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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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수) 한나라당 이재오前 최고위원 "DJ, 고문받은 내게 웅담 건네"
2009.08.19
조회 523
-DJ, 민주화와 대북업적 높이 평가
-옥고 치른 뒤 찾아가니 '웅담' 건네
-‘잃어버린 10년’은 정권창출위한 구호였을 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

과연 이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어떤 심경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어렵게 모셨습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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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앵커> 정말 오랜만에 목소리 들려주십니다.

◆ 이재오> 제가 방송에 오랜만에 처음 나갑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떻게 요즘 지내고 계세요?

◆ 이재오> 그냥 지역에 있습니다. 대학교에 나가고요.

◇ 김현정 앵커> 사실은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를 드려야 되는데, 슬픈 소식으로 연결을 하게 돼서 안타깝습니다.

◆ 이재오> 그러게 말입니다.

◇ 김현정 앵커> 서거 소식 듣고는 어떤 생각 먼저 드셨어요?

◆ 이재오> 제가 어제 지방에 가 있다가 서거소식을 들었습니다. 아... 병문안 갔을 때도 그랬고 회생을 하실 거라고 저는 믿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어떻게 그렇게 믿으셨어요?

◆ 이재오> 원래 의지가 강하셨고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회생을 하시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가졌었는데... 어제 서거소식을 듣고 정말 참 슬프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구만요. 왜냐 그러면 대통령께서 일생동안 하신 일이 민주화와 통일인데, 민주주의도 아직 성숙되지 못했고, 통일도 아직 접점을 못 찾고, 그런데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앵커> 문병 다녀오셨잖아요. 그때 이런 말씀 하셨어요. “비록 정권은 달랐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어떤 부분을 가장 존경하시는 건가요?

◆ 이재오> 우리가 군사독재시절에 모든 사람들이 침묵을 강요당하고, 그 무렵에 야당정치인으로서 그 어두운 암흑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용기를 국민에게 주신 거죠. 그것은 이 나라 민주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대중 대통령만이 하실 수 있는 그런 일이라고 봐야죠. 저희들도 그 시절에 같이 민주화 운동을 했습니다만 저희들에게도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많은 힘이 되었죠.

◇ 김현정 앵커>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 있으세요? 같이 민주화 운동 하신 분으로서 또 이재오 최고위원께서는 10년 넘게 투옥생활 한 부분도 좀 비슷하시고요.

◆ 이재오> 제가 두 번째 감옥에 갔다 나와서 그때 고문을 많이 당했는데, 그때 동교동에 인사하러 갔더니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일어서 나오는데 잠깐 앉아보라고... 그래서 앉았더니 방에 들어가시더니만 웅담을 하나 갖고 나오셔가지고 “누가 웅담을 가져왔는데 이게 고문당하고 맞고 한 데는 좋으니까 이것을 조금씩 풀어서 자기 전에 먹고 자라”고 그때 웅담을 제게 주신 기억이 있죠.

◇ 김현정 앵커> 엄청 귀한 거 아닙니까?

◆ 이재오> 그 당시로 봐서는 엄청 귀하죠.

◇ 김현정 앵커> 어떤 생각 드셨어요? 받아 드시면서...

◆ 이재오> 그때 사실 제가 고문을 많이 당해서 몸을 가눌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웅담을 저녁마다 숟가락에 풀어서 한 숟가락씩 먹고 자고 그래서 회복이 좀 빨리 됐죠.

◇ 김현정 앵커> 가장 큰 업적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화를 위해서 몸을 불살랐던 부분, 이 부분이 될 텐데요.

◆ 이재오> 그리고 남북간의 화해를 위해서 남북의 공존의 길을 걸으신 그 점도 상당히 우리 민족의 평화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셨죠.

◇ 김현정 앵커> 이제 그 업적들, 또 못 다 이룬 꿈들을 후배 정치인들이 이어나가야 될 텐데 말입니다.

◆ 이재오> 그렇습니다. 대통령께서 이루지 못하셨던 일들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 할 과업이죠.

◇ 김현정 앵커> 그렇죠. 그런 의미라면 이재오 의원께서도 좀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시지 않습니까?

◆ 이재오> 네, 저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지금은 정치일선을 떠나계신 지가 꽤 되셨어요. 언제 복귀해서 그런 일들 하실 생각이십니까?

◆ 이재오> 뭐...때가 오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때가 언제일까요? 가까이 왔습니까?

◆ 이재오> 글쎄요. 때가 안 오겠습니까? 때가 안 오면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것도 정치인이고 또 우리 돌아가신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정신이셨죠.

◇ 김현정 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미국에 가계셨다가 은퇴선언하시고 다시 복귀하시고, 이런 과정... 이재오 전 최고위원도 지금 때를 기다리는 중 이시군요.

◆ 이재오> 때가 안 오는데 억지로 하면 그건 부자연스럽죠.

◇ 김현정 앵커> 이재오 전 최고위원께서 미국에서 귀국하실 때 이런 말씀 하셨어요. 남북철도, 대륙횡단철도... 뭐 이런 제안 하셨고요. 또 대북특사 얘기 나오면 매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청와대에 들어가서 이런 일들 해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 이재오> 그것도 사람이 다 자기에게 걸맞은 일을 해야 하는 거니까, 저는 제게 맞는 일이 또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럼 일단은 당으로 가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시고자 이런 생각 하고 계신건가요? 때가 온다면요?

◆ 이재오> 좀 기다려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은 하여튼 기다리는 중이시라는 말씀?

◆ 이재오> 네.

◇ 김현정 앵커> 사실은 김 전 대통령과 여당, 야당으로 입장이 갈라진 뒤부터, 달라진 후부터는 정치적으로 좀 부딪히는 일들이 있으셨어요. 그렇죠?

◆ 이재오> 그렇습니다. 그건 정권과의 문제이니까요. 김대중 대통령 개인과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과 정당과 정당의 문제... 한 정치인이 바라보는 정권과의 문제였으니까, 개인적인 감정이라고 볼 수 없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한나라당의 캐치플레이즈가 ‘잃어버린 10년’ 아니었습니까?

◆ 이재오> 한나라당으로서는 야당을 10년을 했으니까, 야당에서 정권을 다시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니까, 그것이 하나의 구호였을 뿐이죠.

◇ 김현정 앵커> 정치적인 수사였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재오> 야당으로서는 잃었으니까 잃어버린 10년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런 의미로서... 네. 정말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지금...

◆ 이재오> 개인적으로야 저와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 같이 해왔고, 저는 재야에 있었지만은 또 그 당시 군사독재시절에 재야만으로 민주화운동을 할 수 없었을 때, 돌아가신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께서 저희 재야와 힘을 합해서 민주화 운동을 하셨기 때문에, 그 긴 과정에서 같이 독재를 헤쳐 나갔으니까, 개인적으로야 뭐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