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청산가리 발언에 15억원 손실"
- 시민단체 "시민들은 종합적 판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창규 前수입육협회장(에이미트 대표), 참여연대 안진걸 사회경제국장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 광우병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 해, 배우 김민선 씨가 개인 미니홈피에 올린 글입니다. 그런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에서 김민선 씨를 상대로 3억 원 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걸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소송이 과연 성립할까요. 먼저 이번 소송을 제기한 쇠고기 수입업체입니다. 에이미트의 박창규 사장 만나보죠.
[IMG0]◇ 김현정 앵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하고 김민선 씨 발언 때문에 영업 손실을 보셨다, 이런 주장이시죠? 어떻게 그렇게 됩니까?
◆ 박창규> 작년 4월 29일 PD수첩이 방영이 됐습니다. 그리고 5월 1일에 김민선 씨가 자기 홈페이지에 올렸죠, "미국산 쇠고기 = 청산가리". 이러면서 촛불집회가 시작이 됩니다. 원래는 5월 15일에 고시가 돼서 저희들이 물건을 팔기로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촛불집회가 일어나면서 연기가 됩니다. 그래서 6월 26일에 고시가 확정이 되거든요. 그래서 약 40일간을 장사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도 말에 저희 매장이 63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촛불집회로 인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람들이 안 먹죠. 왜? “미국산 쇠고기 = 청산가리”라는 극단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매장들이 전업 내지는 폐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2008년 말에는 16개가 됩니다. 그 손해가 약 15억 원이 되고 그중에서 3억을 저희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15억이라는 피해가 그 발언 때문에 나왔다고 보시는 건데요.
◆ 박창규> 그 발언하고 PD수첩하고 같이 촛불집회를 일으키는 계기가 된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김민선 씨말고도 당시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반대 발언을 한 연예인이라든지 교수라든지 언론이라든지 많지 않습니까?
◆ 박창규> 그분들은 발언 자체가 그렇게 극단적인 발언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미국산 쇠고기를 전 세계 117개국이 먹고 있거든요. 그러면 미국민들 3억 인구가 먹고 있거든요. 저는 그 사람들이 그 쇠고기를 먹고 단 한사람이라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청산가리는 극약이거든요. 조금만 먹으면 죽습니다. 그래서 ‘쇠고기 = 청산가리’ 이런 극단적인 용어는 안 써야 한다, 그런 용어를 썼기 때문에 그러한 커다란 촛불집회가 일어났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민선 씨가 청산가리라는 표현만 안 썼으면 문제가 안 됐을 텐데 너무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
◆ 박창규> 물론이죠. PD수첩과 청산가리라는 발언이 없었으면 작년 촛불집회가 없었다는 거죠, 저는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김민선 씨가 글을 쓴 것은 자신의 미니홈피, 개인 블로그, 일기장처럼 쓰는 곳에 쓴 건데, 그게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 박창규> 되죠. 왜냐하면 연예인들은 어떻게 보면 공인이라고 봐야 해요. 연예인들은 청소년들의 우상이거든요. 그러니까 요새 청소년들이 부모 말은 안 들어도 연예인 말은 잘 듣거든요. 때문에 그런 발언을 했기 때문에 작년에 어린 여학생들이 먼저 촛불집회를 시작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김민선 씨 말 때문에?
◆ 박창규> 물론 김민선 씨가 100%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PD수첩에서 다우너 소, 광우병 이런 얘기를 많이 했지 않습니까? 저도 그걸 많이 봤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건 진짜 거짓보도다, 김민선 씨도 거짓말을 한 것 아닙니까? ‘미국산 쇠고기 = 청산가리’라는 발언이.
◇ 김현정 앵커> 어제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나온 결과를 보니까요. 김민선 씨 발언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덜 먹게 됐다는 의견은 전체응답자의 15.8%, 53%는 소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31. 2%는 김민선 씨의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렇게 된다면 그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 박창규>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매장이 전국에 한 140군데 있거든요. 거기에 고객들이 많이 오잖아요. 지금 미국 쇠고기 잘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어르신들이 오셔서 하는 말이 미국 고기를 갖고 가서, LA갈비를 갖고 가서 애들을 먹이려고 하면 애들이 안 먹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왜 안 먹느냐고 하면 “미국 고기 먹으면 죽습니다. 청산가리... ” 이런 발언을 애들은 다 알고 있어요. 그 여론조사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는데, 제가 봤을 때 중학교나 고등학교 다니는 학생들에게 여론조사하면 반듯이 그런 얘기 나옵니다.
◇ 김현정 앵커> 10대를 대상으로 했으면 다를 것이다?
◆ 박창규> 물론이죠. 저는 청소년들이, 그런 청소년기에 있는 사람들은 사고가 잘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 연예인들이 ‘미국고기 = 청산가리’ 이런 얘기는 해서는 안 되고, 앞으로는 그런 얘기를 절대해서는 안 된다, 이런 취지에서 고소를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사장님도 잘 아시겠지만 이 발언이 쇠고기 판매부진에 영향을 줬다는 게 직접적으로 정확하게 증명이 되지 않으면 이 소송은 기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 박창규> 그것은 재판부에서... 저희는요, 그것에 대한 저희 나름대로 여론조사 해놓은 것도 있고요. 그것은 재판부에서 할 일이지 그것을 우리가 여기서 왈가왈부 제가 기각 당한다, 안 한다 할 수는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물론입니다. 제가 더 여쭙고 싶은 것은 기각 당할 확률이 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내는 것은 비슷한 생각을,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겁주기나 손보기를 하려는 감정적인 소송이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 박창규> 그렇지 않아요. 저희 업계가 약 4천억의 재산상의 피해를 봤고요. 정신적으로 피해봐서 지금 가정이 파탄 나고 회사가 부도나서 실업자가 된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닙니다. 말이 4천억이지, 4천억이라는 돈은 어마어마한 돈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에 대한 증명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반대 입장 가진 분을 연결해보죠. 참여연대 안진걸 사회경제국장입니다... 들어보셨겠지만, 김민선 씨 발언하고 PD수첩 때문에 촛불집회가 일어났고 그것 때문에 무려 4천억 원 대의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입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안진걸> 저희가 일반시민들 네티즌들과 함께 촛불시위나 운동을 함께 했던 사람들인데요. 저희들도 모르는 상황을 주장하셔서 황당했습니다. PD수첩이나 김민선 씨 발언을 일부 시민들이 참조는 했겠죠. 하지만 요즘 시민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수없이 많은 정보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의 통화라든지 그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미국산 쇠고기가 아직 위험하구나 하는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거죠.
에이미트 사장님은 우리나라 방송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이웃나라 일본은 지금도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고 중국은 아직 수입을 안 하고 있거든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일본 시민들이나 중국 시민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금방 알 것 같아요. 아직 위험하고 안전성이 검증이 안 됐기 때문인 거잖아요. 심지어는 얼마 전에 일본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수입금지조치가 바로 발동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사람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한 거지, 김민선 씨 청산가리 발언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신데요?
◆ 안진걸>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가 청산가리라고 얘기한 것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비유적 표현을 쓴 거겠죠. 위험한 물질을 먹게 되는 것과 다름없다는. 그런 이야기들은 지금 인터넷상으로 또는 온라인 오프라인 상으로 유명한 사람들 또는 안 유명한 사람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그런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지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위험한 것을 위험하다고 알려주면 그것에 대해서 왜 위험하지 않는지에 대해 화답을 해야지 위험한 사람한테 오히려 해를 가하는 꼴이거든요.
◇ 김현정 앵커> 이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쨌든 촛불집회 있고 김민선 씨 발언 있고 하는 바람에 수입이 연기돼서 우리는 40일 간 장사를 못했다, 그 피해는 엄연히 누군가 배상을 해줘야한다는 건데요?
◆ 안진걸> 지금도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발병하기도 하고, 유럽에서도 얼마 전에 시민들이 돌아가시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그런 위험이 있는데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수입해서 우리 밥상으로 오게 만든 것이 정당한 것인지. 최대한 일본정부나 중국정부처럼 꼼꼼하게 따지는 게 정당한 것인지는 우리 청취자 분들이 너무나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미국에서 저명한 소비자단체 리더들이 오셔가지고도 그분들이 스스로 이야기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광우병 검역체계 매우 허술하고, 한국의 촛불운동 우리는 전폭적으로 지지 한다” 그런 이야기를 저희가 한 게 아니고 미국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직접 해주신 이야기거든요. 이것은 세계적으로 현재도 미국산 쇠고기와 캐나다산 쇠고기는 논란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시민들이 종합적으로 의견을 구해서 미국산 쇠고기와 아닌 쇠고기를 선택하는 건 소비자들로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 김현정 앵커> 김민선 씨가 미니홈피에 썼다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게 법적인 소송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개인 블로그인데?
◆ 안진걸> 수없이 많은 시민들이 블로그나 오프라인 상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안전성이나 요금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어제 참여연대도 핸드폰 요금이 너무 폭리다, 요금 인하해달라고 굉장히 적극적인 성명을 냈는데요. 그러면 그런 이야기들이 일상생활에서 널리 퍼져있지 않습니까? 어디 갔더니 맛이 없다더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다 그게 소비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죠.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해서 일일이 소송하면 우리 국민들 어떻게 산다는 이야기입니까?
오히려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주권자인 국민들로서 또 소비자인 국민들로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해명하고 설명하고 그러고도 손님을 끌어 모으는 것은 업체들의 몫인 거죠. 그렇게 우리 사회가 수십 년 간 굴러온 겁니다. 그런데 위험성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판단해서 안 사먹는 것을 느닷없이 PD수첩과 김민선 씨 책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업체 분들도 좀 억울한 면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허가를 했으니 정당하게 수입을 한 건데,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는 건데요?
◆ 안진걸> 오히려 정부한테 미국산 쇠고기가 그런 엄청난 논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묻지마 수입’식으로 고시를 강행하면서 벌어진 문제는 오히려 정부에게 따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사업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들이 하시는 거니까 본인들도 책임질 부분이 있겠지만. 장사가 안 되고 어려움에 처해있었다는 얘기 듣고 기분 좋을 국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안됐고, 안타깝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위험에 대한 주관적 판단은 다 다릅니다. 저하고 진행자하고 다 다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서 사 먹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분들이 김민선 씨한테 영향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김민선 씨가 그런 발언 한 것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온오프라인 상의 온갖 정보와 지식과 상황을 종합해서 시민들이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린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3(목) 김민선 광우병 고소 “업체 vs 시민단체 공방"
20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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