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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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화) 도박에서 겨우 벗어난 상담가 "수억 날리고 공금횡령까지..꼭 전문가를찾아라"
200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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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상담클리닉 김호진 상담팀장

이번 한 주는 도박중독예방의 주간이라고 그럽니다. 지난해 말 통계로는 국내에서 성인 9.5%, 그러니까 359만 명이 도박중독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고요. 사행산업의 매출은 무려 16조 40억 원을 기록했다고 그럽니다. 우리 주변까지 도박이 파고들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도박도 많고요.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한때 도박에 빠져서 직장도 가정도 잃었다가 이제는 도박중독상담사로 새 인생을 살고 있는 분의 조언 들어볼까 합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상담클리닉의 김호진 상담팀장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말로 도박에 빠진 분들이 이렇게 많나요?

◆ 김호진> 물론 조사방법이 여러 가지 차이는 있겠지만, 상당수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외국보다 조금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담을 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상담을 하러오나요?

◆ 김호진> 얼마나 많다기 보다는 실제 수백만의 사람들 중에서 상담의 도움을 받는 사람은 우리나라 전체 상담센터를 다 합쳤을 때도 1,2만 명 내외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담소까지 찾아오지 않는다는 얘기죠?

◆ 김호진> 네.

◇ 김현정 앵커> 자기발로 걸어서 말입니다.

◆ 김호진> 네.

◇ 김현정 앵커> 주로 만나는 분들은 어떤 도박을 하다가 이렇게 중독까지 가게 되세요?

◆ 김호진> 전혀 종류에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법화투부터 카지노까지 모든 게 다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호진 팀장님도 예전에는 도박에 빠져서 인생이 어려웠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습니다. 팀장님 얘기를 먼저 들어보고 싶은데요. 어떤 일을 하던 분이셨는데 어쩌다가 도박에 빠지셨어요?

◆ 김호진> 사실 저는 공직에 있었고요.

◇ 김현정 앵커> 공무원이셨어요?

◆ 김호진> 네, 그런데 여러 가지 원인은 있겠지만, 분명히 저도 어떤 정서적인 질환에 걸린 게 분명하고요. 저도 결국은 문자 그대로 입니다. ‘패가망신’요. 결국 집을 정말 못 돌보고 내 자신을 파괴시킨 거죠.

◇ 김현정 앵커> 얼마까지 돈을 날리셨어요? 도대체.

◆ 김호진> (웃음) 정말 지금으로써 상상하기 어렵죠. 수억 원의 돈을 날렸으니까요.

◇ 김현정 앵커> 이게 다 김 선생님 돈이었습니까? 어디서 빚까지 댕겨다가 도박하고 그러신 거예요?

◆ 김호진> 뭐, 당연히 손을 못 댈 돈까지 손을 대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손을 못 댈 돈이라면?

◆ 김호진> 빚은 물론이고, 심지어 횡령까지 하고 그런 거죠.

◇ 김현정 앵커> 회사공금까지?

◆ 김호진> 네.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어떻게 거기서 빠져나오셨어요? 그 지경까지, 그야말로 바닥까지 가신 건데.

◆ 김호진> 저는 사실은 9년 정도 상담을 했는데요. 상담을 시작하면서 제가 굉장히 좋아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게 무슨 말? 다 치유가 되기 전부터 상담일부터 시작하신 거예요?

◆ 김호진> 아니오, 1년 정도 도박을 안 했을 때,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상담원을 뽑았어요. 제가 가서 인터뷰를 했죠. 저는 상담에 대해서 배운 것은 없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도박에 빠졌다가 패가망신하고 살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들이 한 사람이라도 덜 생기도록 노력해보겠다, 그러니까 저를 뽑아줬어요.

◇ 김현정 앵커> 경험담을 얘기해라, 이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 사람들을 좀 바른 길로 이끌어줘라, 이래서 뽑히신 거군요?

◆ 김호진> 뭐, 그렇다고 봐야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이런 분들에게 사실 김 선생님 같은, 김호진 팀장 같은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입니다. 스스로 어떻게 내가 좀 살아보겠다고 그런 곳까지 찾아가신 거예요. 클리닉까지. 그러나 대부분의 분들은 그런 생각 못하고 바닥까지 가는 거거든요.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나요?

◆ 김호진> 우선 혼자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게 가장 기본입니다. 그게 치료의 시작이고요. 그래서 주위에 특히 가족, 부인들이 많이 도와줘야 될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가족끼리 해결하려 하지 말고, 꼭 전문가를 찾아서 상담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가족끼리 얘기하다보면 싸움이 되거든요.

◆ 김호진> 그리고 또 가족이 문제를 해결해줘요. 특히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해줘요. 이제는 안 한다, 그러면 해결해주는데... 도박중독자에게 돈은 쥐약입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독약을 먹여요. 해결해주면 또 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해결해주지 말고 그러니까 전문가를 찾아가라, 그 말씀이세요?

◆ 김호진> 네, 네.

◇ 김현정 앵커> 도박에 혹시 쉽게 빠지는 유형 같은 게 있습니까?

◆ 김호진> 그것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남녀노소, 직업불문.

◇ 김현정 앵커> 좀 이런 거 있잖아요. 우리가 재미삼아 야구보면서, 축구보면서 돈내기 하는 분들, 꼭 하는 분들 있거든요. (웃음) 오늘 어느 팀이 몇 대 몇으로 이길까, 이런 것도 성향 아닌가요?

◆ 김호진> 아니오, 그렇지 않아요. 물론 활발하게 에너지가 넘치는 분도 빠지고요. 조용하게 내성적인 분도 빠지고요. 안 가립니다. 도박이 사람을 가리지 않아요.

◇ 김현정 앵커> 어떤 사람도 안전한 사람이 없다는, 도박의 유혹으로부터?

◆ 김호진> 네.

◇ 김현정 앵커> 자가진단을 좀 할 수 있을까요?

◆ 김호진> 자가진단은요. 사실은 지금 우리가 문제 있다고 여기는 몇 백 만의 사람들은 자기가 인식을 합니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안 할 뿐이지,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자기가 알고 있는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고, 특히 도박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가나 가족한테 상의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런 것으로 여러분들, 혹시 지금 주변에서 이렇게 도박에 빠져서 인생을 힘들게 살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런 분들에게 좋은 길을 제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호진>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