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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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목) 해경 특채 합격! 조선족 출신 김영옥 이주여성
2009.07.23
조회 378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해양경찰 중국어 특채에 합격한 김영옥 순경

23살의 조선족 처녀가 낯선 한국의 땅끝마을, 해남으로 시집을 왔습니다. 물설고 낯설은 한국 땅에서 생활이 참 힘들었을만도 한데요. 누구보다 씩씩하게 생활해서 ‘억척아줌마’라는 별명도 붙었고요. 한국생활 9년 만에 대한민국해양경찰에 응시를 해서 무려 100대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대단한 분인데요. 오늘 이 스토리의 주인공 김영옥 순경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김영옥 순경님, 축하드립니다.

◆ 김영옥>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100배1의 경쟁률을 뚫으셨어요?

◆ 김영옥> 100배까지는 아니고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기분이 어떠셨어요? 합격 소식 듣고...

◆ 김영옥> 기분이야 당연히 좋죠. 뿌듯하고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기대를 좀 하셨습니까?

◆ 김영옥> 그냥 뭐... 좀 그랬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어떻게 해양경찰에 응시할 생각을 하셨어요?

◆ 김영옥> 원래 해남경찰서하고 법원에서 중국어통역 봉사요원으로 지정돼 있거든요. 그래서 주로 경찰서나 그런 데 사건이 있을 때 마다 통역하고 다니면서 주변사람들이 “한번 해경 해볼 생각없냐? ” 그리고 남편도 해남경찰서에서 경찰이 아니고 일반직으로 지금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남편도 적극적으로 계속 밀어줘서...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일종의 중국어로 특차가 되신 거예요. 순경에... 중국어만 테스트 받으신 거예요?

◆ 김영옥> 중국어는 기본필수고요. 그것 말고도 체력시험, 적성검사, 면접시험 쭉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체력시험은 뭐 보셨어요?

◆ 김영옥> 체력시험은 100미터 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악력, 윗몸일으키기 이렇게 4종목이요.

◇ 김현정 앵커> 어렵지 않으셨습니까?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 김영옥> (웃음) 네, 나이가 좀 많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많이 힘들었어요.

◇ 김현정 앵커> 아이들 있으시죠?

◆ 김영옥> 네.

◇ 김현정 앵커> 결혼해서 지금 한국오신 지 9년 됐으니까... 아이가 몇 살이에요?

◆ 김영옥> 아들이 9살이고요. 딸이 7살입니다.

◇ 김현정 앵커> 엄마가 경찰됐다니까 아이들이 뭐라고 그럽니까?

◆ 김영옥> 딸래미는 엄마가 경찰이니까 무섭다고 얘기했죠. (웃음) 아들은 다른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좀 그랬어요.

◇ 김현정 앵커> “우리 엄마가 경찰이야” 이러면서 “너희들 까불지 마!” 이러기도 하고... (웃음) 결혼이주여성으로서 이렇게 공무원이 되는 경우가 참 드문 경우여서 우리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용기도 불어넣어주고 계시는데요. 사실은 결혼이주여성들 많이 힘들어하죠? 요즘도...

◆ 김영옥> 네.

◇ 김현정 앵커> 김영옥 씨는 어떠셨어요?

◆ 김영옥> 저도 처음에 조선족이지만 처음에 한국 올 때는 한국어를 거의 못하다시피 했거든요. 처음에 와서 거의 밖에 출입은 못하고 집에만 있다보니까 우울증도 올 뻔 했고요. 그러니까 집에 한국어 공부하려고 사려고 조카한테 어디서 사냐고 “어디서 사?” 하고 간단히 물어보는데 조카는 당당하게 “문구사요.” 그랬는데 저는 그 당시도 문구사가 뭘까 잘 몰랐으니까....

◇ 김현정 앵커> 문구점이 뭔지 그 단어도 몰랐으니까... (웃음)

◆ 김영옥> 네, 네. 갑자기 저도 중국에서 나름대로 장사하고 똑똑하다는 얘기는 들었고 살았는데 갑자기 바보가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참...

◇ 김현정 앵커> 우울증도 오고...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우울증은...

◆ 김영옥> 다행히 2002년도 월드컵 계기로 시아주버님이 군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계시거든요. 그 당시에 중국어 책자 번역하는 일이 있어서, 시아버님이 저를 추천해서 남편이 옆에서 도와주면서 책자 번역하면서 우연히 군청 관광과에 중국어 통역으로 근무하게 됐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서 사회활동을 조금씩 조금씩 넓혀가면서 우울증도 극복하고 이렇게 되신거군요?

◆ 김영옥> 나름대로 계기를 찾다보니까 자동치유가 되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해경 일 아직 시작은 안하신 거고 이제부터 배 타고 경찰로 근무하게 되실 텐데요. 지금 아마 듣고 계시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있으실 거예요. 이분들한테 마지막으로 짧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영옥> 저는 가까운 데만 당분간만 생각해서 식당이나 그런 데 가서 그런 노동일하시는 생각하시지 마시고요. 그냥 차근차근 한국공부, 한국문화부터 적응하면서 나중에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계획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화이팅 한번 해 주시죠.

◆ 김영옥> 우리 이주여성, 화이팅!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고맙습니다. 김영옥 씨,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