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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목) 권철현 주일대사 "일왕의 한국방문, 먼저 여건부터 조성돼야"
2009.09.17
조회 25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철현 주일대사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일본, 드디어 어제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가 총리로 선출됐고요. 내각이 공식출범했습니다. 과연 앞으로 한일관계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또 이명박 대통령이 일왕이 내년 쯤 한국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는데, 이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까요? 한일외교 최일선에 있는 분입니다. 어렵게 모셨습니다. 권철현 주일대사 연결해보죠.

[IMG0]◇ 김현정 앵커> 어제 하토야마 총리 취임식은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권철현> 민주당 정권의 탄생이라는 것이 일본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토야마 총리가 이러한 국민들의 변화를 잘 부응해 나가고, 또 아시아 중시 외교를 하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이웃나라들과도 관계 발전을 하면서 내정과 외교 모든 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으면 좋겠다, 하면서 취임식을 봤습니다.

◇ 김현정 앵커> 54년 만의 정권교체라서 일본 정가의 반응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권철현> 내각책임제 하에서 정권교체라는 것이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조금 폭풍전야라고 할까요? 상당한 변화가 있지 않겠나 하는 그런 느낌도 있고 기대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의원들이 3분의 1 정도가 교체되었고 새로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의 대다수가 초선의원들이기 때문에 일본 정가에서도 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단지 일본이 오랫동안 의회민주주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을 살려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훌륭한 의회정치를 해나가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워낙 큰 변화라 기대 반, 우려 반, 섞인 표정이군요?

◆ 권철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내각명단도 발표됐는데, 어떻게 평가하세요? 친한파들이 좀 들어가 있나요?

◆ 권철현> 하토야카 총리부터가 친한적이기 때문에 가까운 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총리께서 다양한 당내 구성원들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내각을 임명하였고. 특히 연합정권 파트너인 국민신당이라든지 사회민주당 당수들도 입각시키고 해서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위한 조화로운 내각을 구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 의원들이 상당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내각은 풍요한 경륜을 보유한 의원들을 대거 입각시켰기 때문에 민주당 정권이 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친한파들은 대충 꼽아보면 몇 분이나 되나요?

◆ 권철현> 단정적으로 몇 명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분들이 부총리겸 정치구조개혁 등을 주로 할 간 나오토라든지 외무대신을 맡게 된 오카다라든지, 또 우리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부회장을 맡고 있는 분 등 여러 분들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주요 직책을 가진 분들이 포진해 있다는 말씀이세요. 그렇다면 앞으로 한일관계과 어떻게 뭐가 바뀔까 큰 관심사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하토야마 총리도 부부가 다 한류 팬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 권철현> (웃음) 많이 있죠.

◇ 김현정 앵커> 우리 문화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한류 팬은 팬이고 외교는 또 외교니까요. 어떻게 전개가 될까요?

◆ 권철현> 그 전에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이라든지 행동을 종합해서보면, 한류뿐 아니라 한국과 우애정신을 바탕으로 해서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데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저희들은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하토야마 총리의 신정부 하에서 양국관계가 현 단계보다 한 발짝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한마디로 미래지향적인 한일동반자관계까지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미래지향적인 한일동반자관계... 말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굉장히 큰 의미이고요.

◆ 권철현> 갈등이 많이 사라지고 친구 같은 사이로 나가자는 것이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그 말이 좀 어렵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될 과제들, 예를 들어서 독도문제, 교과서문제, 위안부문제, 이런 걸림돌이 원만하게 해결돼야 그 다음으로 더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거거든요. 민주당에서는 이 문제들 어떻게 접근할 거라고 보십니까?

◆ 권철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가지고 모든 역사, 과거사 문제, 영토문제, 이런 것이 한꺼번에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그동안의 여러 가지를 보면 그분의 역사인식이 비교적 올바르고 균형 잡혀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고. 또 제가 지난번에 직접 만나 뵈었을 때도 지난 정권과 민주당 정권의 차이는 역사인식의 차이다, 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신 것을 봤을 때 우리가 과거보다는 좀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독도문제, 교과서문제, 이런 것들도 이번에 적극적으로 건드릴까요, 민주당이?

◆ 권철현> 역사문제, 과거사문제는 진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독도문제 같은 것은 영토문제이기 때문에 아마 그 분야에 있어서는 크게 기대가 되기 어렵지 않겠나 생각을 합니다만. 어쨌든 그 문제로 양국이 크게 갈등을 빚지 않는 그런 자세는 좀 지켜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내년이 한일합방, 한일강제합방 100주년 되는 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뭔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더 큰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일왕이 한국을 방문했으면 좋겠다” 이런 인터뷰를 하셔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노태우 정권 때부터 원했었죠. 계속 원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일왕이 말하자면 전쟁의 상징적인 총책임자니까 먼저 와서 사과를 하면, 이게 과거사 청산의 큰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 권철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그러려면 물론 우리 국민도 오케이 해야 하고, 일본 왕도 오케이 해야 하고. 일본 국민들 동의도 있어야 되는데 어떻습니까. 우선 일본 왕은 어떤가요?

◆ 권철현> 저도 얼마 전에 직접 만나본 적도 있습니다만.

◇ 김현정 앵커> 아키히토 일왕을요?

◆ 권철현> 네. 그분 스스로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아마 정부가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는 못합디다. 단지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분의 방한 여건이 좀 조성되어가지고 방금 말씀드린 여러 가지를 좀 갖고 와야 되기 때문에 성공적인 방한이 되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방한여건이 조성되어서 한국에 온다고 하면 한일관계발전에 좋은 획기적인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하는 것이지. 그분이 한국에 온다 해서 쌓여있는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하여간 해결될 수 있는 좋은 기폭제, 계기는 될 수 있을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한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일왕 직접 만나셨을 때도 이런 제안하셨습니까?

◆ 권철현> 그분의 방한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초청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분을 만나면 우리가 “한번 오시죠” 하는 얘기는 하죠.

◇ 김현정 앵커> 항상 하시는군요?

◆ 권철현> 그러나 구체적으로 실무자들 사이에 방한을 할 수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아키히토 일왕 개인은, 개인적으로는 와서 풀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 권철현> 우리가 느낄 때 그분의 발언이나 여러 가지를 보면 한국에 대한 상당히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야스쿠니 신사참배도 반대하는 입장이죠?

◆ 권철현> 그렇습니다. 그래서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보지만, 그분 입장에서 그런 걸 노골적으로 발언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느낌은 받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앵커> 개인적으로는 좀 오고 싶은 게 아닌가...

◆ 권철현> 네... 그러나 처해있는 위치가 있어서 모든 것은 일본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늘 그렇게 말씀하고 계시죠.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이번에 새로 된 민주당 정부는 어떨 거라고 보세요? 지금까지는 자민당은 반대였습니다. 민주당은 어떨까요?

◆ 권철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방한여건이 조성돼야 되는데, 한국에 갈 때 여러 가지 과거사문제나 역사문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방안도 좀 가지고 가야하고, 또 한국에서 얼마나 환영할 것인가 하는 그런 점들에 대해서 많이 걱정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게 방한여건이란 말씀이시군요.

◆ 권철현> 네. 이런 저런 것을 다 예상을 해가지고 결정하지 않을까 싶은데. 내년이 강제병합 백 년째 되는 해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그때 방한을 해서 어려운 갈등문제를 해결하는 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바람이죠.

◇ 김현정 앵커> 일왕이 방한한다면 당연히 사과도 하는 거겠죠? 그게 전제가 되는 거겠죠?

◆ 권철현> 전에도 그런 사과 같은 얘기는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결정적인 우리국민들의 마음을 좀 어루만질 수 있고, 과거에 대한 역사인식이 확실하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일본 국민들 정서는 어떤가요?

◆ 권철현> 일본 국민들은 역사에 대해서 우리만큼 그렇게 강력한 어떤 인식들을 잘 갖고 있지 않는 것 같고요. 그러나 한류붐 같은 것이 크게 일본에서 일어나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아주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보다는. 그래서 많은 일본 관광객도 한국으로 많이 가고 있고, 한국 팬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은 많이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방한문제 같은 것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 긍정적으로 피부로 느끼고 계시는 군요?

◆ 권철현> 네.

◇ 김현정 앵커> 북일관계도 훈풍이 불거란 얘기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권철현> 북일관계를 지금 이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무슨 말씀드리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만. 왜냐하면 사전에 해결되어야 될 여러 전제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좋아질 거다, 나쁘게 될 거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만.

◇ 김현정 앵커> 전제조건이라면?

◆ 권철현> 납치문제해결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북일관계가 개선되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고는 있습니다만, 과거 자민당 정권 때보다는 일보 전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역시 우리로서는 북일관계라고 하는 것이 북한핵문제 해결이라든지 한반도 평화유지에 좀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지, 그것이 전제되지 않은 북일관계라는 것은 우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되도록 많이 협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새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다음 주 G20 기간에 있는 건가요?

◆ 권철현> 아마 유엔에 두 분 다 가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날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추진하고 계신 건가요?

◆ 권철현> 그렇게 보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권철현 대사께서는 주일대사 임기 끝내고 정치 복귀할 계획은 세우고 계십니까?

◆ 권철현> 지금은 그런 계획 자체를 전혀 세우고 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대사로서 임무에 전념할 따름입니다.

◇ 김현정 앵커> 대사를 마치고 나서는 생각할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부산시장 출마를 예상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 권철현> 전혀 제 견해와는 전혀 관계없이, 부산 사람들은 제가 언젠가는 부산에 대한 애정이나 부산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은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부산시장 말만 나오면 제 얘기가 꼭 등장하곤 합니다만, 저의 현재 입장과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현재와는, 그 말씀은 미래는 모르겠다는 말씀으로 들리고요? (웃음)

◆ 권철현>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저는 미래에 대한 그런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고 오로지 대사 일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계속 고생을 해주셔야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