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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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충무로영화제 최고령 봉사자 김철진 "어르신~부르면 꿀밤한대"
2009.08.04
조회 214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최고령 자원봉사자 김철진

무더운 여름이 되면 전국에 영화제가 쏟아집니다. 지금 준비된 영화제만 전국적으로 대 여섯 개가 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영화제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바로 안내도 하고, 이런 저런 도움도 주는 스텝, 자원봉사자들이죠. 대부분이 20대 젊은이들입니다. 그런데 올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 가면 희끗희끗 하얀 머리, 64살의 자원봉사자 할아버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상당한 경쟁률을 뚫고 자원봉사자로 선발이 되셨다고 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김철진 씨 연결되어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충무로 영화제가 언제 개막이 되나요?

◆ 김철진> 8월 24일 날 개막입니다.

◇ 김현정 앵커> 굉장히 요즘 바쁘게 준비하고 계시겠어요?

◆ 김철진> 네, 네. (웃음)

◇ 김현정 앵커> 어떤 일을 하게 되세요?

◆ 김철진> 저는 상영관지기 매니저로서 상영관 지기들 한 7,8명하고 같이 영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상영관에서 관객을 대상으로 안내, 또는 매표, 또는 돌발상황이나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그런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극장 안을 지키시는 분이군요?

◆ 김철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자원봉사자로 뽑힌 다른 동료들도 만나보셨어요?

◆ 김철진> 그럼요. 많이 만났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나이대가 어떻던가요?

◆ 김철진> (웃음) 어려운 질문하시네... 20대 초반들이 한 80%되고요. 보니까 ‘아손’들이에요. 아손...

◇ 김현정 앵커> ‘아손’이 뭡니까?

◆ 김철진> 제가 만든 용어인데, 아들하고 손자 중간입니다.

◇ 김현정 앵커> (웃음) 아들하고 손자 중간뻘 되는 친구들... 동료가 됐어요. 좀 어색하지는 않으세요? 20대들 틈에서 머리 희끗희끗하신 어르신께서 일하시는 게...

◆ 김철진> 아니오. 그래서 처음에 만나자마자 주의사항을 전달했어요.

◇ 김현정 앵커> 주의사항이 뭡니까?

◆ 김철진> 저를 보고 “할아버지, 어르신이라고 호칭하면 꿀밤 맞을 확률이 100%!”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재미있으신 분이세요. 김철진 씨라고 저도 하겠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영화제 자원봉사자로 뽑히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어요. 경쟁률이 아주 치열하다면서요?

◆ 김철진> 11대1정도 됐죠.

◇ 김현정 앵커> 영화과에 다니는 학생들이, 또 대학생들이 경력 쌓는 차원에서 아주 희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어떤 심사 통과하신 거예요?

◆ 김철진> 일단 사진을 붙인 서류심사와 면접이 있었는데, 중요한 거는 국내외 수준 높은 관객들이 모이는 자리다 보니까 외모가 참 중요합니다.

◇ 김현정 앵커> 외모가 깔끔해야 되는 거군요.

◆ 김철진> 그럼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거기에선 통과가 확실하게 되신 거군요? (웃음)

◆ 김철진>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대단하십니다. 사진을 제가 봤어야 하는 건데, 사진을 못 봤네요. (웃음)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이런 영화제에 지원하게 됐어요? 사실은 자원봉사활동도 할 게 많이 있는데...

◆ 김철진> 맞습니다. 다른 자원봉사도 많이 하는데요. 우선은 제가 나가는 교회 앞에 현수막이 붙었더라고요. ‘충무로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를 뽑는다. ’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 봉사하는 거는 오른손이 하는 거 왼손이 모르게 하는데, 이제 더 나이 들기 전에 얼굴 내밀고 끼고 싶어서, 이번 자원봉사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젊은이들 하고 함께 뛰어보자, 큰 무대에서도 자원봉사를 해보자, 이런 생각을 하신 거예요. 원래는 어떤 일 하시던 분이세요?

◆ 김철진> 저는 미술대학 나와가지고 백화점에서 디자인 담당업무를 20년 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영화 쪽 하고도 관련이 있으신 분이네요. 예술계에 종사하시던... 그러면 원래 영화도 좋아하셨겠어요?

◆ 김철진> 영화, 참 무지하게 좋아하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젊었을 때 극장도 자주 들락날락 하시고요?

◆ 김철진> 그럼요.

◇ 김현정 앵커> 70년대 극장하면은 떠오르는 추억 같은 거 있으세요?

◆ 김철진> 아, 있죠. ‘단성사’ ‘스카라’ 그쪽에서 ‘007시리즈’만 나오면 종로상가에서 을지로까지 줄섰죠. 아마...

◇ 김현정 앵커> 새벽부터 나가서 줄서있고... 좋아하는 배우는?

◆ 김철진> 글쎄, 뭐... ‘숀 코네리’가 그때는 참 그땐 왜 그렇게 멋있던지... (웃음)

◇ 김현정 앵커> 영화광 할아버님이십니다. 이번 영화제, 충무로 영화제에서도 추천할 만한 영화 쭉 좀 돌아보셨어요?

◆ 김철진> 테마가 어제, 오늘, 내일 세 가지인데... 특히 고전영화들, 어제 영화에서 20년 전, 30년 전에 본 영화가 나와요. ‘마농’. ‘대부1. 2. 3.’, ‘제3의 사나이’, ‘로미오와 줄리엣’... 이런 영화들 꼭 다시 보시면, 집에서 낡은 비디오로 보는 거 하고는 다르죠.

◇ 김현정 앵커> 고전들... 충무로영화제니 부산영화제니, 이러면 젊은이들만 모이는 거라고 생각하시기가 쉬운데, 김철진 선생님처럼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찾아가서 이런 고전영화들, 예전영화들 보면서 옛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철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나오신 김에 영화제 홍보도 한 말씀하고 가시죠.

◆ 김철진> 충무로는 대한민국영화의 메카 아닙니까? 여기에서 고전영화를 바탕을 해서 전 세계 최신작, 화제작들을 오늘에 돌이켜 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국제영화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야 되고, 깐느나 저쪽 이태리영화제보다는 반드시 성공해야 되는 우리 충무로 영화제입니다. 많이 좀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앵커> 이렇게 열심히 뛰시는 분이 있는데 잘 될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희끗희끗한 머리 아주 멋있으실 것 같아요. 행사 잘 치르시고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