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근무 관사부족, 한 달에 1번 귀가
- 조사연구선 등 안정적인 연구 기반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순직 해양연구원 동료, 국립공원관리공단 최종관 대외협력실장
엊그제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양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전북 부안에 생태계 조사를 갔다가 순직을 하는 슬픈 사고가 있었죠. 고인이 된 세분 모두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거라서 주변인들의 아픔이 더 크다고 하는데요. 연구 환경이 어떤 걸까요. 이분들과 함께 연구를 했던 동료 한분을 연결해보겠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양연구센터 최종관 대외협력실장입니다.
◇ 김현정 앵커> 사고 소식 언제 들으셨습니까?
◆ 최종관> 23일 새벽에 들었는데요.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연구를 다 마치고 섬에서 걸어 나오다가 사고를 당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추정이 되더라고요. 부안 하섬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요?
◆ 최종관> 하섬은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에 있는 섬인데요. 육지하고 섬 사이에 조석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바다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섬입니다. 사고가 현재까지 연구 중에 발생됐는지 또는 연구 후에 육지로 걸어 나오면서 발생됐는지는 아직까지 확인이 안 된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까지 나온 얘기처럼 이분들이 걸어 나오다가 갑자기 물이 밀려와서 사고를 당한 거다, 이런 것이라면 이분들이 해양 전문가인데 정말 물때를 몰랐을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최종관> 물때는 너무나, 10~20년 이상을 활동했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연구 중에 발생됐는지 걸어 나오면서 발생됐는지는 지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연구를 하던 도중이었나요?
◆ 최종관> 하섬이라는 곳은 바다에 있는 섬이기 때문에 해양생물에 대한 서식환경조사였습니다. 해양생물의 종류, 생태학적 특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조사해서 해양생물 종 분포지도를 만들기 위한 아주 중요한 연구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실장님은 순직하신 분들 하고 얼마나 같이 일하셨어요?
◆ 최종관> 두 분은 짧게 봤지만, 한 분 같은 경우는 10년 가까이 현장에서 같이 연구활동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분이 고 김광봉 센터장, 센터장이 직접 가신 거군요?
◆ 최종관> 네.
◇ 김현정 앵커> 제가 듣기로는 이분들이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 당시에도 함께 팀을 이뤄서 생태계 피해조사하고 그 어려운 것을 다 같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당시 생각나십니까?
◆ 최종관> 김광봉 박사하고는 사고 직후부터 태안에 원룸을 한 개 얻어가지고 2년 동안 함께 같은 방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래서 바다 속에 기름이 있는지 스쿠버다이빙을 통해서 한겨울에 바다 속에 들어가기도 했고요. 또 썰물시간에 암반해변을 조사하기 위해서 새벽1시나 2시경에도 수시로 조사 나갔고요. 그래서 서로 눈빛만 봐도 다음 행동을 알 수 있는 그런 동료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가족이 떠난 것만큼이나.
◆ 최종관> 지금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 김광봉 센터장말고도 두 명의 순직자들, 이 연구원 분들은 젊은 분들이셨다고요?
◆ 최종관> 네. 최근 저희 공단에 임용되신 연구원들인데요. 해조류 전공, 해양탐사공학을 전공한 연구원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분야들에 대해서 연구한 분들이 아주 드물기 때문에 저희공단에서는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었던 연구원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가족들과도 다 떨어져 살아야 된다고요?
◆ 최종관> 이 세 분 근무지는 태안이었지만, 가족들이 있는 지역은 부산이나 경남 합천, 남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연구 활동을 하는 그곳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 하고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군요?
◆ 최종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집에는 얼마나 한 번씩 가세요?
◆ 최종관> 김 박사님 같은 경우에는 저하고 근무할 때는 집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갈까 말까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것 말고도 불편한 점들이 한두 가지 아니셨을 것 같은데요. 항상 위험이 도사리는 곳으로 연구를 많이 가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것들 기억나세요?
◆ 최종관> 이분들을 포함해서 국립공원 직원들이 대부분 근무지가 산간오지나 아니면 섬입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는 불편한 점이 많고, 또 집을 얻고 싶어도 그 지역에 집이 얼마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그런 점이 현재까지는 가장 불편한 사항이고. 또 하나는 근무가 저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더 바쁩니다.
◇ 김현정 앵커> 왜 그럴까요?
◆ 최종관> 탐방객들이 많이 오고, 탐방객에 대한 서비스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러다보니까 주중에 하루 쉬어서 집에 가는 편인데요. 집에 가면 또 식구들과 일정이 맞지 않아서 혼자 쉬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불편한 점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해양연구센터라는 곳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이렇게 연구만 하는 건 아닌가 보죠?
◆ 최종관> 공단 내에 국립공원연구원이 있습니다. 그 연구원 안에 하나의 해양연구센터가 부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해양이 포함된 국립공원이 5개가 있습니다. 경주, 태안, 다도해, 금번 사고가 난 변산입니다. 여기에서 해양생물, 해양지질, 해양화학, 전문적인 연구와 더불어 공단의 해양 정책을 연구하는 하나의 부서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사고 보면서,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생태학자들, 개선되어야 할 점 어떤 점을 바라십니까?
◆ 최종관> 저희 공단 같은 경우는 준정부 기관으로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국립공원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상당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양 같은 경우는 저희 연구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조사 연구선이라든가 추가적인 선박, 섬에서 생활할 수 있는 관사들이 굉장히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 김현정 앵커> 동료를 대표해서 마지막 인사를 남겨 주신다면요? 내일 오전에 장이 치러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최종관> 사고를 당하신 세 분께, 저희가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너무 죄송하고요. 유족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서 너무너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또 사죄드립니다. 저를 포함해서 저희 공단은 세 분의 연구원님들을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 항상 기억하는 자세로 근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면서 말씀을 하시네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생태연구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 생태학자들, 이분들께 파이팅 외쳐드리고 싶고요. 내일 영결식에서 마지막 인사, 국민들 대표해서 잘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5(금) 순직 해양연구원 동료 최종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200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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