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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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수) 아들 골퍼로 키운 안재형 "언젠간 한국 탁구계로 돌아오고싶어"
200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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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前 국가대표 탁구선수 안재형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US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리나라의 안병훈 선수가 우승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워낙 골프를 잘 하니까 이제 이런 우승 소식이 덤덤하기도 한데요. (웃음) 안 선수의 소식은 크게 화제가 됐죠. 바로 안 선수의 부모님이 탁구선수 안재형 자오즈민 부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안재형 선수는 아들 뒷바라지기 위해서 이미 몇 년 전부터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으로 따라 가서 캐디 역할을 했다고 그럽니다. 탁구부부가 키워낸 골프선수, 안병훈 선수의 아버지, 안재형 씨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안재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도 미국에 계신 거죠?

◆ 안재형> 네, 지금 미국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얼마나 기쁘셨어요. 게다가 최연소 우승인데...

◆ 안재형> 정말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빨리 너무 큰일을 한 것 같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부인 자오즈민 씨는 지금 중국에서 사업하신다고 제가 들었는데...

◆ 안재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소식 듣고 뭐라고 하시던가요?

◆ 안재형> 온가족이 다 믿기지 않죠. 병훈이도 마찬가지고요. 본인도 스스로 우승해놓고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그러고 집사람도 계속 매일 뭐, 이겼다는 소식은 듣습니다만 본인도 ‘야, 어떻게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을까?’ 할 정도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런 심정이죠.

◇ 김현정 앵커> 아직도 목소리가 약간 떠있으세요. (웃음) 듣기 좋습니다. 안재형 씨 아들이 골프한다는 것을 제가 몰랐거든요. 그래서 뉴스에 ‘안재형 선수 아들이 우승했다’ 이 제목만 보고 탁구로 우승한 줄 알았어요.

◆ 안재형> (웃음) 그러셨어요?

◇ 김현정 앵커> 어떻게 탁구가 아니라 골프를 시키셨어요?

◆ 안재형> 우연찮게 골프를 하게 됐고요. 그게 제가 우선 골프는 재미삼아서 그때 막 제가 시작할 때인데 병훈이가 학교 다니기 전이고, 집에 있다보니까 제가 그 시간, 아이하고 놀아줄 시간에 같이 데려가야 되잖아요. 저는 볼을 좀 치고 싶고, 골프는 좀 하고 싶고... 막 시작할 단계였거든요. 데리고 가서 저만 할 수 있나요. 아이 좀 쳐보기도 하고 그럴 수 있죠. 노니까 아이와 놀아줘야 되니까... 아이 그냥 내버려두고 혼자 칠 수는 없고... 그런데 곧잘 치더라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동네에 애들 하고 유치원 다니기 전에부터 유치원 다닐 때도 그렇고 아이들 하고 아파트 앞에서 놀이터에서 놀 때 보면은 달리기 뛰는 데 이런 데는 크게 소질이 없고, 느리고 볼을 찾으려는데 볼을 찾는 시간보다 뒤따라 다니는 시간이 더 많고... (웃음) 그런 것을 좀 봤어요. 그리고 나중에 집사람하고 운동 하나 시키고 싶은데... 여러 가지 의논도 하고 하다가 탁구 쪽에는 선수생명이 너무 짧아서 저희들도 선수생활을 했지만 그런 것들이 너무 아쉬움이 많고 했었기 때문에 그러다보니까 골프종목이 달리기는 아닌 것 같고, 달리기는 안 해도 될 것 같고, 선수생명은 길고, 좋은 운동인 것 같다. 그래서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혼자 유학을 보낸다든지 혼자 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생활을 다 접고 미국으로 따라 가셨어요. 바로.

◆ 안재형>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떻게 그렇게까지?

◆ 안재형> 여러분들이 지금은 많이 아실 텐데요. 사실 골프라는 종목이 단체로 움직여서 하는 운동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많이 움직여서 하는 그런 운동이잖아요. 그리고 장비도 보통장비도 아니잖아요. 백 자체가 엄청나게 무겁고 크고 하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훈련장까지 이동하기가 쉽지가 않고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백을 메고 움직인다는 것도 만만치 않고요. 한국에 있나 미국에 있나 골퍼를 자녀를 두고 계신 부모님들은 저희하고 마찬가지로 아이들 뒷바라지에 같이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실정이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매니저 겸, 캐디 겸, 운전기사까지 다 할 각오가 돼야지 골프 시키십시오, 이거군요. (웃음)

◆ 안재형> 네, 맞습니다. 저희 뿐 아니라 모든 부모들은 다 똑 같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시작은 했지만 사실 낯선 땅에 가서 언어문제도 그렇고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은데요.

◆ 안재형> 그렇죠. 저는 특히 나이 들어서 갔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말이 아니죠. 병훈이는 영어를 곧잘 하더라고요. 1,2년 지나니까... 병훈이한테 부탁을 해서 좀 해결하려고 해도 아이는 아빠가 알아서 해라, (웃음) 이러니까 그런 부분 굉장히 스트레스죠. 겨우 그냥 차타고 다닐 정도로 이동할 정도로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제일 기억나는 순간, 제일 어려웠던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세요?

◆ 안재형> 처음에 집을 렌트를 했는데 그 집 주인이 휴가를 갔어요. 그런데 오는 날짜에 안 왔어요. 저는 휴가간다고 얘기는 한 것 같은데 안 오니까 계약을 어떻게 해야 되나, 계속 있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러다가 다른 집으로 옮겼어요. 옮기고 그 사람 나중에 와서 며칠간 어떻게 된 거냐고 얘기하다가 거기에 대한 짧은 기간에 있었던 렌트비를 주고 새로운 집에 갔었는데, 거기서 한 며칠 귀거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미국 사람이 와요. 노크를 하고 물어보는 영어로 뭐라고 뭐라고 얘기하는데 제가 못 알아들으니까 “No.” 했다 말이에요. 거기엔 정식으로 렌트계약을 하고 들어갔죠. No를 했는데 갑자기 나가는데 1분 만에 전기가 다 꺼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그 사람 찾는데 이미 차타고 가버렸어요. 어떡합니까?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런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셨을 것 같아요.

◆ 안재형> 지금도 영어는 저도 좀 아직 다 안 되니까 그런 부분스트레스가 있습니다. 편지봉투 하나 날라오면 두렵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참 대단한 아버지이십니다. 맹모삼천지교라고 하더니 안재형 씨가 맹부시네요. 정말.

◆ 안재형> 고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탁구에 대한 미련은 없으세요. 혹시 다시 돌아와서 탁구 후배들 좀 가르치고 싶다, 이런 생각.

◆ 안재형> 미련이야 말할 수 없이 많죠. 언젠가는 제가 돌아가서 탁구의 지도를 하든 무엇을 하든 아마 저는 돌아가서 탁구와 관련된 일을 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돌아오면은 하고 싶은신 거군요. 아직도.

◆ 안재형> 아, 그럼요. 네, 네. 당연하죠.

◇ 김현정 앵커> 그러고 보니까 탁구공이랑 골프공이랑 무게는 달라서 모양은 비슷하네요?

◆ 안재형> 네, 그렇죠. 크기도 비슷하고.

◇ 김현정 앵커> 한국 탁구가 다시 부활하기를 기대하면서 저도 함께... 끝으로 아들 안병훈 선수에게 바라는 아버지의 꿈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 안재형> 너무 생각 밖으로 너무 빨리 큰 대회 우승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완전히 골프가 완성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시합에서 본인의 골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최종적인 목표는 프로선수가 되어서 또 메이저대회라든지 그런 데에서 좋은 성적은 내는 것이지만, 그 보다도 우선 좋은 골퍼, 훌륭한 골퍼로서 자기 인생을 잘 살았줬으면 하는 그런 바램입니다.

◇ 김현정 앵커> 좋은 아버지 만나서 기분 좋습니다. 제2의 양용은 선수가 되기를 저희도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재형>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