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외교통상부 이혜민 FTA교섭대표

어제 타결된 한-EU FTA 짚어보겠습니다. 외교통상부 이혜민 FTA교섭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2년 2개월 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결과도 만족하시나요?

◆ 이혜민> 저희가 협상을 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협상을 하고 나서 이것이 만족스럽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평가는 객관적으로 제3자가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전체적인 손해득실을 따져봤을 때, 양팔 저울은 우리 쪽으로 좀 기울어졌다고 보세요?

◆ 이혜민> 협상이라고 하는 것의 가장 중요한 것이 이익의 균형입니다.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익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협상이 타결이 되거든요. 이것이 일방적으로 우리한테 유리하거나 또는 일방적으로 EU한테 유리하면 협상이 타결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었고 또 윈윈 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우선 이득이 우리에게 큰 분야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 이혜민> 아무래도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전자 등인데요. 이러한 제품에 대한 EU의 관세가 10~14% 수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제조업 분야에서의 이익이 우리로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러한 제조업 분야의 강점을 갖고 수출이 확대됨으로써 우리 경제성장과 고용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이 되고. 이러한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한-EU FTA를 통해서, EU와의 FTA가 체결됨으로써 우리의 대외경제신인도도 크게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현정 앵커> 반면 우려가 되는 부분은요?

◆ 이혜민> 아무래도 특히 농수산업, 우리의 취약 분야인 농수산업 쪽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저희가 협상과정에서도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반영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했습니다만,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한 미흡한 분야에 대해서는 최대한 협정이행과정에서 보완대책을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보완대책이 아직까지는 충분히 마련되어있는 것은 아닌가요?

◆ 이혜민> 저희가 고려를 하고 있지만, 협정내용이 확정되고 그 협정의 이행에 맞춰서 그러한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앵커> 전체적인 이해득실에서는 비슷하게 균형을 맞췄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우리가 손해 보는 부분, 농축산업이나 중소부품산업 등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축산업은 농업의 중요한 부분이고. 정밀화학, 부품산업, 이런 분야도 제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작지만 상당히 귀한 부분인데. 이런 부분이 한-EU FTA를 추진함으로써 무너지는 것 아니냐,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우리 쪽에 더 손해가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이혜민> EU라는 것이 세계 제1의 시장이고 우리랑 시장 규모를 비교해 봐도 16배나 큰 시장입니다. 16배나 큰 시장하고 서로의 무역장벽을 없애면, 그것이 어느 쪽이 유리할 것인가 하는 것은 거의 자명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축산업이라든지 정밀화학부품, 이런 취약 부분은 이대로 무너지는 건 아닌가요?

◆ 이혜민> 그것은 저희가 협정이행과정에서 충분히 보완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을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앵커> 당장 자동차는 팔아서 돈을 벌 수 있지만, 기초산업들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인데, 결국 보완책을 철저히 폄으로써 보호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혜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보완책을 미리 마련해놨어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 이혜민> 보완대책이라는 것은 협정의 이행과정에서 생겨나는 겁니다. 지금 말씀하셨던 그런 분야의 관세철폐계획을 보면 상당히 장기적으로 잡혀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민간부분은 저희가 장기로 가져왔기 때문에 그래서 협정 이행과정에서 그런 것을 충분히 마련을 해야 됩니다. 그걸 사전에 그냥 어떨 것이다, 라고 막연히 예측을 해서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5년에서 7년 정도 잡고 계신가요?

◆ 이혜민> 공산품의 경우에는 우리의 경우는 7년까지도 가고 있죠. 민감 분야는 공산품 7년, 농업의 경우에는 10년 이상 되는 것도 상당수 있고요. 특히 우리한테 민감한 부분들은 이례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조치들을 많이 마련해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당장 양돈업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 이혜민> 아무래도 돼지고기의 경우에 저희로서는 상당히 민감하고,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협상과정에서 그러한 민감성 반영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했고 협상력을 입증을 한 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관세는 바로 철폐되는 건 아닌가요?

◆ 이혜민> 아닙니다. EU가 제일 수출이 많은 냉동삼겹살 같은 경우는 10년으로 아주 장기로 가져갔습니다.

◇ 김현정 앵커> 냉동삼겹살은 그렇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 이혜민> 이런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차피 외국에서 수입되는 농산품 특히 돼지고기 같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EU FTA를 통해가지고 EU산에 대해서 관세가 철폐가 되면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의 제품을 대체하는 효과가 상당히 우선 있을 겁니다.

우리 산업에 대한 피해도 물론 농축산업 같은 경우는 예측되지만, 어차피 지금 외국시장 외국제품이 들어와 있는 것은 외국제품끼리의 경쟁이 있을 텐데, FTA를 체결한 국가의 경우는 관세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의 제품을 상당수 대체하는 그런 대체적인 효과가 우선 발생할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농가에는 일단 당장은 큰손해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신가요?

◆ 이혜민> 큰손해가 없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우리가 통상협상을 함에 있어서 항상 농업의 민감성에 대해서 충분히 유념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제조업 강국이고 제조업에 대한 타국시장 확대를 위해서 저희가 FTA를 하면서 주고받기를 하다보니까, 결국 그 분야 개방을 불가피하게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렸다시피 그렇게 불가피한 분야에 대해서는 피해에 대한 보완책을 충분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이번 협정에 미래최혜국조항이라는 게 포함되어있다는 겁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요, 한-EU FTA이후에 다른 나라와 협상할 때 추가적인 개방이 더 이뤄지면 그 조건이 앞서 했던 한-EU FTA에도 소급적용 된다는 건데요. 앞으로 FTA 맺게 되는 나라가 한 50개 되는데요. 그러면 한도 끝도 없이 다 열어줘야 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 있더라고요?

◆ 이혜민> 그건 상당한 오해입니다. 기본적으로 최혜국 대우라는 것은 서비스분야에 한정이 됩니다. 이 서비스에 가장 강한 나라가 미국과 EU 외에는 다른 강한 나라들이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보다 더 강한 나라는 없다?

◆ 이혜민> 그러니까 미국과 EU와의 FTA를 통해서 미래최혜국대우를 하면 우리가 앞으로 체결할 국가는 미국과 EU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시장 개방을 요구할 나라도 없고 그걸 수용될 가능성도 없는 겁니다. 또 하나는 EU가 다른 나라와 FTA를 할 때 우리보다도 더 많이 개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최혜국대우라는 것은 서로에게 적용이 되는 겁니다. 그런 점을 고려를 해야 되고요. 이런 최혜국대우는 우리가 다른 나라와 FTA를 할 때, 특히 후진국이나 개도국과 FTA를 할 때, 저희가 이것을 강력하게 요구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미국과는 어떻습니까? 한-EU FTA협정에서 보면 환경, 법률, 위성통신 분야, 이런 시장을 열어주도록 됐는데. 이게 한미 FTA보다 한 단계 더 앞선 거더라고요. 더 많이 열어준 건데요. 미국에서도 요구하지 않겠습니까?

◆ 이혜민> 미국의 경우에 미래 MFN(Most Favored Nation, 최혜국)이 적용이 되려면, 한미 FTA가 한-EU FTA 서명보다 빨리 발효를 해야 됩니다. 그래야만 그것을 법적으로 최혜국대우조항을 원용을 해서 요구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지금 현재 저희가 내년 1~2월을 한-EU FTA의 서명시기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서비스 개방의 경우 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한 나라에 개방하면 다른 나라에 개방하지 않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만약 미국이 협정의 순서와 상관없이 요구를 해올 수도 있다는 말씀?

◆ 이혜민> 아니죠. 요구를 해오는 게 아니라 저희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서 이런 것을 자발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개방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건 저희가 정책적으로 판단을 내려서 이게 우리 경제에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면, 그것을 전체 세계 모든 나라한테 다 개방을 할 수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우리 판단에 의해서?

◆ 이혜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미국의 경우는 안 열어주는 게 유리한 거죠?

◆ 이혜민>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외국업체들 간의 경쟁도 생각을 하고, 거기에 따른 우리의 수혜,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적절하게 판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유리한 시장은 어디입니까? 환경, 법률, 위성통신 중에?

◆ 이혜민> 법률은 이미 다른 개방계획에 따라서 하고 있는 거고. EU와의 관계에서 미국보다 하나 더 나갔다고 하는 것은 EU의 경우, 변호사의 경우에 각각 말이 좀 다릅니다. 영국의 경우는 Solicitor(사무 변호사)와 Barrister(법정 변호사)가 구별이 돼 있고. 프랑스의 경우는 Avocat라고 하니까. 홈 타이틀, 자국에서의 변호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법률시장에서 한미 FTA보다 더 나간 겁니다. 그러니까 홈 타이틀을 쓰게 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큰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위성통신은 어떤가요?

◆ 이혜민> 위성통신의 경우에는 그것은 제한적으로 저희가 직접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런 경우에는 우리가 KT나 우리 기간통신업체가 중간에서 계약을 하는 것을 직접계약을 우리 방송국이 하게 함으로써, KT 등이 갖는 수수료를, 전체적으로 보면 인하를 할 수 있거든요, 직접계약을 하게 되면.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플러스 마이너스는 제로가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것은 미국에도 열어줄 수 있다는?

◆ 이혜민> 그것은 저희가 판단을 해봐야죠, 그게 경쟁을 촉진하는 게 필요할 것인가 아닌가를 저희가 판단을 해서 결정을 하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한미 FTA에는 이번 타결이 영향을 줄 거라고 보십니까? 어떤 분은 당겨질 거라고, 어떤 분은 늦춰질 거라고 하고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 이혜민> 한미 FTA와 한-EU FTA는 별개의 사항이니까요. 하지만 현재 경제위기상황에서 전 세계가 경제위기 극복을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한-EU 간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을 맺음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을 자유무역을 통해서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한미 FTA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상당히 당겨질 수 있다는 말씀?

◆ 이혜민> ‘상당히’ 라는 말씀은 좀 그렇고요.

◇ 김현정 앵커> 내년 1, 2월 기준으로는 어떨까요?

◆ 이혜민> 미국이 현재 통상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통신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WTO의 DDA협상과 함께 현재 처리하지 못한 세 개의 FTA에 대해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검토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끝난 다음에 방향이 잡힐 것으로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