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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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금) 팔당생명살림 정정수 회장 "50년 가꿔놓은 유기농땅, 4대강으로 뒤집혀"
2009.09.11
조회 314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농사경력 30년 팔당생명살림 정정수 회장

4대강 살리기 사업, 10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지금 국회에서는 예산문제가지고 떠들썩하지요. 그런데 과연 예산만 문제일까요? 경기도 팔당댐 근처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지금 보상금이 문제가 아니다, 이 땅은 절대 내줄 수 없다면서 탄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려고 합니다. 팔당댐 부근에서 유기농 농사짓는 정정수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농사지은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정정수> 한 50년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50년?

◆ 정정수>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대대손손 거기서 지어오고 계신 거군요?

◆ 정정수> 네, 5대째 지금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무슨 농사 지으세요?

◆ 정정수> 제가 현재 짓는 농사는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기농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참깨도 지으시고, 깻잎도 지으시고, 채소들 조금조금씩 지으시는 거군요?

◆ 정정수> 네, 네.

◇ 김현정 앵커> 유기농 농사라고 하면 보통 농사보다 토양조건이라든지 이런 게 노력이 더 많이 들죠?

◆ 정정수> 그렇죠. 네, 네.

◇ 김현정 앵커> 어떤 시간과 노력, 어떻게 좀 비교가 될까요?

◆ 정정수> 보통 우리가 국립농산물검사소에서 허가를 내주는데, 유기농 허가를 내주는데, 보통 3년 동안 화학비료와 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토지로서 수질검사하고 토질검사를 해서 합격이 돼야 유기농 농가에다가 인증서를 내줍니다.

◇ 김현정 앵커> 수질검사, 토질검사 다해서.

◆ 정정수> 네, 네. 그래서 그 토지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한 달 씩 허가를 해줍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그 검사 통과하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셨겠어요?

◆ 정정수> 그렇습니다. 네.

◇ 김현정 앵커> 그 지역에 선생님처럼 농사짓는 분들은 몇 분이나 계세요?

◆ 정정수> 유기농가가 이 쪽에 100여 농가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그 지역이 4대강사업 예정지에 포함이 된 겁니까?

◆ 정정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것들이 들어선다고 하나요? 그 지역에.

◆ 정정수> 여기 지금 제가 있는 데는 북한강 주변인데, 강 주변으로다가 자전거 도로를 닦고, 또 체육공원을 시설하고, 그래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 일자리를 창출해내겠다, 이런 식이거든요.

◇ 김현정 앵커> 자전거 도로, 수상레저스포츠시설, 이런 것들.

◆ 정정수> 네, 그렇죠. 도저히 경제 활성화시킨다는 게 저희 농민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체육공원이나 이런 것을 만들면 서울시민들이 혹시 많이 놀러오게 되면은 그 지역이 쓰레기 적체장으로 밖에 변할 수가 없는 거예요. 더 지저분하고 수질도 오염될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저희가 아는 상식으로는 물은 자동적으로 흘러가면 정화가 되게 되어있는 거예요. 그래서 파고 준설하고 파헤치면은 그 물은 오염되고 썩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극구 반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제가 지금 앞에서 야채 조금 조금씩 짓는다고 하니까 규모가 좀 작게 느껴진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굉장히 큰 지역이라고요? 유기농단지, 대단지라고요?

◆ 정정수> 네, 큽니다. 제가 하는 농지가 한 5,000평됩니다. 유기농 단지가. 제 개인 것만 해도.

◇ 김현정 앵커> 백 분의 농지 다 합치면 어마어마한 규모이겠네요?

◆ 정정수> 네. 저희들이 매출액이 150억 원 올립니다. 1년 매출액이.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보상을 좀 충분히 해준다면 그럼 어떠세요?

◆ 정정수> 보상을 해줄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는 입장이에요. 저희들이. 70년대에 팔당댐이 되면서 홍수대비해가지고 25미터까지 담수로 하고 2미터는 홍수대비해서 여유분으로 사놓은 땅이에요. 우리가 지금 농사하고 있는 땅이. 그래서 일명 우리가 부르기는 하천부지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시에서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받아가지고 매년 사용비를 내면서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오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그 땅을 가지고 계신 게 아니라 사용비를 내고.

◆ 정정수> 국가땅이기 때문에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는 땅입니다.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왔지만.

◇ 김현정 앵커> 백 명이 다 그러신 거예요. 자기 땅 가지신 분 한 분도 안 계세요?

◆ 정정수> 자기 땅도 일부 있습니다. 저도 내 땅이 조금 있고.

◇ 김현정 앵커> 그런 경우에도 보상금을 아무리 줘도 유기농 그동안 정성드려서 한 건데 도저히 내줄 수 없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정정수> 그렇죠. 좀 길게 말씀을 드리면 저희들이 한강수질을 지키기 위해서 광주 경안을 거쳐가지고 팔당댐 상류에다가 4차로 산업도로가 나게 돼 있었어요. 그것도 저희 농민들이 수질오염방지를 위해서 그것을 제지를 시켰습니다. 그러한 사실도 있고, 또 농사협회에서 팔당댐담수지역을 준설해가지고 골재채취해서 그것을 건축자재로 팔게 허가를 노태우 정권 때 내주셨어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때마다 다 버티면서 유기농 농사하면서 땅을 유기농에 맞게 일구어 놓으셨는데 그게 다 4대강으로 없어진다고 하면 어디서 먹고 사느냐, 이 부분을 호소하시는 거죠?

◆ 정정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혹시 홍수가 많이 나고 이런 지역은 아니에요? 그래서 막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정정수> 홍수는 절대 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팔당댐으로 댐이 5개가 있어요. 북한강 위로. 그래서 각 댐에서 많은 비가 내릴 때는 수위조절해주기 때문에 절대 홍수가 날 수 없는 지역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정 선생님, 농사짓고 계시는데 혹시 띠 두르고 투쟁 같은 거 많이 해보셨습니까?

◆ 정정수> 데모?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말 잘 못 알아들으셔요. 무슨 말씀인고하니, 이제부터 4대강 반대한다고 띠 두르고 투쟁하시려면 농사짓던 분들이 얼마나 힘드실까? 생전 안 해보시던 분들이... 참 걱정이 돼서 이런 말씀 드립니다.

◆ 이항구> 계속 투쟁할 겁니다. 원천무효화 시키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딱한 사정 들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