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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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수) 학교폭력소설 출간한 김경욱 교사 "이대로는 교육의 미래도 없다"
2009.07.29
조회 407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김경욱 선생님 (단대부고)

‘어제 점심시간에는 현진이가 밥을 먹고, 자기 식판을 성원이에게 갖다놓으라고 시켰다. 성원이가 싫다고 하자, 현진이는 손가락이 부러지기라도 하냐? 하면서 욕을 시작하더니 저런 자식은 인간성이 쓰레기다, 라는 모욕을 했다. 성원이가 도대체 왜 그러냐고 하자 현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대 후려쳤다. ’

제가 지금 읽어드린 이 장면, 이선생의 ‘학교폭력평정기’ 라는 소설의 일부분입니다. 최근에 학교 선생님 네 분이 모여서 학교폭력을 다룬 소설책을 내서 화제인데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들어보도록 하죠. 이선생의 ‘학교폭력평정기’를 집필한 선생님 가운데 한분이세요.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의 김경옥 교사 연결되어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선생님. 제목이 참 재밌습니다. ‘학교폭력평정기’ 재밌기도 하고, 좀 무시무시하기도 하고... (웃음) 왜 이런 책을 내야겠다, 하고 의기투합하신 거예요?

◆ 김경욱>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학교폭력의 진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구조화된 학교폭력을 사람들이 알고, 학교폭력의 고통과 비극, 두려움 같은 것을 사람들이 공감하기를 바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분의 선생님들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 김경욱> 저희들이 그냥 어떻게 알음알이로 만났고요.

◇ 김현정 앵커> 친구로?

◆ 김경욱> 제가 선배고, 나머지 선생님들은 후배인데요. 소개를 받아가지고 제가 “이런 것을 같이 할 사람 찾는다.” 그래가지고 만났죠. 만나가지고 학교폭력에 대해서 가장 큰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교육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을 해서 의기투합해야 됐죠.

◇ 김현정 앵커> 사실 학교폭력의 얘기를 다루는 방법이 에세이도 가능할 테고,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텐데 소설이라는 것은 참 어려운 장르 아닙니까? 어떻게 소설이라는 형식을 택하셨어요?

◆ 김경욱> 처음엔 저희들도 사례를 소개하고 사례를 분석해서 이것을 대처방한 이런 식으로 해서 글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게 되면은 학교폭력에서 우리가 얘기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제대로 소개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가 학교폭력의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한 건데, 이런 사례분석이나 대체방안 이렇게 하게 되면 보는 사람만 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면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렇죠. 딱딱하고 왠지 거리 있는 얘기 같고 그러니까... 그러면 서점에 가면 이 책을 살 수 있는 건가요? 대중적으로 다 판매를 하시는 거군요.

◆ 김경욱> 네.

◇ 김현정 앵커> 학교폭력, 사실은 한때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었어요. 왕따 이야기가 신문에 매일 오르내리고 이럴 때가 있었는데, 그 후에는 저는 좀 수그러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여전합니까?

◆ 김경욱> 제가 그런 질문을 받고 대개 의아하게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일반 분들은 만약에 매스컴에 계속 반복돼서 나오면 학교폭력이 있고, 매스컴에 오르지 않으면 없다, 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매스컴에 다른 것도 그렇듯이 매스컴에 잘 오르지 않더라도 있는 거는 있는 거죠. 그죠? 항상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부분 이 소설에 기록된 내용들은 선생님들이 목격했던 얘기들, 혹은 수집한 실제사례들 이런 거죠? 기억나는 사례 어떤 것이 있으세요? 선생님.

◆ 김경욱> 우리가 학교폭력 그러면은 매스컴에 익숙해져가지고 또는 영화 같은 거, 영상물에 익숙해서 그런 것들을 찾게 되는데... 저희들이 여기서 주로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요. 끔찍한 것보다는 일상적으로 아이들의 경쟁과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우정을 배신하고 희생당하고 눈치보고 또 인간의 선한 품성을 잃어버리는 거, 그런 일상적인 거, 그것이 가장 끔찍한 것이라고 봤고요.

◇ 김현정 앵커> 일상적인 폭력들, 어떻게 보면은 아주 충격적이지 않더라도... 어떤 게 있을까요? 그런 게...

◆ 김경욱> 일상적인 폭력이라는 것이 정신이라는 것도 있고, 아까 심부름시키는 것도 있고, 항상 이렇게 어떤 아이는 자기의 부를 가지고 명품 같은 것을 가지고 자기를 과시할 수 있고, 어떤 애는 힘을 가지고 과시할 수 있고, 어떤 애는 미모를 가지고 과시할 수 있고, 어떤 학생은 반장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이 모든 지위를 가지고 아이들이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경쟁하고 싸우는 현장, 이것자체가 폭력인거죠.

◇ 김현정 앵커> 사실 그렇죠. 도시락 싸와서 같이 뚜껑 열었는데, “너는 왜 반찬이 맨날 이러냐? 왜 멸치밖에 없냐? ” 사실 이것도 굉장한 폭력이거든요.

◆ 김경욱> 어떤 애는 말을 잘해가지고 주도할 수 있거든요. 떠들고... 그런데 어떤 애는 말을 잘 못하거든요. 그러면 그 애는 소외받고 있는 것인데... 그것이 단순히 차이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차별을 낳고 반에서 지배권을 가지게 되는 아이들이 서로 그런...

◇ 김현정 앵커> 그런 폭력도 있을 테고, 조금 충격적인 어떤 물리적인 폭력도 목격하신 거 있으세요?

◆ 김경욱> 그거야 선생님들은 항상 학교에서 폭력이 일어나니까 그것을 보게 되고, 우리가 사례든 거에는 성폭행이네, 아이들 옷 벗겨놓고 사진을 찍는다느니... 뭐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무자비하게 아이들을 패고, 칼도 이렇게 칼부림도 있고, 이런 것들이 거기에 들어가있죠. 암시하거나 드러나 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사람들이 이걸 갖다가 흥미위주로 볼 것 같아서요. 그런 장면을 될 수 있으면 암시를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마무리를 해보죠. 4년간에 걸쳐서 이 소설을 집필하셨다고 제가 들었어요. 4년간에 걸쳐서 한 땀 한 땀 바느질 하듯이 정성을 쏟은 책인데, 널리 좀 읽혔으면 좋겠고요. 우리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죠.

◆ 김경욱> 아마 이 학교폭력에 대해서 좌절해보지 않은 교사들은 없을 거예요. 아이들에게 아무리 호소하더라도 아이들은 그들의 인간관계를 맺고, 끼리끼리 집단화하는 게임을 멈출 수 없어요. 그리고 하나의 게임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데 개입해가지고 선생님이 건전한 게임,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이런 모임을 만들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그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학교폭력의 원리를 정확하게 알고, 정확한 자기 나름대로 가치관을 가지고 단호하게 여기에 대처하고, 그런다면은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