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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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화) 박종웅 YS前 대변인 “2000.6.19, YS-DJ 결정적으로 틀어져”
2009.08.11
조회 245
- 6.15 대북정책 놓고 완전히 엇갈려
- '인간적 화해'와 '공적 평가'는 달라
- 두 분의 화해는 역사적 책무
- 두 계파도 화해 계기되길 희망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종웅 전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 대변인격)

평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죠, DJ와 YS. 두 분이 어제 화해를 했습니다. 다만 한 분은 지금 말씀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화해죠.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병문안을 가서 공식적인 화해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화해할 때가 됐다, 화해라도 봐도 좋다” 이런 말이었는데요. 그 의중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어서요. 오랜 시간 YS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분입니다. 박종웅 전 의원 만나보죠.

[IMG0]◇ 김현정 앵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제 어떻게 병문안을 가게 되신 건가요?

◆ 박종웅> 여러 가지 지역감정이라든지 또 정치적인 갈등이라든지 그런 것을 해소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국민에 대한 책무고, 또 역사에 대한 소명이라고 볼 수 있고 그래서 두 분 화해가 필요성이나 당위성이 있는 것인데. 다만 이제 시기나 여건을 감안하고 계셨죠. 그러다가 어제 본인이 판단하셔가지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해서 방문하시게 된 거죠.

◇ 김현정 앵커> 오랫동안 고민을 하셨다는 얘기시군요, 언제쯤 화해할까를?

◆ 박종웅>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두 분들의 어떤 역사적인 책무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사실 너무 오래 왕래가 끊어진 분이기 때문에 어제 발걸음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주변에서 특히 아들 김현철 씨가 권유했다는 얘기도 들리던데 사실인가요?

◆ 박종웅> 주변에서 두 분이 만나서 화해하라고 권유하신 분들이 상당히 있죠. 저도 지난 달 TV 인터뷰에 나가서 공개적으로 “두 분께서 화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시기가 문제다” 그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한 적도 있습니다만. 그 판단은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하신 거죠. 지금이 화해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신 거죠.

◇ 김현정 앵커> 어제 화해의 의미, 어떤 의미일까요?

◆ 박종웅> 그동안 두 분 사이가 협력과 경쟁의 관계라고들 얘기하지 않습니까? 한 50년 정도 애증이 엇갈린 관계였는데. 그동안 민주화 투쟁할 때는 두 분이 참 서로 긴밀하게 협력을 했습니다. 87년 6월 시민항쟁을 성공으로 이끌 때까지는 굉장히 확고하게 협조하고 신뢰를 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후보단일화가 안 되어 가지고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되고, 그런 과정 속에서도 두 분이 차례로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당은 틀리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도와야 되지 않겠느냐 해서 실제 김영삼 대통령께서도 많이 도우시려고 했고 또 도왔습니다. 그러다가 김대중 정권에서 김영삼 정권을 폄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뒷조사도 하고 하는 데에 대해서 좀 안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만, 그런 부분들은 두 분들이 그릇이 큰 분들이니까 넘어갈 수 있는데.

제가 볼 때는 결정적으로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 하고 난 뒤에 6월 19일 돌아오셔서 두 분이서 청와대에서 단독으로 만났거든요. 그때 결정적으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의견이 갈리게 된 거죠.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들으실 때는 “아 저건 도저히 못 믿겠다” 완전히 김정일 위원장에게 속고 있고 이러다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굉장히 문제가 되겠다, 잘못됐다, 그렇게 지적을 하시고 그 뒤부터는 상당히 사이가 많이 나빠지신 그런 형국이죠.

그렇게 나빠지고 그러다보니까 사사건건 정책적인 문제에 대해서 의견대립이 있었지 않습니까? 오랜 애정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두 분이서 만나서 화해하고 협력하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날카롭게 대립이 되니까 두 달 전만 하더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민주주의가 위태로워 걱정이다, 독재다,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니까, 또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도 “그건 좀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심하다” 하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고 그랬거든요.

◇ 김현정 앵커> 서로 간에 독설이 오고 갔습니다.

◆ 박종웅> 그렇죠. 이제는 이렇게 날카롭게 그렇게 대립할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 김현정 앵커> 너무 편찮으시니까요.

◆ 박종웅> 그렇죠... 또 설사 두 분이 만나고 화해하고 싶어도 자칫 잘못하다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이쪽에서는 이해 내지는 수용처럼 비춰지면 그것은 또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원하시는 바가 아니니까요.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그러면 감정적으로 인간적으로 화해는 했지만, 공적에 대한 평가는 개별이라는 말씀이시군요?

◆ 박종웅> 제가 그렇게 평가를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런 부분은 조금 다르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도 “때가 됐다”라고 말씀을 하신 거죠. 화해할 때가 됐다, 화해라고 봐도 좋다,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러면 김대중 전 대통령도 화해가 됐다고 생각하실까요, 어제 말씀을 못 하시는 상황에서 찾아가신 거라?

◆ 박종웅> 이희호 여사께서 말씀하신 것이 보도도 됐습니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하셨으니까. 그 우정이 그 우정으로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숙명의 라이벌, 애증관계다, 라는 이야기들 많이 하는데. 가장 불편했던 것은 남북관계에서부터였군요. 그러면 YS, DJ로 상징되는 두 큰 계파가 있지 않습니까. 그 계파가 만나서 앞으로 화해하는 이런 모습도 그려볼 수 있을까요?

◆ 박종웅> 참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독재민주화투쟁을 하는데 양 계파가 힘을 합쳐서 앞장서 왔던 것은 사실 아닙니까? 그러다가 분열됐기 때문에 또 국민적 비난과 지탄도 받고, 정치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했습니다만. 또 두 분이 이렇게 화해하는 것을 계기로 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잘못된 부분에 대한 반성도 하고, 또 그 바탕 위에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대나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양측 계파 사람들이 각별히 신경 쓰고 노력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합니다. 결과는 잘 모르겠어요.

◇ 김현정 앵커> 동교동과 상도동이 만나서 화해해 보자, 김영삼 전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던가요?

◆ 박종웅> 현 단계에서 너무 그렇게까지 나갈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생각을 하고 계신 거죠?

◆ 박종웅>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게 또 상당히 진전이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또 너무 앞질러 얘기한다는 것은 제가 얘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 같고요. 다만 저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TV 카메라 앞에서 말씀하시는 거보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 아주 정정하시더라고요. 여든 넘은 연세로 믿기지 않았다, 이런 분들도 많으셨는데. 지금 건강은 어떠신가요?

◆ 박종웅>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 오셨으니까요. 굉장히 건강하시죠. 요즘도 배드민턴도 하시고 하니까요.

◇ 김현정 앵커>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신건 아닌데, 다시 한 번 방문하셔서 정말 두 분이 손 꼭 잡고 화해를 하는 모습은 어떨까요?

◆ 박종웅> 이렇게 찾아뵙고 화해의 말씀하셨기 때문에 빨리 의식이 회복되시면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만. 다시 만나서 정말 허심탄회하게 앙금도 털고 나라를 위해서 서로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고 그러한 모습을 보기를 기대하고요. 어쨌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빨리 쾌유를 하셔서 그렇게 되면 두 분이서 만나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참 오랜 길 돌아왔습니다. 화해까지 말입니다.

◆ 박종웅>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이 때라고 판단하셨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조금 늦은 게 아닌가, 적어도 말씀은 하실 수 있을 때 찾아가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박종웅> 그렇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분들은 또 공인이기 때문에 또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야 할 부분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김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조금 다들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고 저도 그랬습니다만, 또 다른 판단도 있는 거니까 말입니다. 조금 늦었지만, 만시지탄 감이 있지만은 잘된 일이다, 그렇게 판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