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어제 새벽 임진강물이 갑자기 불어나서 야영 중이던 민간인 6명이 실종됐죠. 지금 이 시각에도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생사를 알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원인은 뭔가, 북한이 통보도 없이 황강댐의 물을 방류했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지금은 가장 큰 원인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있습니다. 우리 측에서 방어는 적절히 했던 것인가, 이 기회에 방어용 댐까지 만드는 것은 어떠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토목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죠. 관동대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입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어제 사고 상황부터 짚어보죠. 토요일 오후까지만 해도 3.6미터였던 수위가 일요일 새벽 5시 정도가 되면서 4.69미터까지, 한 1미터가 올랐네요? 굉장히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죠?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정도면 무방비 상태에서는 그냥 휩쓸릴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겁니까?
◆ 박창근> 이게 범람을 했다든지 그런 게 아니고 수위가 올라오기 때문에 충분히 사전에 방비만 제대로 했으면 이런 참사는 없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1미터 오르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 건가요?
◆ 박창근> 현재로 봐서는 2시간 남짓 걸렸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2시간 전에 빨리만 알았으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는 말씀?
◆ 박창근> 대피는 3분에서 5분이면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지역이 넓으니까요?
◆ 박창근> 지역이 넓더라도 군데군데 소방서도 있고 경찰서도 있고 공무원들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것은 대피가 가능한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북한 황강댐이라는 건 어떤 댐인가요?
◆ 박창근>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약 27킬로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다목적댐입니다. 그러니까 전기도 만들고 용수도 공급하는 댐인데, 특이한 것은 댐을 막아 발전할 때 예성강 쪽으로, 즉 개성공단 쪽으로 유역을 변경시켜버리거든요. 따라서 그쪽에 있는 물은 지금 이 구도라면 남한으로 내려오는 게 아니고 예성강 쪽으로 빠지는 물이 되겠습니다. 규모는 자료가 왔다갔다하는데, 대략 팔당댐의 저수량 기준으로 약 1.5배 정도 규모의 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일단은 황강댐 물을 무단으로 방류했기 때문에 원인이 있는 거다, 무단방류한 북한이 문제다, 이렇게 수자원공사는 밝혔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창근> 이유 중 하나는 되겠죠. 그렇지만 그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고. 그리고 수자원공사에서 군사분계선 직하류, 그러니까 필승교 지점이 있는데 거기에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을 설치를 해놨거든요. 그리고 어느 정도 수위가 올라가게 되면 자동적으로 안내방송을 하게 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미리미리 조치가 있었군요?
◆ 박창근>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3미터 초과하면 경계경보를 한다든지, 5미터를 초과하면 대피경보를 자동으로 하게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필승교 수위가 3미터를 넘어선 지, 그러니까 방송이 나와야 되겠죠. 그게 새벽 3시경으로 추정되는데 4시간 후인 아침 7시에 작동을 했다고 지금 언론 보도에 나오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이미 사고가 난 뒤에?
◆ 박창근> 네. 사고는 이미 6시에 일어났는데. 그러니까 상황이 완전 종료되고 난 다음에 안내방송이 나왔다하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지요.
◇ 김현정 앵커> 경보시스템 오작동하고 있나 아닌가 점검도 안 한 모양이에요?
◆ 박창근> 그것은 시간이 좀 지나면 조금 더 밝혀지겠죠.
◇ 김현정 앵커> 또 하나는 우리 군인데요. 새벽 3시에 이 상황을 알았지만 관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알리지 않았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창근>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당시 자료를 보니까 군전차부대가 훈련 중이었다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군사분계선을 따라서 초병들이 다 경계를 서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북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당연히 어떤 시점을 통해서 통보가 돼줘야 되겠죠. 갑자기 물이 불어나서 전차도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반쯤 잠겼다고 하는데, 그런 피해가 일어났다고 하면 하류지역에서는 반드시 피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다면 군에서도 아무리 인명을 대피시키는 게 (임무)가 아니더라도 통보는 해주는 게 상식이죠.
◇ 김현정 앵커> 미리미리 공조체계를 세워놨어야 하는데요. 또 하나는 연천군입니다. 주도적으로 해야 될 책임이 이쪽에 있을 텐데, 이쪽에도 관리자가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고 하죠?
◆ 박창근> 네, 그런 얘기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무단방류를 하면 어떻게 된다는 걸 북한도 알았을 텐데, 북한은 왜 이렇게 무단방류를 했을까요?
◆ 박창근> 저는 정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일단 기술적으로 무단방류를 해야만 되는 상황이었느냐 한다면 전혀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서 비가 많이 와서 댐 붕괴 위험이 있다든지 또는 기타 여건상 댐에 물을 비워야 될 특별한 상황이 있어야 만이 기술적으로 방류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기술적으로 만약에 무단방류를 한다고 그러면 예성강 쪽으로 유역을 변경하기 때문에 그쪽 수문이 또 달려있거든요. 거기에서 어떤 오작동이 발생해서 곧 올지도 모를 태풍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만약 방류를 했다고 한다면 천천히 방류해도 되거든요. 그리고 그런 기술적인 문제라고 그러면 충분히 통보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는 무단방류를 그렇게 해야 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방류를 했어도 천천히 했을 텐데 이번에는 빠르게 됐다는 말씀이세요?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실수나 사고가 난 건 아닐까요? 그쪽에서도?
◆ 박창근> 실수나 사고... 거기까지는 제가 판단하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북한 어린이의 사체도 떠내려 왔다는 얘기도 들려서요. 혹시 북한 쪽에서도 사고나 실수에 의해서 예기치 않게 벌어진 일이 아닌가, 이런 관측도 나온던데요?
◆ 박창근> 만약 그렇다고 그러면 그것은 댐의 붕괴로까지 이어져야 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무슨 말씀이시죠?
◆ 박창근> 예를 들어 수문이 고장이 났다, 그러면 물이 넘쳐흐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때에 따라서는 그것이 댐이 무너지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사고나 실수, 이런 쪽으로는 교수님께서는 비중을 두지 않으시군요?
◆ 박창근> 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치적으로 일부러 그렇게 했다는 쪽에?
◆ 박창근> 네.
◇ 김현정 앵커> 그런 거라면 정말 문제가 커지는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이제 대응책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북한하고 공조해서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불가능합니까?
◆ 박창근> 2000년으로 기억되는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임진강 홍수에 대한 대책을 상호마련하자고 합의했거든요. 그리고 남북공동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서 하자는 합의가 있었습니다만, 지지부진하게 되고 있고. 지금은 합의문이 거의 사문화된 형태로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종전 같은 경우에는 황강댐이든 어디든 상류에서 문 열 때는 통보를 해줄 때도 있고, 안 해줄 때도 있고 그랬습니까?
◆ 박창근> 무단방류한 사례도 있고, 통보해준 사례도 있는 걸로 있는데.
◇ 김현정 앵커> 북한 마음이군요?
◆ 박창근> 네.
◇ 김현정 앵커> 앞으로도 공조시스템 만드는 일은 쉽지는 않아 보이세요?
◆ 박창근> 그래도 만들어야 될 일이죠.
◇ 김현정 앵커> 아직 북한 입장이 안 나와서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일단 우리가 단독으로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뭐라고 보십니까?
◆ 박창근> 일단은 홍수를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한번 점검을 해봐야겠죠. 지금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되어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군남 홍수조절지를 만들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홍수조절지를 건설 중이라고요?
◆ 박창근> 네, 홍수조절지는 일종의 댐이라고 보면 됩니다. 하천을 가로 질러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게 되는데, 한꺼번에 다 못하니까 강 일부를 막아서 하거든요. 그러면 홍수 소통공간이 줄어들겠죠. 그렇기 때문에 댐을 만들 때는 상당히 신경을 쓰게 됩니다. 특히 이것은 남북접경지 부근에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의 어떤 의도된 방류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사전에 검토가 되어있는 걸로 저는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방어용 댐까지 이 기회에 건설해버리자,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 박창근> 그건 과잉대응 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조절지 정도로도 충분하고 이번에 오작동 경보장치를 점검하고 이 정도?
◆ 박창근> 이번에 방류한 것도 제방이 넘어서 월류를 했다든지 이게 아니고, 둔치지역, 즉 고수부지 일부가 잠기는 그런 수준이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이번에 경보장치만 제대로 움직였어도 또 군에서 발견했을 새벽 3시에 제대로만 알렸어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씀 나누면서 답답함이 느껴지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7(월) 박창근 관동대 교수 "5분이면 대피 가능했는데 경보시스템 침묵"
200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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