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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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월) 택배기사 손춘화 "하루 200건 배달..맡길곳을 정확히 알려주세요"
200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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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엘로우캡 택배기사 손춘화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요즘 이분들 보다 더 바쁜 분 보기 힘들 겁니다. 워낙바빠서요. 저희도 어렵게 섭외를 했습니다. 바로 택배기사분, 한 분을 연결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추석연휴죠. 유달리 이번에는 연휴가 짧아서 가는 대신 선물로 보내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그 덕에 지금 택배기사님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배달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바쁜지 만나보죠. 택배회사 엘로우캡의 손춘화 기사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이 8시46분, 7분 넘어가는데... 지금도 일을 하다 받으신 거죠?

◆ 손춘화> 네, 네.

◇ 김현정 앵커> 뭐하고 계셨어요?

◆ 손춘화> 지금 물건 하차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물건 내리고 계시다가 받으신 거군요?

◆ 손춘화> 네.

◇ 김현정 앵커> 어느 지역에서 배달하세요?

◆ 손춘화> 군포시 당정동이요.

◇ 김현정 앵커> 평상시보다 물량이 얼마나 늘었습니까?

◆ 손춘화> 거의 2.5배에서 3배 정도 늘었죠.

◇ 김현정 앵커> 작년 추석하고 비교하면 어때요?

◆ 손춘화> 더 늘었어요.

◇ 김현정 앵커> 작년도 사실은 굉장히 많았다, 했는데도 더 늘었군요. 이번이.

◆ 손춘화>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하루에 몇 건이나 배달하시는 거예요?

◆ 손춘화> 지금 200건 이상씩은 다 배달을 해요.

◇ 김현정 앵커> 한 사람당 200건?

◆ 손춘화>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시는 거예요?

◆ 손춘화> 거의 아침 7시에 출근해가지고 거의 뭐, 11시, 12시... 그 이상은 배달하고 싶어도 다 주무시니까 배달하기 힘들어서 못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아침7시부터 자정까지... 그러면 식사할 시간은 있으세요?

◆ 손춘화> 식사는 거의 못하죠. 거의 김밥천국이나 이런 쪽에서 그냥 김밥이나 사먹는 정도.

◇ 김현정 앵커> 김밥사서 차타고 가면서 드시고...

◆ 손춘화> 가면서 먹거나 그것도 시간이 아까워서 못 먹는 수도 있고요.

◇ 김현정 앵커> 화장실은 가셔야 되잖아요. 화장실은 어떻게 하세요? (웃음)

◆ 손춘화> (웃음) 화장실이야 할 수 없이 가야 되는 거니까, 생리현상이니까.

◇ 김현정 앵커> 하여튼 바쁘게 움직이십니다. 제가 말씀을 들어보니까 손기사님 같은 경우에는 택배일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 추석하고 설하고 이런 명절을 한 20번 지내신 건데... 10년 전하고 지금 비교하면 선물내용도 많이 바뀌었나요?

◆ 손춘화> 선물내용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과일위주로 많이 와요.

◇ 김현정 앵커> 혹시 기억날만한 특이한 선물도 있었어요?

◆ 손춘화> 특이한 선물 같은 경우는 요즘에는 그런 동물들 같은, 햄스터 같은 이런 것을 많이 보내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웃음) 애완동물을 택배로...

◆ 손춘화> 보내는 경우도 있고...

◇ 김현정 앵커> 정신없어서 많으실 텐데 지금 딱 기억은 안 나시는 것 같아요. 여전히 과일선물, 굴비선물, 이런 것들이 많이 있단 말씀이세요?

◆ 손춘화> 네.

◇ 김현정 앵커> 10년 가까이 일하시다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어떤 것들이 있으세요?

◆ 손춘화> 쌀 같은 거 40킬로 정도인데, 제가 2개를 지고 올라가거든요. 저층아파트 같은 경우는 5층이니까 열심히 올라가요. 올라가서 두드리면 그 집이 아닌 거예요. 라인을 잘못타고, 바쁘다보면 라인을 잘못타고 올라가서 다시 내려와서 다시 또 5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그런 고충이 있죠.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런 일 많으시죠?

◆ 손춘화> 네, 많습니다. 워낙 바쁘다보니까 주소도 잘못 쓰는 경우도 있고...

◇ 김현정 앵커> 숫자도 확실하게 안 쓰면 그게 헷갈리잖아요?

◆ 손춘화>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이게 7자인지 9자인지 이런 것 헷갈리기 시작하면은... 애환도 이만저만이 아니실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까... 속상할 때, 어떨 때 속상하세요?

◆ 손춘화> 사람이 없을 때 경비실에 맡겨야 되는데, 경비실에서는 좋은 아저씨들은 잘 맡아주는데 또 성격이 좀 안 좋은 분들은 안 맡아주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런 분들하고 다툼을 해야죠.

◇ 김현정 앵커> ‘집에 주인이 없으면 경비실에 맡겨주세요’ 이렇게 써있는데도 또 까칠하신 우리 경비아저씨 같은 경우에는 “아, 나는 귀중품 못 맡습니다.” 이런 분들도 계시는 군요.

◆ 손춘화> 네, 그렇죠.

◇ 김현정 앵커> 또 어떤 집은 여기로 오라고 해가지고 배달을 갔더니 사람이 없어서 전화를 하면 또 다른 곳으로 배달을 하라고 그러고, 이런 경우도 많다면서요?

◆ 손춘화> 네, 그런 경우도 많아요.

◇ 김현정 앵커> 그런 때는 더 요금 안 받고 그냥 해드립니까?

◆ 손춘화> 저희 지역 같은 경우는, 제 지역이면은 다시 또 해드리거나 다른 지역일 경우에는 다른 사람한테 넘겨주거나 그래야 되니까요.

◇ 김현정 앵커> 고생이 많으십니다. 택배비가 한 건당 2,500원, 3,000원 하는데, 기사님들 몫으로는 얼마나 떨어져요?

◆ 손춘화> 택배 회사마다 다 틀려요. 수수료액이.

◇ 김현정 앵커> 평균은 어느 정도입니까? 수수료율?

◆ 손춘화> 레이저급은 한 700원, 800원꼴이고, 저희 같은 경우는 한 900원 정도?

◇ 김현정 앵커> 그래도 900원은 좀 나은 편이네요. 700원, 600원 하는 곳도 있다고 제가 들었는데... 고생 많이 하십니다. 택배 이용하시는 고객분들이 이런 사정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오늘 이렇게 방송 타신 김에 고객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 하신다면?

◆ 손춘화> 집에 좀 계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집에 좀 계셨으면 좋겠고, 그게 안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습니까?

◆ 손춘화> 맡겨놓을 데를 선정해 주셨으면 저희가 일하기가 한결 편할 텐데...

◇ 김현정 앵커> 옆집이면 옆집, 경비실이면 경비실, 좀 확실하게 써 주십사. 또 포장도 단단하게 하셔야 되죠?

◆ 손춘화> 그렇죠. 과일 같은 경우는 박스가 딱딱해야 하는데, 시골에서 보내시는 분들은 과자박스 이런 것은 흐물거리기 때문에 안에 과일이 다 깨져요.

◇ 김현정 앵커> 깨지고, 박스가 아래 밑바닥이 무너지기도 하고, 별의별 일이 다 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적어도 오늘 이 방송 들으신 분들은 택배매너 잘 지키실 겁니다. (웃음) 기사님도 추석 잘 보내시고요. 오늘도 고생 좀 하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손춘화> (웃음) 네, 감사합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