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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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목) 은퇴발표 한화 송진우 "최다 패전투수기록도 접니다"
2009.08.20
조회 300
- 7년 뛸 생각했는데 21년 흘러
- 좋은 기록들만 기억해주셔서 감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은퇴 발표한 한화 이글스 송진우 선수

한국프로야구를 논하면서 오늘 만날 이분을 빼놓고는 얘기가 안 됩니다. 현역 최고령 투수고요. 통산 210승, 그러니까 최다승 기록, 또 3003이닝, 최대 이닝입니다. 2048개의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그야말로 한국야구의 기록이라는 기록은 다 갈아치운, 누군지 아시겠죠? 바로 송진우 선수입니다. 21년 선수생활을 했고요. 43살의 송진우 선수가 지난 화요일에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죠. 깜짝 놀란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송진우 선수 직접 만나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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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앵커> 은퇴를 하셨으니까 엄밀히 따지면 일반인이신데... ‘송진우’ 라는 이름을 말하면 자동으로 선수가 붙어요. (웃음)

◆ 송진우> (웃음)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본인도 선수 복 벗었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나시죠? 아직.

◆ 송진우> 아직까지는 좀 실감 안 나고요. 9월쯤 해서 은퇴 경기를 하면은 아마 그때부터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시즌을 다 끝내놓고 은퇴선언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기간 중에 갑작스럽게 하게 되셨어요?

◆ 송진우> 저희 팀이 올해 성적이 좀 안 좋거든요. 그래서 세대교체 얘기가 쓸쓸 나와서 저도 체력적인 한계도 있고, 승부에서 예전처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고참이니까 후배들한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 선택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아직 조금 미련이 남으시는 거예요.

◆ 송진우> 조금 미련이 남을 때에 정리를 하는 것이 모양새도 있는 것 같고요. 자리를 비워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1989년에 프로로 데뷔하셨죠?

◆ 송진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때 몇 년이나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겠다, 이런 예상을 좀 하셨습니까?

◆ 송진우> 그 당시에는 선수 연령층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요. 한 7년 정도 생각을 했었는데 지나고 나오니까 뭐 세 곱수 정도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7년 생각했는데 21년, 세배 더 뛰셨어요. 비결은 뭘까요?

◆ 송진우> 게으름 피지 않고 주어진 환경들에서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까, 어느새 21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분이 그런 말씀하시더라고요. “한 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거는 탁월한 재능이면 되는 거지만, 21년을 꾸준히 활약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어야만 이게 가능한 일이다. 정신력, 자기관리 송진우 선수가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반증하는 거다.” 이런 얘기도 하던데요. 기록도 많이 세우셨어요.

◆ 송진우> 워낙 선수생활을 제일 오래 하고, 최고령 선수생활을 하다보니까 겉으로는 여러 가지가 크게 보이잖아요. 안 좋게는 최고 많은 패전투수 기록도 갖고 있고요.

◇ 김현정 앵커> 패전투수 기록도 갖고 계시는군요. (웃음)

◆ 송진우> 네, 최다패고요. 그 다음에 타자 상대한 거 이런 거 따지면 모든 게 기록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제일 좋은 거도 많이 가지고 계시고, 안 좋은 거도 많이 가지고 계시고... 워낙 오래 뛰다 보니까 그럴 수 있겠네요.

◆ 송진우> 언론 상에는 너무 좋은 것만 내보내 주시니까, 또 안 좋은 기록도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 좋은 건 잊어버리죠. 이젠.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어떤 겁니까?

◆ 송진우> 제가 한화 이글스 들어와서요. 99년도에 처음으로 우승을 했고요.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서 눈물을 흘린 적은 99년도 우승 당시에 기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요. 개인적으로는 200승하고, 2000탈삼진, 그 다음에 3000이닝 할 때가 제일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팀이 우승할 때 하고, 본인이 좋은 기록 세울 때 하고, 언제가 더 기분이 좋나요? 솔직히.

◆ 송진우> 개인 성적도 좋지만, 단체로 움직이는 거기 때문에 팀 성적이 더 좋아질 때가 기분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야구선수들 인터뷰를 제가 죽 해보면, 다들 비슷하시더라고요. 확실히 야구는 같이 하는 운동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화 이글스의 김인식 감독 이야기를 안 하고 갈 수가 없어요. 송진우 선수.

◆ 송진우> 감독님은 거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분이시죠.

◇ 김현정 앵커> 아버지 같은 분. “은퇴하겠습니다.” 말씀드리니까 뭐라고 하시던가요?

◆ 송진우> 앞으로 잘 해야 된다고. (웃음)

◇ 김현정 앵커> 앞으로 더 잘 해야 된다고.

◆ 송진우> 선수생활은 훌륭한 선수가 돼서 팬들한테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지도자의 길을 접어드니까 지도생활에 앞으로 더 잘 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요즘 한화가 성적이 안 좋아요. (웃음) 참 안 좋아요. 꼴찌 아닙니까?

◆ 송진우> 네, 오래 초반에는 중위권 싸움이 있었는데, 한 두 게임 지고 연패 들어서다 보니까 선수들이 뛰려고 하는 것 보다 지는 것에 조금 환상에 젖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올 연말에 어떻게 특별훈련이라도 한번 해야 되는 거 아닌 가요? 우리 한화 후배들.

◆ 송진우> 글쎄 훈련의 중요성보다도 더 정신적으로 선수들이 생각하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좀 독해져야 되나요? 더...

◆ 송진우> (웃음) 아무래도 많은 팬들도 있고, 또 팀이라는 마크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생각을 단단히 고쳐먹고 연습을 한다면 재능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내년엔 좋은 모습 보일 거라고 기대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아, 지금 후배들이 이 방송 꼭 들어야 될 텐데요. 마음 좀 단단히 고쳐먹고 내년을 준비해라, 이런 말씀이세요. 제2의 송진우가 나온다면 지금 제일 유력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유력한 후배는?

◆ 송진우> 지금 올해 유난히 .. 들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저희 팀의 류현진 선수, SK 김광현 선수, 히어로즈에 이현승, 롯데에 장원준...

◇ 김현정 앵커> 많네요. 그러고 따져보니까 기대하는 분들이... (웃음)

◆ 송진우> 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류현진 선수 같은 경우에는 3년 동안 49승도 이루었으니까, 이 정도로만 죽 하면은 정말 송진우 선수의 대기록도 깰 수 있을 것 같아요.

◆ 송진우>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결국은 얼마나 자기 관리 철저히 하면서 오래 버텨주느냐, 그 부분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이 선수들.

◆ 송진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송진우 선수 이제 지도자의 꿈을 안고 어디 공부하러 가신다면서요?

◆ 송진우> 내년쯤 해서 일본 쪽으로 연수 갈 생각을 갖고 있고요. 구단과 협의를 하는 중이고, 일본어 공부 좀 하고 준비를 좀 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얼마나 기다리면 감독, 송진우 감독을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겁니까? (웃음)

◆ 송진우> 그거는 좀 어려운 질문이고요. 지도자의 길을 가도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밟아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꾸준히 활약하기까지의 정신력, 그 자세, 자기관리, 야구계의 있는 사람뿐만 아니고요. 다른 분야에 있는 모두가 본받아야 되는 일이 아닌가, 멋진 선수로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 송진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