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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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금) 김성근 SK감독 "최대의 라이벌은 우리 자신..SK 지켜봐달라"
2009.08.07
조회 318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

‘일구이무, 공 하나에 두 번째란 없다’ ‘실패는 감독의 좋은 친구다’ ‘야구와 인생은 다음 기회라는 게 없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야구 감독이 한 분 있습니다. 야신이라고 하면 벌써 누군지 아시겠죠? SK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의 말인데요. 39년의 감독생활 동안 총 10번의 감독직을 맡으면서 꼴찌 팀을 최강팀으로 만든 김성근 감독이 이번에 자서전을 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꼴찌를 일등으로’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낸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감독님.

◆ 김성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앵커> 시즌 중에 사실 이렇게 인터뷰 시간을 뺏는 게 쉽지 않은데 고맙습니다. (웃음)

◆ 김성근> 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자서전을 내셨어요?

◆ 김성근> 그거 아주 창피합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평소에 이렇게 내 야구이야기, 인생이야기를 책으로 펴냈으면 좋겠다, 이런 소망 같은 게 있으셨던 겁니까?

◆ 김성근> 네. 책이라는 하는 것은 사람들한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계기도 되니까 그래서 한번 주위에서 권하니까 한번 해봤어요.

◇ 김현정 앵커> 주위에서 “한번 써보십시오. 쓰실 때 됐습니다.” 이런 분들이 계셨군요. (웃음) 제목이 ‘꼴찌를 일등으로’인데 그러고 보니 감독생활만 벌써 39년 하셨어요.

◆ 김성근> 오래 했어요.

◇ 김현정 앵커> 약체 팀, 2군 팀을 맡았다가 최강팀으로 만든 적이 꽤 많이 있으시죠?

◆ 김성근> 거의 다 약체 팀 아니었나 싶어요. 삼성이나 LG도 내리막길 팀이었고, 각오는 좋았는데...

◇ 김현정 앵커> 솔직히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어떤 팀인가요?

◆ 김성근> 쌍방울 아닌가 싶어요.

◇ 김현정 앵커> 왜 특별히 그 팀이 기억에 남으세요?

◆ 김성근> 그 팀은 출발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시작을 했고, 또 모든 게 빈약했고, 전라북도 전주라고 하는 야구의 불모지였고, 지역에서 그렇게 호응도 못 받았는데, 전주라고 하는 도시자체가 쌍방울이라는 야구팀 하나 때문에 하나가 됐다하는 것은 굉장히 흐뭇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전주가 하나 되는 모습 보면서... 그러면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어떤 선수세요? 39년 동안...

◆ 김성근> 그 토막토막 따지면 많죠. 전부가 다 특출하죠.

◇ 김현정 앵커> 항상 전부 라고 그러시던데...(웃음) 그중에서도 꼭 한명만 뽑자면 누구입니까?

◆ 김성근> 롯데 갔을 때 이승엽 같은 경우도 많이 기억에 남죠.

◇ 김현정 앵커> 어떤 점이 이승엽 선수가 기억에 남으세요?

◆ 김성근> 스타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양지음지가 확실한... 앞에서는 화려한것 같은데 뒤에서는 많이 어리고 약하고... 같이 해보니까 느껴지더라고요. 이승엽 하고 나하고 같이 할 때는 내가 정신과 의사라고 했어요. 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전부다 화려한 것 같은데, 자기를 인정해 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어떤 식으로 인정해주냐...하는 게 애들 하고 같이 사귀는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이승엽 선수의 정신과 주치의셨군요. 다시 말하면 정신적인 지주였다, 힘을 넣어주는 사람이었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렇게 39년 동안 약체 팀을 맡아서 최강의 팀까지 올리는 비결은 뭔가요?

◆ 김성근> 열의, 정열.

◇ 김현정 앵커> 정열, 열의를 가지고 접근을 해야 된다.

◆ 김성근> 나 스스로도 연습할 때 선수들 앞에서 아프다는 표시를 절대 안 해요. 대신 혼자 들어가면 방안에서 끙끙 앓을 때가 많아요. 보통 한 달 캠프하면 보통가면 응급실 세 번 정도 가요.

◇ 김현정 앵커> 한 시즌에 응급실을 세 번 가세요?

◆ 김성근> 아니오. 한 달 동안에...

◇ 김현정 앵커> 한 달 동안에 세 번요?

◆ 김성근> 네, 일본 캠프가면...

◇ 김현정 앵커> 그러고 보니까 전에 한번 수술했는데 그것도 숨기셨잖아요?

◆ 김성근> 숨겼죠. 지도자라 하는 사람은 약점을 보이면 안돼요.

◇ 김현정 앵커> 왜 그렇습니까?

◆ 김성근> 그래야 의존도가 높아지죠.

◇ 김현정 앵커> 신뢰도 의존하는 게, 믿음직한...

◆ 김성근> 그렇죠. 믿음이라는 하는 것은 거기서 나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이순신 장군 같으세요. (웃음)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에서 화살을 맞고도 숨기셨잖아요. 끝까지 내가 쓰러지면 안 된다고. 또 하나의 비결이 철저한 데이터 싸움, 데이터 야구가 아닌가 싶은데요. 너무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접근을 하시니까, 과감한 승부수 같은 것은 잘 안 두시잖아요. 조금 경기가 스릴이라든지 이런 건 덜하지 않은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성근> 그거는 사람들이 볼 때는 기습작전이라든지 이런 것을 과감하다고 봐요. 데이터 속에 있는 확률을 따지고 들어가는 게 오히려 과감한 거예요. 거기 결단내리는 게. 확률이니까 확률이 어떻게 차지하고 어떻게 들어가느냐, 선수교체 하는 것도 그 순간에 어떻게 판단 내느냐,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아마 그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과감하다는 의미가 다른 거예요. 생각하는 사람마다. 오늘은 자서전 때문에 초대를 했습니다만 이번 시즌 얘기를 잠깐 안 할 수가 없네요. 지금 SK가 조금 어렵습니다.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해서, 돌파구가 어디에 있을까요?

◆ 김성근> 돌파구라고 하면 소위 말해서 투수가 나쁘면, 간단하게 타자가 잘 해주면 되요.

◇ 김현정 앵커> (웃음) 말씀은 쉬운데요. 어렵잖아요.

◆ 김성근> 대신 연습을 하죠. 우리가 12시부터 나가서 하니까. 아마 우리밖에 없을 거예요. 12시 나와서 하고, 박재홍 선수 12시 반까지 연습시켰고 그러니까 어느 정도에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추구하는 자세라고 할까? 그게 있으면 우리는 가요. 그거는 다른 팀 보다 강해요.

◇ 김현정 앵커> 이번 시즌도 우승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김성근> 끝끝내 도전할 게요. 제일 우리끼리 이야기는 박경완, 김광현, 최정 없으니까 졌다, 그런 얘기 듣지 말라고 그거는 남자로서 또는 스포츠 하는 속에서 모독이라고 해요.

◇ 김현정 앵커> 끝끝내 도전하겠다는 것과 자신 있다고 하는 것은 조금 다른데요. 자신도 있으십니까?

◆ 김성근> 그것은 우리가 하는 거 보시면 알거예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자신도 있으시군요. 감독님. (웃음)

◆ 김성근> 그거야 이제부터 여러 가지 해야죠.

◇ 김현정 앵커> 이번 시즌의 최대 라이벌은 어느 팀인가요?

◆ 김성근> 라이벌은 다른 팀도 아니고, 우리가 부상을 내지 않고, 우리 속에서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게 만들어 나가야 해요. 흐트러지지 않게...

◇ 김현정 앵커> 오늘 짧은 시간에 많이 배웠습니다. 시즌 잘 치르시고,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