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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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화) 박치완 부산외고교장 “외고만 주범? 쇠뿔 고치려다 소 죽인다”
2009.10.20
조회 377
- ‘외고=사교육주범’은 단편적 불공정
- 외고 폐지보다 입시제도 개선이 핵심
- 사교육 경감 목표 외고 자구책 나올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부산외국어고등학교 박치완 교장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은 외국어 고등학교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말입니다. 정두언 의원은 외고의 특목고 지위를 박탈하고,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자는 법안을 곧 제출한다고 하죠. 전국의 외고들, 이런 여당의 움직임에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방송에 선뜻 나와서 입장을 밝힌 경우가 없습니다만, 오늘 이 방송이 방송을 통한 외고와의 첫 인터뷰가 될 것 같네요. 부산외고의 박치완 교장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정두언 의원이 연일 외고에 폐해를 말하고, 심지어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는데요. 외고 폐지론, 외고 교장으로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박치완> 사교육 증가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은 저희들이 인정은 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따라 입학전형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의 내신을 강화한다든지, 심층면접을 도입한다든지, 또는 학생의 특기나 봉사활동을 점검하는 이런 제도를 저희들이 개선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교육의 주범으로 저희 학교만 몰리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좀 억울합니다. 왜냐하면 특목고는 과학고라든지 또는 다른 국제고라든지 또는 자립형사립고라든지 대한민국에 여러 가지의 다양한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외국어고만을 사교육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 저희들이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잘 개선해야 되지, 자칫 잘못하면 근본을 무너뜨릴 수 있는 행위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쇠뿔이 좀 어긋나면 그것을 바로 잡으려고 해야지 방법이 잘못되면 소를 죽이는 우를 범할 수 있다하는 것이 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의 폐지론은 교각살우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려는 꼴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치완>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외고 교장 선생님들은 지금 외고만 가지고 이러는 것에 대해서 억울함이라할까요, 일종의 그런 것도 있습니까?

◆ 박치완> 전국 30개 외고 교장선생님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전국적으로는 특수목적 고등학교인 과학고등학교라든지, 현재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라든지 국제고등학교, 중학교 재학생의 입장에서는 그런 학교들이 우수하기 때문에, 사전에 좀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교육을 받는다는 거죠?

◆ 박치완> 네, 그런데 유독 외국어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이고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선생님 보시기에는 다 비슷하게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는데 외고만 타깃으로 삼았다고 보십니까? 교장선생님들끼리 모이면 무슨 말씀 하세요?

◆ 박치완> 외고 30개 중에서 저번 성적이 발표됐을 때, 상위권에 많은 외국어고등학교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 성적을 봤을 때, 이것은 외고만이 유독 튀어나왔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말씀드리자면, 사교육의 어떤 주범, 주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본보기처럼 뽑혀버렸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치완> 그렇게 느낄 소지가 많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제가 반론 입장에서 질문을 드린다면 이렇습니다. 지금 말씀하신대로 외국어 특기생을 뽑아서 인재를 만든다는 원래 취지만 잘 살린다면 비록 사교육이라는 부작용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지탄받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 문제는 외고가 원래 취지는 퇴색되고, 마치 대학입시학원처럼 돼버린 거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외고를 특목고로 남겨둔 채 사교육만 부추길 필요는 없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 박치완> 저희들이 설립목표를 보면 외국어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지금 현실적으로 외국어라는 것은 고등학교 3년간의 이수과정을 통해서 완성되는 그런 분야가 아닙니다. 이것을 기본으로 해가지고 대학에 진학해서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만 접근 가능한 그러한 학문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과정에서 기초를 잘 닦아 대학에 진학해서 이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실질적인 외국어 고등학교의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부형과 학생은 외고를 들어오면 당연히 대학을 진학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면 말입니다. 교장선생님, 굳이 외고가 있을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요. 차라리 일반고로 만들어놓고 두루 인재를 양성한 후에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외국어 교육을 시켜야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반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박치완> 그러나 교육에 있어서는 헌법정신에 따라서 일반고와 같은 평등성도 반드시 보장이 되어야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교육은 수월성을 위주로 하는,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최 고도화시키는 수월성을 가진 학교도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정두언 의원의 주장, 그러니까 특목고가 아닌 자사고로 전환을 시킨 뒤에, 상위 50%안에만 들면, 누구든 지원하게 하고 추첨식으로 선발한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당연히 반대이시겠군요?

◆ 박치완> 네,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지금 정부에서 다양한 고교체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에스트로고라든지 자율형 사립고, 또 자율형 공립고... 이렇게 많은 다양한 체제를 만든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학교선택에 대한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저희들은 전체 외국어고등학교를 지역과 나름의 특성이 있는 학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일괄적인 기준으로 해서 한몫에 자유행위로 바꾼다든지 또는 다른 학교로 바꾼다는 것은 너무 일관성이 강조되는 게 아니냐, 저는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정두언 의원의 외고 폐지론이 나오고 나서, 대원외고에서는 입학시험에서 영어듣기 평가를 없애겠다, 내신과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 중학교 생활부를 주요 지표로 삼겠다,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일종의 자구책을 먼저 낸 건데요. 혹시 부산외고도 동참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 박치완> 저희들은 학교 내에 입학전형제도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습니다. 중학교 내신강화를 하는 원칙 하에서 입학전형관이라든지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좀 더 뽑아서 그들에게 좋은 양질의 교육을 시킬 이러한 내용, 또 심층면접, 제도 이런 것을 사교육이 조금이라도 들지 않은 입학제도로 개선하고자 팀을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내신과 면접만으로 보겠다, 이 자구책에 대해서도 정치권은 일단 시큰둥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 보시기에 정치권이 받아들여야 된다고 보십니까?

◆ 박치완> 좋은 고등학교에 가면, 사실은 좋은 고등학교라고 하면 하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죠. 사교육의 근본은 항상 어떠한 제도가 나오더라도 그것이 대학입시와 항상 연계가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러한 사교육이 부흥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학입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대학입시체제부터 중장기적으로 개선하면서 단계적으로 고등학교, 중학교, 이렇게 내려가는 것이 맞지 않느냐.

◇ 김현정 앵커> 만약 외고가 내놓을 자구책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외고 폐지법안이 그대로 제출이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대응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 박치완> 만약에 그러한 안이 나온다면, 외국어고등학교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그때 돼서 상황에 따라 저희들이 협의하고 대처를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교장선생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어려운 인터뷰였는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