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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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금) 의정부지법 가사조정위원 탤런트 박용식 "이혼부부 400쌍 만나"
2009.08.21
조회 275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의정부지법 가사조정위원 탤런트 박용식

이혼을 하려는 부부가 협의를 하지 못할 경우에 이혼소송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법원에서는 가사조정위원회라는 것을 두고 있습니다. 이혼직전의 부부들 하고 위원이 얘기를 하면서 가능하면 복잡한 마음도 고쳐먹고 원만하게 합의해라, 이렇게 유도를 하는 건데요. 가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는 탤런트가 있어서 화제입니다. 역사드라마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할을 도맡아 하는 걸로 유명한 분이죠. 탤런트 박용식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은 탤런트 자격이 아니라 의정부지법의 가사조정위원 자격으로 모셨어요. (웃음) 구체적으로 어떤 일 하시는 거예요?

◆ 박용식> 아시는 대로, 극에 달해서 참 인생사엔 가족만큼 소중한 게 없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이혼하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뭐, 하여튼 최선을 다해서 다시 환한 얼굴로 재결합을 하도록 권고하고, 또 그렇게 좋은 결말을 보는 부부들도 있고요. 끝내 화합이 안 되고 그런 경우도 있는데 하여튼 최선을 다해서 재결합으로 끌어내려고 애를 쓰고, 또 이렇게 좋은 모습으로 나가는 걸 보면 상당히 보람이 있고 흐뭇하고, 그런 게 가사조정입니다.

◇ 김현정 앵커> TV드라마,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 보면은 이혼부부들 앉혀놓고, 사연 들어주고, 상담도 해주고, 4주 후에 뵙겠습니다. 하는 이 역할을 하는 거군요?

◆ 박용식> 그렇지요. 그건 조금 드라마 하고는 틀리고요. 거의 조정위원들이 판사를 대행해서 하여튼 최대한, 물론 최종판결은 판사가 내리지만, 그 전에 하여튼 최대한 서로 마음을 열어놓고, 최대 해법을 찾기 위해서 많은 대화를 합니다. 나중 최종 결정은 판사가 해주지만...

◇ 김현정 앵커> 몇 쌍의 부부들이나 지금까지 만나신 겁니까?

◆ 박용식> 좀 많이 했어요. 한 400쌍 이상 되지 않을까...

◇ 김현정 앵커> 어떤 계기로 이런 일 시작하게 되셨어요?

◆ 박용식> 글쎄요. 저도 인생 나이가 60대 중반인데 그동안 해왔던 게 연기자라는 게 남의 인생을 사는 거 아니겠습니까? 조금 보람 있는 일들을 했으면 좋지 않을까? 막연히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법조인께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다, 이거 상당히 보람 있는 일인데 한번 해보지 않겠나?

◇ 김현정 앵커> 추천을 받으셨군요.

◆ 박용식> 네, 처음에 구체적인 일도 잘 모르고 또 조금 생소했던 일이라 조금 망설였는데 처음에 그런 입장이었습니다만 한건 한건 이런 것을 하게 되면서 보니까, 아, 이건 이거야말로 참다운 봉사구나, 그리고 이것만큼 중차대한 일이 어디 있겠나, 그리고 정말 당사자입장이 돼서 같이 고민을 풀어보고 숙제를 풀고 그런 입장으로 임하게 됐어요. 하게 된 동기는 그겁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해줘야 될 일인데 그게 파경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을 좀 이렇게 내 일같이 알고 이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보람은 참 크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럴 것 같아요. 박 선생님, 가장 기억에 남은 부부는 어떤 부부던가요?

◆ 박용식> 한건 한건이 전부 남아요. 한 건 한 건이 다 사연이 깊습니다. 그리고 한편의 드라마예요. 전부 뭐하게 표현 하자면은... 그래서 한건 한건이 전부다 소중하고 그만큼 사연이 깊고 한데 요즘 추세가 하여튼 20대에서 80대까지 이혼들을 합니다. 그러니까 황혼이혼도 많고, 그리고 저보다 인생 선배님들도 이혼들을 많이 하고, 물론 세대 차이에 따라서 젊은 층하고 나이든 층하고는 파경의 원인들이 많이 차이들이 나는데, 하나하나가 전부 기억에 남죠.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주로 어떤 조언을 해주세요?

◆ 박용식> 젊은 부부들에게는 제가 주례를 참 많이 봤어요. 그래서 참 그렇게 희망찬 새 출발을 했을 사람이었을 텐데 이런 저런 이유로 참 이런 깊은 수렁에들 빠져있구나, 하면서 젊었던 시절은 저도 겪어 본 일이니까, 제가 다 겪은 일 아닙니까? 그리고 저도 이제 며느리도 봤고, 또 아들 3남매를 데리고 있는데... 젊은 친구들에게는 제 살아온 과거 경험, 또 어떤 인생은 득실을 따져야 된다, 또 이게 순간 어떤 감정에 격해서 그 후에 오는 후유증도 생각해라, 그리고 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얘기를 해주면, 요새 젊은 사람들 현명해요. 많이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이렇게 되면서 상당히 공감대를 끌어내서 좋은 결과를 많이 보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깜짝 놀라진 않나요? 아니, 들어가니까 가사조정위원이 박용식 씨가, 탤런트가 앉아있으니까. (웃음)

◆ 박용식> (웃음) 아니, 깜짝 놀라진 않고, 당사자들이 상당히 긴장된 마음들로 오니까 얼굴들은 다 알아보지요. 그런데 거기서 뭐 이렇게 손님들 스스로가 경직된 상태니까 거기서 “어디서 본 분이에요.” 이런 소리는 못합니다.

◇ 김현정 앵커> “사인해 주세요.” 이런 분은 없어요?

◆ 박용식> (웃음) 이 법정 분위기라는 게 굉장히 엄숙해요. 그리고 본인들도 굉장히 경직된 상태이고, 하고 싶어도 분위기상 그런 말은 못하죠. 그런데 굉장히 친근감은 갖고 있죠. 그래서 아마 조정률이 높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얼마나 됩니까? 조정률이?

◆ 박용식> 상당히 높아요. 그래서 하여튼 법원 측에서 놀랄 정도로 성공률이 높다고 하는데, 그거는 뭐 제가 열심히 성의껏 아주 어떤 애정을 가지고 하는 이유도 클 테고...

◇ 김현정 앵커> 애정이 느껴집니다. 오늘 짧은 인터뷰였지만요. 앞으로도 계속 봉사 열심히 해주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