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조문단 靑 면담은 ‘간접 정상회담’
- 北 최고위 특사, MB 진의 파악 의도
- 靑, 북 특사에 대해 ‘사설조문단’ 등 불편한 입장 아쉬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민경중 보도국장
■ 대담 : 임동원 前 통일부 장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연결돼있습니다.

[IMG0]◇ 민경중 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고 그 빈자리, 많이 허전하고 크실 것 같아요. 마음 어떻게 추스르고 계십니까?

◆ 임동원> 많은 국민들이 슬픔을 함께 나누고 애도해 주시고 조문해 주신 데 대해서 김대중평화센터의 이름으로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에 노심초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시면서도 남북의 굳게 닫힌 빗장을 푸시고 남북대화라는 마지막 선물을 우리에게 남기셨습니다. 우리는 돌아가신 그분의 유지인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받들어서 우리 사회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화합해야 하며, 또한 남북이 화해 협력하여 평화와 통일을 이룩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임동원 전 장관께서는 과거 남북정상회담에 막후 역할도 맡으셨고 특사로 북한도 방문하셨고 아주 남북문제에 관한 전문가이신데요. 이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남겼던 남북관계 정상화의 마지막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그 부분 아니겠습니까? 북한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할 수 있었던 것,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상당히 긴박했고 여러 가지 뒷얘기가 있었다면서요. 현장에서 있었던 이야기 전해주시겠습니까?

◆ 임동원> 우선 먼저 북측 특사조문단의 청와대 방문이 성사된 것을 대단히 뜻 깊게 생각하며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 아침에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명의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그 메시지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고위급특사조의방문단을 비행기 편으로 파견하겠다, 조문단은 당일 또는 필요하다면 1박 2일 체류할 수 있다는 요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저희가 유의한 것은 특사라는 말과 1박 2일이라는 표현에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는 정부 당국자, 즉 대통령 예방을 희망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즉각 정부 측에 팩스 전문을 그대로 전달하고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에 계기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물론 정부 측에서는 조문단을 영접하고 조문 헌화, 유가족 이희호 여사님 예방 등을 수용하고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주셨습니다.

그러나 당국 간 접촉, 청와대 방문 이 밖의 행사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죠. 그래서 언론에도 보도가 나왔습니다만, 무슨 통민봉관, 즉 정부를 배제하고 민간을 이용하려는 ‘사설조문’이라는 등 북측의 진의를 의심하면서 불편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날 저녁 만찬을 김대중평화센터가 주최해서 베풀고. 또 그 이튿날 조찬까지도 우리가 하게 되었고. 이 과정을 통해서 북측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해서 정부 측에 전달을 하게 됐습니다.

◇ 민경중 앵커> 바로 그 대목에서 여쭤볼 질문이 김덕룡 특보가 여러 가지로 역할을 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이 있었습니까?

◆ 임동원> 그렇습니다. 여기 만찬조찬에는 남북관계 관련하신 분들이 참석을 했죠. 6.15 공동선언 실제 남측위원장도 오시고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도 참석하셨는데. 김덕룡 의장님은 국민통합 대통령 특보 아니십니까? 그래서 북측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해서 직접 청와대에 정확한 북측의 의도를 전해줌으로 인해서, 상당히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북측조문단의 진의를 파악해서 대통령에 직보를 한 거고, 그래서 면담이 성사된 거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임동원> 물론 통일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겠죠. 그런데 특히 김덕룡 특보의 역할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민경중 앵커> 김정일 위원장의 열줄 가량의 구두메시지가 청와대에 직접 전달이 됐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이고, 또 무슨 내용이 들어있었을까요?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안 했다, 이런 논란도 있는데요?

◆ 임동원> 전달한 메시지의 분량이라든가 내용은 제가 알 수가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30분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한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30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겠죠. 서로 간의 정확한 입장을 밝혔을 것이고, 상호이해를 증대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겠나 생각합니다. 북측은 사실 만찬 조찬을 통해서 우리에게 들려준 얘기는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대화 재개에 관심이 있으나, 서울에서 계속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 대통령의 진의를 알고 싶어서 청와대 방문을 꼭 이룩했으면 좋겠다” 하는 얘기를 했고. 또한 북측은 이번 특사방문이 남북관계 진전에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노력하고 싶다, 하는 얘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발전을 원하고 있고, 언제든지 대화하겠다는 것도 우리 정부의 입장이니까 이번 청와대 방문을 통해서 최고 당국자들의 입장이 정확하게 전달되고 교환됐으리라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지금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신 게 북측에서는 남측의 진정한 북측에 대한 태도나 이런 부분들을 최고 지도자, 우리로 말하면 대통령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 그렇다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정확히 보고가 됐을까요? 어떤 식으로 보고가 됐을까요?

◆ 임동원> 이번에 온 대표단이요.

◇ 민경중 앵커> 아주 핵심들 아닙니까?

◆ 임동원> 최고위층들이고 김정일 위원장하고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분들입니다. 이 이상 더 최고위층,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을 남쪽에 보낼 수는 없었겠죠. 그러니까 얼마든지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정상회담에 대한 제안, 지금 우리가 확인할 수 없지만 청와대는 일단 공식적으로 부인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북측 조문단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것이 곧 정상회담이고, 우리 정부에서는 이걸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가 뭘까요?

◆ 임동원>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문제가 제기됐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청와대 발표는 그런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고 발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만찬 조찬 때는 우리 측 참석자들이 남북관계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 하는 것이 어떠겠느냐 하는 얘기를 우리 측이 제의했고. 북측 사람들은 “좋지요. 남북관계가 좀 진전되면 그런 일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하는 말하자면 일반론적인 원론적인 얘기를 나눴던 것은 사실 입니다만, 북측이 그렇게 하자고 제의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 민경중 앵커> 정상회담이라는 형식 외에 다른 형식의 만남도 좀 가능 할까요?

◆ 임동원> 물론이죠. 이번에 실현되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고위급 특사방문입니다. 특사는 최고당국자의 의사를 전달하고, 또 듣고 가는 형태거든요. 따라서 간접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번에 북한특사가 왔으니까 다음엔 우리도 우리 특사를 보내서 정확히 최고 당국자 간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겁니다.

◇ 민경중 앵커> 특사로 간다면 어떤 조건이나 적당한 분, 이런 정도의 분이 적당 하겠다, 이런 분이 계시나요?

◆ 임동원> 그걸 제가 공개적으로 얘기하기는 좀 그러네요.

◇ 민경중 앵커> 예를 들면 김덕룡 특보가 대통령과의 관계나 여러 가지 핵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카드로도 거론될 수 있겠네요?

◆ 임동원>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민경중 앵커> 그리고 연안호 선원들에 대해서 왜 즉각적인 송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가, 그리고 적십자회담 제안에 대해서 북측의 화답이 없는가, 이 부분은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 임동원> 우리가 만찬조찬 때 그런 얘기도 제기를 했습니다. 이번에 오실 때 연안호 선원들을 먼저 석방하고 오셨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는 얘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조사 중에 있습니다. 곧 해결 되겠죠” 라든가 또 적십자 회담 같은 것은 곧 아마 후속 조치가 있을 겁니다” 그건 저기에서도 적극적이니까요.

◇ 민경중 앵커> 북한조문단의 방문을 계기로 북미관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임동원>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조문단 방문이 남북관계 개선에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입니다. 남북관계와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는 서로 교호작용을 하면서 또 상호보완 해 나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병행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그렇군요. 피스키퍼에서 피스메이커로 별명이, 어떻게 보면 참 적절한 임동원 전 장관님에 대한 별명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출연해 주셔도 고맙고요. 여러 가지 수고가 많았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