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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화) 곽노현 前인권위 사무총장 "한국 ICC 의장 어려울 것"
2009.07.28
조회 197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곽노현 전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방통대 법학과 교수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가 있습니다. 각 나라의 인권기구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는 유력한 차기 ICC 의장국입니다. 의장국이 되면 인권선진국으로서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는 거니까 좋은 일일 텐데, 그런데 신임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ICC의장에 선출되는 것에 우리나라 인권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곧 공개서한까지 전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국제인권위원회 초대 인권위원을 지내셨고요. 2대 사무총장을 역임하셨습니다. 곽노현 교수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앵커> 왜 굳이 우리나라 인권단체들이 반대를 할까요?
◆ 곽노현> 인권단체들은 기본적으로 아마 현 정부가 지난 3월 말에 인권위 조직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그에 이어서 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인권공동체에서는 전혀 알지 못하던 분을 임명을 한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지금의 현병철 신임 위원장요.
◆ 곽노현> 네. 그러니까 어떻게 보느냐 하면 무력화다, 첫 번째는 조직을 확 축소해서 인권위 손발을 자르더니, 두 번째로는 위상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을 위원장으로 모셔서 인권위원회 위상 자체를 굉장히 낮추려고 한다, 이렇게 보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그런 분이 이끄는 위원회가 국제사회에서 가장 훌륭한, 누가 봐도 잘하는 그런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표기구가 대표선수가 될 수는 없는 거 아니냐, 그런 논리일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교수님 개인적인 생각도 반대십니까?
◆ 곽노현> 과거에 말이죠. 지난 1년 동안 유엔인권 최고대표가 두 차례 그리고 ICC 의장이 두 차례, 우리 정부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과 행자부 장관한테 공식서한을 보냈는데요. 일방적 인력감축은 인권위원회 독립성을 침해하는 거다, 이렇게 강력한 우려 및 항의서한이었죠. 그런데 만약 그 ICC가 그런 정치적 동기 배경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수장을 얻게 된 한국인권위원회를 다시 ICC의장으로 해 주면, 과거에 했던 일을 다 정당화되는 게 될 거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그 자체로는 국제사회가 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봐요.
◇ 김현정 앵커> 게다가 우리나라 인권단체들이 항의서한도 보내고 하면 의장국 하려던 것을 철회할 것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곽노현> 일단 객관적으로 전에 했던 일하고 안 맞는 자가당착적 요소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고요, 국제사회입장에서. 그리고 국내 인권단체들이 사회의 의견이 딱 갈려있다든가 그런 게 아니고. 비교적 활동력을 갖추고 일관되게 인권활동을 해왔던 단체들은 예외 없이 그건 염치없는 짓이다, 그리고 그것이 과연 한국 인권 향상에 어떤 일을 할 것이냐, 그걸 맡은 기구나 개인은 빛이 날지 몰라도.
예를 들면 이런 얘기도 한단 말이죠. 전에는 ICC 의장기구가 제3국에 있으니까 한국인권위원회가 여러 가지로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침해당할 때, 그럴 조짐이 있을 때 항의서한을 보내 주잖아요? 그런데 의장 기구로 수임이 되면, 한국인권위원장이 결국은 한국 대통령한테 항의 서한을 보낼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아, 그런 일은 없어질 것이다?
◆ 곽노현> 네, 오히려 그런 일조차 없어질 것이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참 인권위원회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생각들이 많이 드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곽노현> 저는 이렇게 봅니다. 원래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것은 국가기관 중에서 액티비스트(activist)로 하나 만들어놓은 거거든요. 다른 국가기관들이 인권 침해하는지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국제기준 끌어다가 국내 상황을 개선하고. 이런 액티비스트 노릇을 하라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하게 되면 언제나 약간 시끄러워요.
두 번째로는 정권 프리미엄이라는 게 있어요, 우리나라 인권위원회 구성에서. 이건 법으로 없애야 할 문제인데 현재는 있거든요. 그런데 이럴 경우에 보수진보 이런 식으로 진폭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건 정당한 겁니다. 토대가 되는 액티비스트적 기질로부터 이건 너무 귀찮고 시끄럽다, 그래서 독립성의 토대 자체를 허물려는 시도가 있으면 저항해야 되고요. 그런 시도만 없다면 전체 사회 분위기에 따라서 인권 간의 충돌한다든가 인권의 한계를 설정할 때 보수와 진보적 색채에 따라서 약간의 진폭이 있는 것은 가능하고 일종의 국민을 위한 경쟁일 수 있는데요.
다만 인권위원회는 반드시 국제기준에 충실해야 되고 시민사회를 향해서 활짝 열려있어야 되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이나 인권단체들하고 협의한다든가 이런 걸 계속해야 됩니다. 이게 리트머스 테스트이고. 인권위원들이 단순한 회의참여자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현장에 내려가서 의제 개발하고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됩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