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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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수) 치매노인 용변 치워준 버스기사 김영순 "눈물이 나왔어요.."
2009.08.26
조회 27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민경중 보도국장
■ 대담 : 금호고속 김영순 기사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칭찬해 주고픈 미담의 주인공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고속버스 운전자이신데요. 치매노인이 고속도로버스 안에서 용변을 실수로 봤다고 해요. 그러자 아주 침착하게 뒤처리를 하고 친절하게 행동을 했나 봅니다. 당시 함께 있던 치매노인분의 딸이 ‘너무 당황했는데 감사하다, 칭찬해 주고 싶다’ 해당 고속버스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이 또 네티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금호고속 운전기사세요. 김영순 승무사원 오늘 아침 만나보겠습니다.

◇ 민경중 앵커> 참, 오늘 아침에 이 소식을 듣고 기분이 저도 아주 상쾌해지는데요. 세상에 좀 알려져서 처음에는 쑥스럽기도 하고, 좀 흐뭇하기도 하고 그랬겠어요?

◆ 김영순> 너무 당황하고요. 당연히 해야 될 일을 했는데 이렇게 하니까 동료들이나 사장님이나 보기가 영 민망하네요.

◇ 민경중 앵커> 얼마나 싫은 표정 하나 안 짓고 친절하게 행동했으면 같이 있던 노인 분 따님이 감사의 글을 올렸겠어요. 어디서 어디로 가는 버스를 운행 중이셨습니까?

◆ 김영순> 목포에서 12시 30분에 청계-무안-진월동 광주행판을 붙이고 운행하는데요. 12시 55분경에 도착해가지고 손님 한 20분이 탔어요. 그런데 아리따운 아줌만가 아가씨 같이 보이는 분이 손을 잡고 올라오더만요. 약간 저는 형편이 좀 안 좋아서 ‘나이 잡수면 저렇게 안 돼야 되는... ’ 하고 생각했는데 세 번째 의자인가 탔는데 오르막길 가기 전에 냄새가 진동을 해요.

◇ 민경중 앵커> 그러니까 그분 따님의 손을 잡고 올라올 때부터 ‘저분이 참 거동이 좀 불편하시구나’ 했는데 운행하다보니까 냄새가 나더라.

◆ 김영순> 냄새가 많이 나요. 따님은 얼굴을, 고개를 수그러버리더만요. 가보니까 따님이 옆에서 아버님이 실례를 했는데, 그분을 모시고 가니까 의자에까지 냄새나는데 너무 냄새가 많이 나요. 그래서 갓길에 “손님들 죄송합니다만 저에게 5분에서 10분만 좀 주십시오. 깨끗이 처리할 테니까” 라고 말하고 모시고 왔는데, 마침 손자를 주려고 물티슈하고 화장지를 사가지고 다니는데, 그것하고 생수통을 항시 가지고 다녀요. 그분을 모시고 옷을 벗겨가지고 티슈로 닦았어요. 그런데 부모님 생각도 나고 그래서...

◇ 민경중 앵커> 그러니까 김영순 기사님께서 자리를 치운 것은 물론 그 노인 분을 마치 어버이를 모시는 것처럼 손수 닦아주셨군요.

◆ 김영순> 네, 네. 남자끼리니까 상관이 없었어요. 옷을 벗기고 티슈로 물수건으로 싹 닦고 난 다음에, 가방에 보면 수건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다니는데, 팬티하고 추리닝하고 가지고 와서 향수비누로 해가지고, 마지막 수건으로 해가지고... 깨끗한 노친 보니 그냥 눈물이 나와요.

◇ 민경중 앵커> 눈물이 나셨어요?

◆ 김영순> 네, 좀 눈물이 나요. 그래서 뒤처리를 하고 옆자리에 앉히면서 냄새가 좋아요. 향수도 좀 뿌리고해서 의자에 많이 냄새가 나길래, 또 수건을 가져와서 닦고, 향수비누로 깨끗이 닦으니까 냄새가 안나요. 얼마를 닦았는가... 한 5분에서 10분 정도 되는데...

◇ 민경중 앵커> 당시에 같이 있던 승객들이 어떻게 좀 많이 도와주시던가요?

◆ 김영순> 아닙니다. 내려올 때는 잡아주던데 너무 냄새가 나니까 내가 혼자 모시고 갔죠. 내려가서 뒤처리를 하고 깨끗이 하고 가서 “죄송합니다” 하니까 손님들이 몇 분이 박수를 치더만요.

◇ 민경중 앵커> 얼마나 정성을 다해서 모셨으면 다른 승객들이 우리 김 기사님에게 박수를 보냈을까요? 아침시간에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이 어떻게 보면 조금 민망한 그런 이야기입니다만, 이게 너무 아름다운 향기이기 때문에 참 이 아침에 기분이 좋을 것 같고, 우리 김영순 기사님이 과연 어떤 분이실지 상상을 할 것 같아요. 지금 운전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김영순> 86년 6월 25일 날 첫 핸들을 잡았습니다.

◇ 민경중 앵커> 그러면 벌써 23년째 운전을 하고 계시네요. 그러면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셨습니까?

◆ 김영순> 지금 59세입니다.

◇ 민경중 앵커> 내년이면 예순이 되시는 건데 ‘무사고포상’이라든가 ‘친절사원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 김영순> 네. 회사에서 메달도 받고, 상도 좀 받고 그랬어요. 그래서 손님이 내려갈 때 명찰을 보려고 하길래 “죄송합니다. 지금 바쁘기 때문에 그냥 출발해야 되겠습니다.” 하고 택시타고 가시는 것만 보고 어쩐지 내 마음이 서글퍼요. 나도 나이를 조금만 더 먹으면 십 몇 년 있으면 저런 현상이 나타나면 과연 어떻게 될까 싶어요. 기분이 한편으로 봐서는 영 안 좋더만요.

◇ 민경중 앵커> 혹시 이번과 좀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나요? 혹시 멀미를 하거나 또 아이들이...

◆ 김영순> 7년 전인가요. 장애인 아동 해가지고 여기 광주병원 오는데 거기다 똥을 싸버렸지요. 18살이나 먹었는데... 어머니가 조그마한데... 도저히 잡고 내려갈 수 없어서 내가 내려가서 뒤처리는 해줬습니다만, 그런 것도 있고, 몇 번 있었어요. 그거 한 것이... 딱 한마디하고 싶은 것은 우리 전 승무원들이 다 나같이 이렇게 해요. 나만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 민경중 앵커> 바로 운행하시러 또 나가셔야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앞으로 안전운전하시고요. 오늘 아침에 이 방송을 들으신 분들은 참 따뜻한 분을 만났다,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