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모이는 곳 감염 피할 수 없어
- 소통 불충분한 채 거점병원 지정 애로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종플루거점병원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대한병원협회 신종플루대응본부 상황실장)
거점병원을 통한 감염, 설마설마 했는데 현실이 됐습니다. 이제 어디가 아파도 마음 놓고 병원 못 가는 것 아닌가 불안과 불만이 큽니다. 그런데 거점병원들의 불만은 훨씬 더 크다고 하네요. 전국적으로 464개 거점병원이 지정돼 있는데 어제 한 자리에 모여서 긴급회의까지 열었다고 합니다. 한 분을 만나보죠.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명지병원 이사장이고, 대한병원협회 신종플루대응본부 상황실장 맡고 계십니다. 이왕준 상황실장 연결해 보죠.
[IMG0]◇ 김현정 앵커> 공통적으로 나오는 불만, 문제점은 어떤 건가요?
◆ 이왕준> 제일 어려운 문제는 시설과 인력문제죠. 격리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되고, 거기에 따라서 추가적인 인력이 배치돼야 되고. 그러다 보면 기존과는 다른 인력이 배치다 보니까 상당히 그 역할을 맡은 분들이 굉장히 업무가 커지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원래 지정받을 당시 상황이 어땠던 건가요? 병원들이 전혀 원하지 않았던 지정입니까?
◆ 이왕준> 원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신종플루를 예방과 격리 차원, 확산방지 하는 단계에서 어느 단계로 가면 지역사회 감염에 근거한 치료단계로 넘어가는 게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시점을 전후해서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일선에 있는 병원들이 사전적으로 어느 단계가 되면 그 다음단계로 넘어갈 거다, 그렇게 넘어갔을 때 일선병원들이 이런 준비가 되고 어느 시점에서 그걸 위한 이러저러한 조치들이 있어야 되겠다는 충분히 얘기가 되어있었으면 일선병원들이 충분히 준비를 하고, 어느 때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러한 저러한 것을 준비하고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과정을 처음 겪다보니까 일선병원들도 자기병원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된다, 이런 것이 충분히 고지되거나 준비되지 않은 채로 일단 거점병원으로 지정이 되고 이러저러한 것을 해야 된다고 그동안 보건소에서 분리 관리했던 것을 다 일선병원에서 치료하라고 하다보니까 상당히 초반에 현장에서 많은 갈등도 있고 혼란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이번에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 대구나 제주지역 거점병원, 이런 경우가 준비가 덜된 케이스입니까?
◆ 이왕준> 그건 아니고요. 그렇게 볼 수는 없고요. 병원 내 감염에 대해서 사실 좀 호들갑을 떨고 있는 측면을 부정할 수 없고요.
◇ 김현정 앵커> 호들갑이라는 것은 무슨 말씀인가요? 환자들로서는 굉장히 불안한데요?
◆ 이왕준>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인데, 일종의 독감 유사변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스페인 독감처럼 전에 겪지 않았던 독감이기 때문에 독감백신이나 이런 게 준비 안 된 상황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 심각한 상황이 나올까봐 그동안 방역당국에서 우려하고 했지만.
계절 독감에서도 보여주듯이 계절 독감의 유행, 신종인플루엔자의 상당한 유행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그 과정에서 상당히 노약자를 비롯해서 고위험군이 문제가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과정들을 겪으면서 면역력이 생겨서 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 김현정 앵커> 그렇지만 그걸 치료를 하러 거점병원까지 찾아갔는데?
◆ 이왕준> 어차피 인플루엔자가 이렇게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병원뿐 아니라 어디, 자동차를 타든 버스를 타든 기차를 타든 아니면 극장을 가든, 사람이 모이는 어디든지 가면 감염될 수 있는 상황에 노출이 되어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대구나 제주병원이 열악한 게 아니고 어디서나 걸릴 수 있는?
◆ 이왕준> 병원 내 감염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거꾸로 얘기하면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것과 동일한 과정에 있는 거죠. 병원에서 문제로 보는 것은 일반인들이 일정한 감염 내지는 노출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를 막아야 된다는 게 아니고, 원내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병원에 있는 많은 중환자나 이런 환자들 같은 경우는 면역력이 떨어져있고 그렇기 때문에.
◇ 김현정 앵커> 물론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지만 병원은 더 신경 써야 하는 곳이고, 그런데 지정병원을 마구잡이로 지정하다보니까 준비가 덜된 병원 등에서 이런 감염이 일어나는 거 아닌가, 국민들은 이런 걱정이 들거든요?
◆ 이왕준> 원내 감염은 피할 수 없는 게, 인플루엔자 아니더라도 일반병원균에 있어서 병원감염은 항상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그것 중 하나가 인플루엔자 더 생긴 거죠. 그렇게 봐야 하는 거고요. 저희가 원내감염이 당연하다고 얘기하는 건 아닌데 새삼스럽게 되는 것보다는 그동안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 병원감염이나 환자안전에 대한 문제가 충분히 사회적 이슈가 안됐다가 이번 경우에 이슈가 되는 양상이 아닌가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의사 가운에서 슈퍼박테리아가 검출됐다는 뉴스도 있던데?
◆ 이왕준> 그렇죠. 상당히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고 우리나라 병원 관리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고. 병원 내 감염문제나 환자 안전문제는 최근 몇 년간 병원계 핫이슈고.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요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고난도 기술, 좀 더 좋은 시설, 이런 부분에 치중했지만 앞으로 미래의 병원에 대한 평가는 거꾸로 시스템과 환자안전, 병원감염이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7(목) 이왕준 거점병원장 "거점병원 신종플루 감염, 호들갑 측면"
200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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