는 섬이기 때문에 해양생물에 대한 서식환경조사였습니다. 해양생물의 종류, 생태학적 특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조사해서 해양생물 종 분포지도를 만들기 위한 아주 중요한 연구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실장님은 순직하신 분들 하고 얼마나 같이 일하셨어요?

◆ 최종관> 두 분은 짧게 봤지만, 한 분 같은 경우는 10년 가까이 현장에서 같이 연구활동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분이 고 김광봉 센터장, 센터장이 직접 가신 거군요?

◆ 최종관> 네.

◇ 김현정 앵커> 제가 듣기로는 이분들이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 당시에도 함께 팀을 이뤄서 생태계 피해조사하고 그 어려운 것을 다 같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당시 생각나십니까?

◆ 최종관> 김광봉 박사하고는 사고 직후부터 태안에 원룸을 한 개 얻어가지고 2년 동안 함께 같은 방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래서 바다 속에 기름이 있는지 스쿠버다이빙을 통해서 한겨울에 바다 속에 들어가기도 했고요. 또 썰물시간에 암반해변을 조사하기 위해서 새벽1시나 2시경에도 수시로 조사 나갔고요. 그래서 서로 눈빛만 봐도 다음 행동을 알 수 있는 그런 동료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가족이 떠난 것만큼이나.

◆ 최종관> 지금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 김광봉 센터장말고도 두 명의 순직자들, 이 연구원 분들은 젊은 분들이셨다고요?

◆ 최종관> 네. 최근 저희 공단에 임용되신 연구원들인데요. 해조류 전공, 해양탐사공학을 전공한 연구원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분야들에 대해서 연구한 분들이 아주 드물기 때문에 저희공단에서는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었던 연구원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가족들과도 다 떨어져 살아야 된다고요?

◆ 최종관> 이 세 분 근무지는 태안이었지만, 가족들이 있는 지역은 부산이나 경남 합천, 남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연구 활동을 하는 그곳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 하고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군요?

◆ 최종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집에는 얼마나 한 번씩 가세요?

◆ 최종관> 김 박사님 같은 경우에는 저하고 근무할 때는 집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갈까 말까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것 말고도 불편한 점들이 한두 가지 아니셨을 것 같은데요. 항상 위험이 도사리는 곳으로 연구를 많이 가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것들 기억나세요?

◆ 최종관> 이분들을 포함해서 국립공원 직원들이 대부분 근무지가 산간오지나 아니면 섬입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는 불편한 점이 많고, 또 집을 얻고 싶어도 그 지역에 집이 얼마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그런 점이 현재까지는 가장 불편한 사항이고. 또 하나는 근무가 저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더 바쁩니다.

◇ 김현정 앵커> 왜 그럴까요?

◆ 최종관> 탐방객들이 많이 오고, 탐방객에 대한 서비스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러다보니까 주중에 하루 쉬어서 집에 가는 편인데요. 집에 가면 또 식구들과 일정이 맞지 않아서 혼자 쉬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불편한 점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해양연구센터라는 곳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이렇게 연구만 하는 건 아닌가 보죠?

◆ 최종관> 공단 내에 국립공원연구원이 있습니다. 그 연구원 안에 하나의 해양연구센터가 부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해양이 포함된 국립공원이 5개가 있습니다. 경주, 태안, 다도해, 금번 사고가 난 변산입니다. 여기에서 해양생물, 해양지질, 해양화학, 전문적인 연구와 더불어 공단의 해양 정책을 연구하는 하나의 부서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사고 보면서,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생태학자들, 개선되어야 할 점 어떤 점을 바라십니까?

◆ 최종관> 저희 공단 같은 경우는 준정부 기관으로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국립공원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상당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양 같은 경우는 저희 연구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조사 연구선이라든가 추가적인 선박, 섬에서 생활할 수 있는 관사들이 굉장히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 김현정 앵커> 동료를 대표해서 마지막 인사를 남겨 주신다면요? 내일 오전에 장이 치러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최종관> 사고를 당하신 세 분께, 저희가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너무 죄송하고요. 유족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서 너무너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또 사죄드립니다. 저를 포함해서 저희 공단은 세 분의 연구원님들을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 항상 기억하는 자세로 근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면서 말씀을 하시네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생태연구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 생태학자들, 이분들께 파이팅 외쳐드리고 싶고요. 내일 영결식에서 마지막 인사, 국민들 대표해서 잘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