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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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수) 송기인 신부 “盧, 역사에서 할 바를 했다”
2009.09.09
조회 247
- 돈선거 근절, 3권분립 등 역할
- 盧 정신 계승세력 저절로 생길 것
- 진실화해위 보고서 손상 굴절 안 돼
- 과거사연구재단 설립은 필수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기인 신부 (前 진실화해위원장)

6.25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낸다든지, 민주화 운동 당시 의문사 사건을 밝혀내는 이런 임무를 3년 넘게 해왔던 조직이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이 위원회가 내년 4월이면 활동기한이 만료가 되는데요. 11월에 임기를 마치게 되는 안병욱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내가 떠나고 나면 활동시한이 한 5개월 남는데 보고서를 쓰는 제일 중요한 임무가 남았다, 새 위원장이 누가 오실지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성과가 흔들리지 않으면 좋겠다” 에둘러서 말했지만 그 의미가 짐작되시죠. 초대 위원장을 지낸 송기인 신부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방송 오랜만인데, 어떻게 지내셨어요?

◆ 송기인> 농사짓고 삽니다.

◇ 김현정 앵커> 밀양에 계시죠?

◆ 송기인> 네.

◇ 김현정 앵커> 안병욱 위원장 발언을 직설적으로 해석하자면, 보수인사가 낙하산 타고 와서 마지막 임무인 보고서 작성하는 부분이 훼손될까, 흔들릴까 걱정이다, 이렇게 해석을 해도 될까요?

◆ 송기인> 모르겠어요. 난 기우라고 생각을 하고. 이미 완성돼 있는 보고서들이 변경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걸 취합해서 최종보고서를 만들면 되는 거고. 또 지금 누가 보고서를 만들건 어느 시대, 어느 책임자가 됐든 간에 역사로 길이 남는 겁니다. 그것을 왜곡이나 훼손한다고 해서 제대로 될 수 없는 거고. 또 지금 보고서를 마지막 작성해내는 사람의 업적이 됩니다. 때문에 그걸 조금이라도 손상시키거나 굴절시킬 그럴 염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혹시라도 그렇게 될까봐 관계자들이 얼마나 걱정들이 많으시겠습니까.

◆ 송기인> 그렇겠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아마 기자회견까지 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서 새 위원장 임명 문제와는 별개로, 내년 4월이면 이 조직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데 해야 할 일이 꽤 남았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 송기인> 규정 법에 의하면 위원회 결정에 따라서 2년 동안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가 일할 때도 적어도 기간 내에 그걸 완성하자고 노력했고. 중요한 것은 다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쉬운 방법은 지금 보고서를 쓸 사람을 재임명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기존 위원장을 그대로 임명하면 그뿐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게 없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새로 누구를 데려오지 말고?

◆ 송기인> 그럴 필요가 없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 하던 분이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 송기인> 네. 아주 쉬운 일입니다. 저도 그때 연임하라고 야단 했지만, 저보다 더 나은 분을 추천하고 나온 것 아니에요?

◇ 김현정 앵커> 진실위 측에서는 과거사 연구재단 같은 것을 설치해서 이런 활동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하는데요?

◆ 송기인> 그것은 기존 법에 이미 있습니다. 과거사재단을 설치할 수 있다고 되어있어요.

◇ 김현정 앵커> 청와대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안 줬다고 하던데요?

◆ 송기인> 주었고, 안 주었고 간에 저는 당연히 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예컨대 지금 몇 천구의 유해가 충북대에 임시보관 돼 있잖아요. 처리해야 할 것 아니에요? 재단 없이 어떻게 하겠어요? 결국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계시네요?

◆ 송기인> 내가 긍정적으로 볼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예컨대, 행안부 장관이든 보훈처든 대통령이든 간에 당연한 일 아닙니까? 어떻게 임시로 연구소에 보관되어있는 유골을 처리하고 보존해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방치할 수 있습니까, 인간이? 그렇게 염려할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도 있는데요. 보수단체 쪽에서는 역사평가나 과거사 정리는 학계연구로도 충분하다, 진실화해위가 더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 송기인> 연장 안 해도 좋은데, 그럼 학계가 그것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 아니에요? 학계를 어떻게 모아서 지금까지 연구해 온 여러 업적들을 취합해서 넘겨주자, 역사에 남기자, 할 때 똑같은 얘기입니다. 과거사재단을 만들든 학계가 책임을 지든 간에 다른 문제가 아니에요.

◇ 김현정 앵커> 학계에서 자발적으로 개인들이 연구하는 것과 재단이 만들어지는 건 차원이 다르지 않습니까?

◆ 송기인> 이미 이루어놓은 일들을 해내려면 그런 재단이 만들어지지 않고 개별적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 김현정 앵커> 자발적으로 학자들이 따로 연구해라, 이런 말은 어불성설이란 말씀이세요?

◆ 송기인> 그렇게 해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일의 양을 보세요.

◇ 김현정 앵커> 특히 뉴라이트 계열에서는 국민세금을 써가면서 그렇게 역사를 과거를 들춰내는 일이 그렇게 필요한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들을 하는데요?

◆ 송기인> 그런 정말로 꿈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게 아니고. 지금 우리는 백년 동안 잘못된 것을 고치자고 여러 번 얘기를 했었잖아요. 그러니까 옛날 반민족행위처벌도 그렇게 무산됐고. 제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던 때는 4.19 직후입니다. 그때 거의 마을마다 들불처럼 지금까지 잘못된 것을 바로 잡자고 일어났었고, 실제로 그때는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부산만 해도 유골을 다수 수거해서 거제도에 큰 묘를 만들고 비석을 만들고 했는데. 이제 군사 쿠데타가 그걸 다 해쳐버리고 비석도 깨버리고 했거든요.

지금 우리가 애를 먹고 있는 것 중에, 사실 백만 건 이상이 접수되어야 될, 학자들 추정으로서는 그렇거든요. 그런데 실제 과거사위원회에 접수한 건 만여 건이잖아요. 왜 차이가 나느냐? 물론 잊혀졌습니다, 많은 경우. 그러나 잊혀진 것보다 더 많이 접수 안 된 큰 원인은 다시 피해가 올까봐.

◇ 김현정 앵커> 또 보복을 당할까봐? 또 피해를 당할까봐?

◆ 송기인> 바로 그 점이에요. 그 점 때문에 괜히 또 했다가, 한다고 떠들다가 손해만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거거든요. 이런 게 우리가 불식돼야 역사가 발전하는 게 될 텐데. 이제는 그 점에 있어서 우리들이 넘어설 때가 충분히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뭐 뉴라이트 라는 건 잘 모르겠는데 그런 분들이 하는 얘기는 아주 작은, 편파적인 겁니다. 역사를 통째로 봐야 해요. 전체로 볼 때 절대로 일시적인 그런 것 가지고는 속여 넘길 수 없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어렵게 모셨는데 조금 다른 얘기도 여쭙겠습니다. 사실은 송기인 신부하면,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시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적인 스승이신데. 노 전 대통령 떠나고 몇 개월 지나고 지금 심경은 좀 어떠세요?

◆ 송기인> 어쨌든 간에 역사에서 할 바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노 대통령 재임기간에 사실 국민들도 편치 않았고, 많은 발목을 잡혔지만. 그러나 그 이룩해놓은 것을 생각하면 한 시대에 제 역할은 했구나,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보도 신문이 그냥 “되게 긍정적이네요” 그러던데. 저는 부정할 것도 있지만 잘한 것은 또 충분히 있거든요. 예컨대, 우리가 생각할 때 권력은 제자리에서 제 일만 하면 되는 것 아니에요? 그걸 한 군데로 다 끌어 모으면 안돼요. 예컨대 삼권이 분립됐다고 하면 삼권은 제 나름대로 일을 해야죠. 이런 점에서 노 전 대통령은 제대로 했다고 생각되고. 예컨대 선거도 옛날처럼 차떼기 해서 당선된다, 이런 거 이제 생각 못하잖아요? 그런 것 이룩해낸 것. 하여튼 역사를 바로 잡자고 한 것, 한 없이 이걸 백여 년 동안 한 맺힌 이걸 풀자는 것, 이런 건 대단히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제2의 노무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할 만한 어떤 다른 누군가, 정치인 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송기인> 물론 필요할 건데, 저절로 생길 거예요, 제 생각에는.

◇ 김현정 앵커> 저절로 생긴다고요?

◆ 송기인> 그럼요. 우리 국민은 그런 수준에 와있어요, 이미. 하도 돈이 필요하니까 우리 국민이 돈의 노예가 된 셈이었는데. “그것만은 아니네” 이런 생각이 또 드는 거예요. 때문에 그런 걸 우리는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그렇게 앞으로 가는 거지, 뒤로 한없이 가는 게 아니에요. 잠시 멈추고 이렇게 하긴 하지만.

◇ 김현정 앵커> 저절로 나오길 기대할 수 있지만, 좀 따르던 분들이 나서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송기인> 모르겠어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역사 원리를 생각할 때, 역사는 나아가는 것입니다. 비록 지금 후퇴한다고 야단이지만, 그건 임시예요. 얼마간이지, 그렇게까지는 안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지금 후퇴하고 있습니까?

◆ 송기인> 다들 그렇게 제게 얘기하던데요.

◇ 김현정 앵커> 신부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송기인> 저도 뭐 그런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지금 일을 맡은 사람들도 잘해 주길,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