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5(금) 테니스선수 이형택 "잊지못할 파트너는 MB-강호동"
2009.09.25
조회 35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 테니스 간판 이형택 선수 (삼성생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테니스 선수하면 자연스럽게 이형택 선수가 떠오르실 겁니다. 세계랭킹 36위라는 한국 테니스 역사상 대기록을 세워서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이형택 선수가 다음 달 은퇴를 한다고 합니다. 지도자의 길로 나서겠다고 하는데요.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볼까요? 이형택 선수입니다.
[IMG0]
◇ 김현정 앵커> 아니, 왜 벌써 은퇴를 하신다는 거예요?

◆ 이형택> (웃음) 그동안에 부상도 당하고 그러면서 회복이 좀 잘 안 되고 약간 어려움이 있었는데, 기회가 잘 돼서 춘천 쪽에서 아카데미를 하자는 그런 제의가 들어왔고요. 제가 아카데미를 하려고 하는 그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또 그런 기회가 잘 맞았기 때문에 이렇게 은퇴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33살이시잖아요. 현역으로는 조금 더 뛸 수 있는 나이기는 하죠?

◆ 이형택> 계속 적당히 이렇게 운동선수 생활 한다면 한 몇 년 더 할 수 있겠지만 하지만 제가 적당히...라는 목표를 세우고 했던 운동이 아니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형택 선수 프로로 데뷔를 언제 하셨죠?

◆ 이형택> 제가 98년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본격적으로 프로생활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때 프로로 삼성증권 입단을 할 때 감독님이 “형택아, 세계랭킹 150위만 올라가도 대단하다” 이러셨다면서요?

◆ 이형택> 그때 당시에도 저희가 150위 갈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 했었고...

◇ 김현정 앵커> 150위도 너무 대단한 거다?

◆ 이형택> 네.

◇ 김현정 앵커> 당시 랭킹은 얼마나 되셨어요?

◆ 이형택> 3백 몇 위 정도 됐었죠. 300위 후반 그 정도 됐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300위에서 400위였는데...

◆ 이형택>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서 가본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는 저희도 그랬고 감독님도 그랬고, 150위 달성을 못할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 김현정 앵커> 동료들이 “아, 감독님, 그게 말이 됩니까?” 이랬다면서요? (웃음)

◆ 이형택>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그게 98년 얘기고, 2000년에 US오픈에 16강에 든 거잖아요?

◆ 이형택> 네.

◇ 김현정 앵커> 참, 파란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 경기 기억이 나세요?

◆ 이형택>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요. US오픈 전에 ‘브롱스 대회’라는 시합이 있었는데, 그 시합을 뛰어서 우승을 했는데요. 그런 상승세가 계속 US오픈까지 이어져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US오픈에서 16강을 하고 나서 한 번이었으면 그때 운이 좋아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2007년에 또 한번 16강에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운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줬습니다. 그때 나이가 31살이었죠?

◆ 이형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좀 힘들다는 시선도 주위에서 있지 않았나요?

◆ 이형택> 저 스스로도 그때 정도면 우리나라 선수로서는 나이가 많은 거였거든요. 외국선수로서도 나이가 많았고요. 그때 당시에 16강 올랐을 때 최고랭킹을 갱신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때 36위가 된 거죠.

◆ 이형택> 네, 그러면서 거기 외신에서도 30세가 넘어서 최고랭킹을 갱신한 사람은 제가 처음이다, 그렇게 나왔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이렇게 선수생활 되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 이형택> 부상당했을 때죠. 운동선수, 모든 스포츠선수들이 그렇겠지만 부상당했을 때 빨리 시합에 뛰면서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낫고 그럴 때가 가장 힘들죠.

◇ 김현정 앵커> 정말 종목을 불문하고 다 그러더라고요. 선수들이. 부상당했을 때가 제일 슬럼프였다. 프로테니스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인데 그런 환경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이형택 선수, 항상 선수들끼리만 겨루는 게 아니고 테니스 동호인들이라든지 유명인들 하고도 종종 테니스를 칠 기회가 있으시다면서요?

◆ 이형택> 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유명인들 가운데 정치, 문화, 경제..이런 인사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는 누구입니까?

◆ 이형택> 사실 어떻게 보면 강호동씨가...

◇ 김현정 앵커> 강호동 씨?

◆ 이형택> 네, 테니스 많이 좋아하시고요. 그리고 정치계 쪽에는 이명박 대통령님이 많이 좋아하시죠.

◇ 김현정 앵커> 이 대통령 하고도 쳐 보셨어요?

◆ 이형택> 네.

◇ 김현정 앵커> 잘 치십니까? (웃음)

◆ 이형택> 네, 잘 치세요.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하시는데 테니스에 대한 좀 남다른 사랑이 있으신 것 같아요. 체력도 굉장히 좋으시고, 한번 게임을 하면 잘 안 쉬시려고 하세요. 계속 테니스 몇 게임을 하시려고 하시고 그러시죠.

◇ 김현정 앵커> 결국 누가 이겼어요? 그날 경기?

◆ 이형택> 이길 수 없죠. (웃음)

◇ 김현정 앵커> 져 드렸습니까? (웃음)

◆ 이형택> (웃음) 같은 파트너로서 해드렸기 때문에 저는 백전백승했었죠.

◇ 김현정 앵커> 대통령 되신 후에 쳐 보신 거예요?

◆ 이형택> 네.

◇ 김현정 앵커> 강호동 씨 같은 경우는 굉장히 육중한 몸매인데 잘 치세요?

◆ 이형택> 씨름을 하셔서 운동신경 같은 건 굉장히 좋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랑 윤종신 씨하고, 강호동 씨랑 제 후배랑 했었는데 제가 졌었어요.

◇ 김현정 앵커> 정말요? (웃음) 이형택 선수를 이겼단 말입니까?

◆ 이형택> 네. 그쪽 상대팀에서는 작전을 짜고 들어왔는데, 상대방 팀들이 저한테는 공을 안 주고 윤종신 씨한테 공을 줘가지고 계속 그쪽으로만 줘서 저희가 졌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런 에피소드도 있고... 이형택 선수, 이제는 이형택 선수 은퇴하고 나면 이 선수 뒤를 이를, 세계적인 무대에 설 선수가 빨리 나와 줘야 될 텐데... 후배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남긴다면?

◆ 이형택> 요즘 선수들은 목표는 굉장히 많이 높아졌어요. 예전에 비해서요.

◇ 김현정 앵커> 지금은 어느 정도예요? 랭킹 몇 위가 목표입니까?

◆ 이형택> 랭킹1위나 그랜드슬램 우승이 목표거든요. 요즘 선수들은요.

◇ 김현정 앵커> 그 정도로 올라갔군요?

◆ 이형택> 네. 아니면 그랜드슬램 우승이 목표가 됐어요. 그런데 목표가 큰 만큼 노력이 더 많아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많이 부족해요. 그러니까 힘든 것은 안하려고 하고 목표만 커져서 어느 정도의 헝그리 정신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 김현정 앵커> 네, 맞습니다. 정말 그런 선수들이 빨리 나와서 이형택 선수의 기록, 36위 깨줬으면 좋겠습니다.

◆ 이형택> 네, 천천히 깨줬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솔직하십니다. 하여튼 아쉽습니다. 아쉽고요. 그렇지만 지도자가 돼서 이형택 선수의 뒤를 이를, 포스트 이형택 선수를 양성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형택>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형택 선수,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