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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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목) 백진현 국제해양법재판관 "외신 반기문 비판,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오해"
2009.07.16
조회 380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백진현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서울대 교수)

“미국의 눈치만 본다, 너무 무능해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다, 이런 유엔총장을 둔 건 세계적인 불운이다”... 요사이 반기문 유엔총장을 향해서 서구 언론들이 쏟아낸 비판입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임기의 절반을 돌고 있는 중인데, 왜 이런 보도들이 쏟아지는 건지 좀 속도 상하고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유엔총회의 한국대표단을 역임하시고, 현재 유엔사무차장에 준하는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을 맡고 계세요. 서울대학교 백진현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최근에 나온 기사 중 가장 심한 비판은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가 “미국의 눈치만 본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다” 이런 얘기였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백진현> 그 비평은 상당히 아주 문제가 많은 비평이었습니다. 사실 사무총장에 대해서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올 수 있는데, 다만 사실에 근거해서 정당한 평가가 되어야 하는데. 포린 폴리시 평가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사실관계가 틀린 것이 많은, 좀 악의적인 평가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미스트에서는 “반 총장의 조직운영능력이 부족하다” 이런 지적을 한 바도 있는데요. 여러 언론이 쏟아내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요?

◆ 백진현> 다른 한편으로는 반기문 총장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한 두 언론의 평가를 가지고 일반화해서 너무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서구 언론들은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아주 혹독할 정도로 가혹한 평가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 일환으로 볼 수 있고. 너무 한 두 가지 비평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이라고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런 보도가 나온 배경은 뭐라고 보십니까?

◆ 백진현> 일단은 반 총장께서 재임한 지가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평가가 나오는 측면이 있는 것 같고요. 그 다음 역시 중요한 것이 이분의 리더십스타일이 좀 조용한 외유내강형 리더십이기 때문에. 사실 이런 리더십이 서구에서는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전임자였던 코피 아난의 경우는 굉장히 카리스마가 강한 분이었고, 상당히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했던 분이였기 때문에 전임자와 비교도 되고. 또 서구에서는 흔히 리더십이라고 한다면 강력한 리더십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서 아무래도 좀 이해도 부족하고, 또 리더십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우리가 서양의 지도자라고 하면 와이셔츠 팔뚝 걷고, 손 흔들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런 모습들을 그리게 되는데. 반 총장 스타일은 상당히 조용조용하고 뒤에서 일하는 이런 스타일이 서양인 입장에서 어색하다는 거군요?

◆ 백진현> 그런 측면이 많은 것 같아요. 과거 서양에도 그런 조용한 리더십의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대체로 리더는 강해야 하고 전면에 나서야 하고 뭔가 이니셔티브를 행사해야 하고 이런 데 아주 익숙해있기 때문에, 우리 반 총장과 같은 리더십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익숙하지가 않은 거죠.

◇ 김현정 앵커> 조직운영 능력이 부족하다, 이것도 스타일에 대한 오해라고 생각하십니까?

◆ 백진현> 일단 조직운영 능력 면은 유엔이라는 기구가 회원국이 192개국이고, 직원이 4만 명이 넘는 아주 방대한 조직이고, 직원들도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직운영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고. 또 반 총장께서 전임자가 10년 재임한 후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개혁을 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이 불만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옵니다만.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조직운영 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가 많고, 또 유엔의 평화유지국을 나눠서 조직정비를 한 것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청취자 분이 질문을 주셨는데요. “조그마한 동방의 나라에서 위대한 인물이 나오니까 강대국이 질투해서 그런 건 아니냐” 그런 비서구인에 대한 폄하도 좀 있습니까?

◆ 백진현> 제가 그런 평가를 좀 듣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이런 문제를 너무 이게 한국 사람이니까 그런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 것은 피해야 될 것 같아요.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보다도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반기문 총장의 리더십 스타일 하고 관계가 되는 문제이고.

사실 이것은 이번뿐만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이 강력한 리더가 되어야 되느냐, 조용한 리더가 되느냐는 출범부터 계속 나온 논란이거든요. 강력한 리더에 대한 반감도 많아요. 그래서 과거 이집트 사무총장이었던 갈리 총장은 너무 강력하게 하다가 상임이사국들이 반대를 해서 재임에 실패했던 경우도 있죠.

◇ 김현정 앵커> 재임 얘기가 나왔으니 그것도 하나 여쭙죠. 역대 7명 사무총장 중에 딱 한명 제외하고 다 연임을 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연임 가능성 어떻습니까?

◆ 백진현> 이제 2년 반 밖에 안 지났는데 누가 알겠습니까, 앞으로 2년 반이 있기 때문에 쉽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그러나 방금 말씀 하셨듯이 역대 사무총장이 한 분 빼고 또 사고를 중간에 돌아가신 분 빼고는 다 재임을 했기 때문에, 그런 통계를 보면 일반적으로는 재임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죠.

◇ 김현정 앵커> 홍보를 좀 많이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조용한 리더십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널리 알릴 필요가 있는데, 괜히 욕먹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 백진현> 그런 지적들도 있어요. 물론 홍보를 잘해야 될 것이고. 그러나 또 이런 스타일의 리더십이 홍보하기가 쉽지 않은 거죠. 강력한 리더십, 현란한 수사를 구사하고 이런 리더십은 잘 보이지만. 조용한 리더십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홍보하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홍보도 홍보지만 제가 볼 때는 결국은 결과로 얘기를 해야 한다, 성과로 얘기를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