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5(수) 한승주 前 외무부장관 “9월 북미회담,6자회담 병행 가능성”
2009.08.05
조회 228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승주 前 외무부장관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 과연 어디까지 의미를 두어야 될 것인가... 미국은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하고 북한은 확대해석을 하고, 어떤 게 맞는 걸까요. 한승주 전 외무부장관, 전 주미대사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가장 궁금한 건 이번 방북의 의미를 어디까지 둘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한승주> 지금 말씀하신대로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 여기자들을 석방시키고 구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고. 그래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기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평양까지 갔었던 것이고. 북한은 이것을 기회로 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하나의 정치적인 트로피로 생각해서 불러들여서 자기네들 김정일 위원장의 건재도 과시하고 또 그동안 핵실험도고 했고 미사일도 발사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 상대를 하려고 그런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그냥 그 정도지, 이것이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앞으로 굉장히 좋은 기대를 걸게 한다, 이렇게까지는 안 보시는 건가요?

◆ 한승주> 저는 이것이 획기적인 계기가 되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하는 데 김계관을 포함해서 북핵 협상자들도 불러오고 그랬지만, 과거 1994년에 카터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와 달리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그 목표 자체가 굉장히 제한된 것이었고. 핵문제라든지 또는 미국관계 전반적인 것을 협상하거나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것이 하나의 계기는 될지 몰라도 어떤 문을 크게 열어났다,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빅딜 시작의 단초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던데. 이건 좀 지나치게 보는 시각이라고 판단하시는 거군요?

◆ 한승주> 북한이 그런 기대를 주고, 물론 우리 쪽에서도 그런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으로서는 아직까지도 제재 국면이고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지 않는 상태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몰라도, 그러나 어떤 관계개선이라든지 북한에게 선물을 준다든지 이런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여기자 석방만 위한 거라면 굳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는 거물급이 나설 필요가 있었을까요?

◆ 한승주> 바로 그것이 북한이 조건으로 삼는 거니까, 북한으로서는 과거에 카터 전 대통령이 왔고 이번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와서 김정일 위원장 앞에 조아리고 아량을 신청했다, 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위신을 올려주는 것이고. 또 미국 사람들을 포함해서 세계 사람들에게 북한이 이렇게 관대한 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기회도 되기 때문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그런 의미에서는 아마 꼭 필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북한이 지목한 겁니까? 이 사람이 와야 한다, 이렇게?

◆ 한승주> 북한 쪽에서 그런 의사를 표시했겠죠. 누가 먼저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로 누가 좋을 것이냐 하는 것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예도 있고 하니까 전 대통령이 오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 김현정 앵커> 확대해서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북한 매체들 같은 경우 “공통 관심사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럼 뭔가 있긴 있었던 게 아닐까요. 석방 이외 더 큰 것이?

◆ 한승주> 물론 공동 관심사라는 것은 기자들 석방 이외에 미북간 관계개선이라든지 지원문제라든지 이런 것이 어떤 조건하에 이루어진다, 라는 것을 얘기하는 거니까 그것이 다 공동 관심사가 될 수가 있고. 그러한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북한은 그쪽으로 몰아가고 미국은 그것을 자꾸 제한하는 쪽으로 가고. 지금은 클린턴이 갔다 오고 해서 미국에 도착하면 언론에 크게 비춰지고 그렇지만 이것이 얼마나 앞으로 더 협상으로 대화로 이어질지 그것은 지금 미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세요?

◆ 한승주> 부정적이라기보다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고. 지난 9년 전에 클린턴이 평양에 거의 갈 뻔 하다가 못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그 연장선상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그 당시에는 클린턴이 북한에 갔었더라면 미사일문제, 핵문제, 또 북미관계 이런 것을 일괄타결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고. 이번에는 그런 것이 의제에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은 했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은 협상의 대상은 이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때 방문과 지금의 방문은 전혀 성격이 다른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북한이 그 정도 가지고 석방을 했을까, 혹시 더 큰 것을 제시했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북미직접대화라든지 대북제재완화라든지 이런 것이 있어야 우리 석방하겠다, 이렇게 말입니다.

◆ 한승주> 기자문제가 아니라도 그런 조건을 내걸었을 수는 있는데.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그런 것을 도저히 받아들여줄 수 없는 것이니까, 북한으로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정도를 가지고 기자들을 석방해 주고. 거기서부터 오는 이득, 북한이 이만큼 관대하고 관용을 베푼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이번에 얻는 것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을 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앞으로 6자회담이나 북미대화,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열릴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한승주> 사실 북미, 미북 간 대화라는 것은 미국도 그렇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6자회담이라는 명분에 걸려있는 것이고. 6자회담은 미국보다는 중국이 강하게 원하고 있는 회담이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서 6자회담을 양보를 한다면 그것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한테도 양보를 한 것이고, 선물을 주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북한으로서는 처음에는 안 하겠다고 그러다가도 나중에 하고 그런 것이 있거든요. 그래서 두 가지가 같이 병행될 수 있는 가능성은 꽤 있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언제쯤 될까요?

◆ 한승주> 그건 알 수 없지만 이미 8월에 들어섰으니까, 8월은 미국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도 좀 휴가의 계절이고. 9월쯤 되면 뭔가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남북관계도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요. 미국 여기자는 석방이 됐는데, 우리나라 억류 국민은 어떻게 될까요?

◆ 한승주> 제가 기대하기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 문제도 제기를 했으리라 생각이 되고, 만약 북한이 지금 한국 쪽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의 물꼬를 좀 트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더 원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도 해결을 해주는 것이 북한에게 자신한테 유리한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우리도 특사를 보내고 이런 과정들을 요구할까요?

◆ 한승주> 아마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 전 대통령 카터라든지 클린턴이라든지 이런 정도의 가치가 있는 한국으로부터의 특사가 뭐 기대하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절차는 밟지 않으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것 없이 아마 북한의 필요에 의해서라도 풀릴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군요?

◆ 한승주>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하반기에 남북관계는 차츰차츰 나아질 것 같습니까? 어떠세요?

◆ 한승주> 지금 단계에서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국으로부터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고, 겉으로는 굉장히 강경하고 비판적인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한국으로부터 자기네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명분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와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끝으로 오늘 주제와 상관이 없는데요. 청와대 개각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는데. 총리 하마평에 오르시던데요. 혹시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 한승주> 아닙니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입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생각해보신 적도 없고요?

◆ 한승주> 네, 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