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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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월) 첼리스트 장한나 "지휘란 백명의 마음을 하나하나 모으는 감동.."
2009.09.07
조회 273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첼리스트 장한나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 씨를 만납니다. 장한나 씨가 공연을 앞두고 귀국을 했는데요. 첼로가 아니라 지휘봉을 잡는다 합니다. 그동안 지휘공부 하고 있다, 무대에 올라선다, 이런 얘기들은 많이 들으셨을 텐데... 15년간 세계무대에 선 프로지만 지휘봉을 잡을 때는 늘 떨린다고 이번에도 고백하는군요. 이번에는 지휘자로 만나겠습니다. 장한나 씨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장한나>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장한나> 저야 뭐 늘 바쁘게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계속 세계 돌아다니면서 공연하시고?

◆ 장한나> 네, 연주여행 바쁘게 다니고요. 또 최근에는 마젤 선생님하고 지휘공부 하면서 3주간 아주 바쁘고 즐거운 시간 보냈고요. 지난주 입국한 후로는 줄곧 하루에 6시간씩 오케스트라와 리허설하면서 이번 주말 공연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제가 2년 전에 낮 프로그램 할 때, 그때 장한나 씨가 지휘자로서 데뷔무대 갖는다해서 인터뷰했었거든요. 기억나세요?

◆ 장한나> 아, 목소리가 많이 낯이 익었어요. 그래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다 했는데... (웃음) 아, 2년 전에 그때 뵈었군요.

◇ 김현정 앵커> 그때 워낙 인터뷰 많이 하셨을 때니까 조금 헷갈리실 거예요. (웃음) 그런데 그때 뭐라고 장한나 씨가 그랬냐면은 “너무 많이 떨린다, 첼로와 무대 설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으세요?

◆ 장한나> 글쎄요. 떨린다기보다는 늘 새로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제 자신만 의존하고 연주하는 게 아니라 백 명의 다른 분들과 함께 하는 무대이다 보니까 그만큼 더 집중해야 하고 몰입을 해야 하고 그만큼 뭐든지 가능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아무래도 더 마음이 모아지고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장한나 씨 항상 밝은 목소리 들으면 절대 떨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웃음)

◆ 장한나> (웃음) 네, 떤다기보다도 아무래도 마음을 많이 모으고, 신경을 한 군데 모으다보니까 많이 그런 것 같아요. 떨린다는 표현보다는 집중을 더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지휘 실력은 많이 늘었어요?

◆ 장한나> (웃음) 글쎄요. 막상 정말로 열심히 하려고 시작을 하다보니까 끝도 없는 것 같아요. 지휘공부라는 게. 음악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말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곡이 1만500개 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까지 정말 통틀어 보면은 제가 생각했을 때 많이 늘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자면 아직도 걸음마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장한나 씨 지휘 스승이 로린 마젤이잖아요. 세계적인 거장. 로린 마젤 선생님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 장한나> 마젤 선생님은 굉장히 따뜻하시고 응원을 많이 해 주세요. 저는 11년 전부터 솔리스트로서 늘 첼로를 하면서 마젤 선생님하고 협연을 죽 해왔기 때문에, 지휘자 마젤 선생님은 잘 알지만 선생님, 스승, 아젤 선생님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굉장히 따뜻하시고 저한테 해 주시는 말씀은, 지휘 재능은 분명히 갖고 태어났으니까 이제 남은 것은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거. 가지고 태어난 가능성을 펼치기까지는 정말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마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면 젊으셨을 때, 제 나이 때 정말로 피나게 노력하는 게 무슨 말인지 제가 새삼 다시 느낄 정도로 그렇게 열심히 하셨더라고요. 그런 말씀 들으면서 ‘와, 나도 정말로 열심히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 많이 했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런 거장도 피나는 연습을... 그러면 장한나 씨는 지금 얼마나 연습하세요?

◆ 장한나> 최대한 열심히 하는데요. 아무래도 첼리스트로서 연주 일정이 계속 빽빽이 있다 보니까 매일 첼로연습을 열심히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연습준비... 연주질이 떨어질 수 없으니까, 오히려 발전을 계속해야 되니까, 첼로연습 대여섯 시간하고요. 나머지 시간은 다 지휘공부 하는데 사용하죠.

◇ 김현정 앵커> 첼로하고 지휘하고 어떤 게 더 매력적입니까? 이거 좀 너무 우문입니까? 어떻습니까? (웃음)

◆ 장한나> 아니오. 그런데 진짜로 고르기 힘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첼로는 제 손으로 소리를 만들기 때문에, 저 한테는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제가 직접 소리를 빚어서 들려드릴 수 있는 거라하면, 지휘 같은 경우는 백 명의 음악 하는 분들을 한 마음으로 모아서 그분들의 마음을 통해서 연주하는 거니까, 어떻게 보면 백 명의 개개인들이 마음을 모았을 때 그 전달할 수 있는 감동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나름의 매력이 다르다는 얘기지요?

◆ 장한나> 네,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야말로 우문현답이네요. (웃음)

◆ 장한나>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오는 11일, 12일에 2년 만에 지휘자로서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서시는데, 특이한 점이 공연 전에 공개리허설을 하세요. 보통 리허설이라고 하면 비공개로 하잖아요?

◆ 장한나> 그렇죠. 해외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상황인데, 특별히 돈이 많지 않은 학생들이라든지 음악도들이라든지 또는 정말로 연주 때는 연주가 이렇게 완성되어있는데 리허설 때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오셔서 보실 수 있고요. 그리고 공개리허설을 보시면서 음악에 대해서 연주자들이 어떤 점에 정말 집중하는지 보신 다음에 공연을 보신다면 정말로 훨씬 더 그냥 한번 와서 들으시는 것보다 그 곡과 친밀해질 수 있고, ‘아, 연주자가 이런 해석을 추구했는데 과연 그렇게 전달이 되었구나’도 느껴보실 수 있고요. 또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연주 한 시간 전에 제가 청중분들과 무대에서 만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차이코프스키란. 이번에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연주하는데요. 또 이런 교향곡에 대한 저만의 생각, 느낌을 들으실 수 있고요. 제가 원하는 건 그게 정답은 결코 아니고요. 음악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청중분들도 들으시면서 자유롭게 또 상상을 하시고 느껴보시면 좋겠다는 그런 취지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 장한나 씨, 말을 굉장히 잘 하세요. (웃음)

◆ 장한나> 아니에요.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제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말씀을... (웃음)

◆ 장한나> 죄송합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아닙니다. (웃음) 그런데 또 궁금한 것이 한국에 오면은 자주는 못 오시니까 이것만은 꼭 한다, 이런 게 있으세요?

◆ 장한나> 한국에 오면 하고 싶은 거는 많은데 거의 못해요. 그런데 꼭 하는 것은 공항에서 정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외조부님 댁에 가요. 그래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뵙고, 인사도 드리고, 아침 먹고, 그리고 거기서 다시 서울로, 호텔로 갑니다. 그거 하나는 규칙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다른 거는 규칙적이지 못하지만은요. (웃음)

◇ 김현정 앵커> 다른 거는 오로지 음악만을 생각하는 그런 음악가인데... 그러면 멋진 아가씨인데 아직 남자친구는 없는 거예요?

◆ 장한나> 네, 아직 없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안타깝습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 젊은 시절을 좀 즐기셔야 될 텐데 말이죠.

◆ 장한나> 그러게 그런데 이렇게 아직 안 나타나네요. 운명의 남자가 빨리 나타나야 되는데... (웃음)

◇ 김현정 앵커> 장한나 씨, 오늘 유쾌한 인터뷰였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감사드리고요. 11일, 12일 성남 공연, 차이코프스키 곡들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