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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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목) 한여름 뜨거운 알바 "인형탈 쓰기vs불판갈기"
2009.07.16
조회 33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형탈 알바 2년 최철근 (대학생), 고깃집 불판 알바 김경태 (휴학생)

장마가 그치고 나면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 되겠죠. 오늘은 이 더위와 싸워가면서, 어떻게 보면 더위를 친구삼아서 일하는 땀의 현장으로 가볼까 합니다. 이 더운 여름에 인형탈을 쓰고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또 고깃집에서 불판 갈아주는 일을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값진 땀의 현장으로 가봅니다. 대학생 최철근, 김경태 씨 연결되어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두 분.

◆ 최철근,김경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앵커> 먼저 최철근 씨, 우리가 놀이공원 가면은 손 흔들어주고, 악수해주는 인형탈 그거를 쓰신다는 얘기죠? 일을 시작하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최철근> 2년 됐고요.여러 가지 업체들을 통해서 캐릭터마다 인형이 다 다른데, 그런 인형들을 많이 썼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가장 기억나는 인형은?

◆ 최철근>한우를 알리는 행사 때 한우탈을 썼던 것과 에너지에 관한 행사 때 에너지에 관한 캐릭터를 쓰고, 사진도 찍어주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 김현정 앵커> 인형탈을 쓰면 여름에는 얼마나 덥습니까?

◆ 최철근> 제가 찜질방을 좋아하는 편인데, 찜질방이 가기 싫어 질 정도로 그렇게 덥습니다.

◇ 김현정 앵커> 찜질방에서 가장 뜨거운 사우나탕에 들어갔을 때보다도 더 더운 건가요?

◆ 최철근> 네(웃음).제가 이 일을 할 때 항상 옷을 두벌을 갖고 갑니다. 옷이 다 젖어가지고 입을 수가 없을 정도 거든요.

◇ 김현정 앵커> 한번 쓰기 시작하면은 얼마나 쓰고 있어야 돼요?

◆ 최철근> 보통 행사가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아침 9시에 시작해서 한 4시 정도에 끝납니다. 그러면 그때까지 점심시간 빼고 나머지 시간을 다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거의 탈진하겠네요. 그런데 더운 걸로 치면 이분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경태 씨! 고기집 불판 갈기 이것도 보통일이 아니죠?

◆ 김경태> 네, 장난 아니죠(웃음). 저는 숯불을 가지고 하니까 숯불의 온도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많이 덥고 그래서 진짜 힘듭니다.

◇ 김현정 앵커> 하루에 보통 몇 판이나 갈아요?

◆ 김경태> 하루에 한 150장 정도 가는데 저도 얼마나 덥고 힘든지 몰라요. 불판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 김현정 앵커> 김경태 씨도 옷 두벌 가지고 가세요?

◆ 김경태> 네, 상의는 꼭 가져갑니다. 땀으로 흠뻑, 앞뒤에 등까지 쫙 젖거든요.

◇ 김현정 앵커> 숯불이 튀니까 아무리 더워서 긴팔 입고, 장갑 끼고 이렇게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혹시 김경태 씨도?

◆ 김경태> 네, 맞아요. 불판이 뜨거워서 손에 화상입기 쉬워서 긴팔을 꼭 갖고 갑니다.

◇ 김현정 앵커> 아까 최철근 씨는 찜질방보다 더 덥다고 하셨는데 김경태 씨는 어때요?

◇ 김현정 앵커> 최철근 씨, 사실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꽤 많잖아요? 그런데 왜 굳이 어렵다고 하는 인형탈 쓰기를 선택하셨어요?

◆ 최철근> 많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습니다. 제가 지금 26살 늦깎이 대학생인데요. 많은 일을 해봤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가 않더라고요. 공부도 하면서 짬짬이 할 수 있는 최고 괜찮은 아르바이트라 생각해서 이것을 선택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형태 씨는 왜 하고 많은 것 중에 불판갈이를 선택하셨습니까?

◆ 김경태> 저는 군대 다녀온 휴학생인데 군대를 다녀오니까 깨달은 게 많아요. 쉽게 돈 벌 수 있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힘든 일, 쉬운 일 따지다보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돼서 이 일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그런데 참 힘들게 하는 손님들 많을 것 같아요. 꼴불견 손님, 기억나는 손님 있으세요?

◆ 김경태> 손님들이 너무 과음하셔서 화장실이나 테이블 밑에 구토를 하면 정말 곤란하고 처리하기 힘들더라고요. 그게 가장 힘들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고기 드시면서 약주도 한잔씩 하시니까 그러다 과음하는 분들은 그냥 쏟아놓고 가시는 군요(웃음). 그거 아르바이트생이 다 치워야 되고... 혹시 불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 있어요?

◆ 김경태> 네. 손님들 성격이 급하신 분들은 고기가 잘 안 익는다고 빨리 빨리 좀 어떻게 해보라고...

◇ 김현정 앵커> 최철근 씨는 인형탈 쓰면은 저도 귀엽다고 툭툭 때리기도 하고 이런 적이 있거든요... 탈 쓰는 사람 입장에세는 꼴불견인 손님들 많죠?

◆ 최철근> 중학생들이나 고등학생들이 많이 때리고 탈을 벗기려고 많이 해요. 그럴 때 마다 날씨도 좀 많이 덥고 귀찮고 짜증날 때가 있는데요. 그래도 돈 버는 게 쉬운 게 아니라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같이 즐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실례가 안 된다면 보수도 살짝 공개 가능할까요?

◆ 최철근> 업체나 하는 일에 따라서 다르지만 여름에는 평균 6만원에서 8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 김현정 앵커> 하루 종일 쓰는데 6만원에서 8만원.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니네요?

◆ 최철근> 네. 그래도 뭐 저한테는 충분히 만족하는 액수라서... (웃음)

◇ 김현정 앵커> 불판갈이는 하루에 보수가 어느 정도 됩니까?

◆ 김경태> 지금 하고 있는 일은 10시간 정도 일해서 한 달에 한 120정도 받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등록금도 본인들이 직접 대세요?

◆ 최철근> 저는 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김경태> 네, 저도 절반은 제가 부담하려고 하고요. 절반은 학비랑 생활비, 차비 이렇게 쓰려고 지금 모으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하루 10시간씩 일을 하는데도 등록금이 안 되는 군요. 사실 방송국 스튜디오는 기계들이 열 받으면 안 되기때문에 냉방을 굉장히 강하게 합니다. 그래서 춥다고 투덜댈 때도 있는데요. 갑자기 이 두 분한테 굉장히 미안해지네요. 이렇게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 꿈은 뭘까요?

◆ 최철근> 저는 지금 제 과가 사이버해킹보안과입니다. 그래서 지금 정보부 전문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 김현정 앵커> 김경태 씨는?

◆ 김경태> 제 꿈은 그냥 소박하게 대학 졸업하고 요즘처럼 취업되기 힘든 시기에 바로 취업돼서 돈을 모으고 싶네요.

◇ 김현정 앵커> 이런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이 꿈을 못 이루면은 누가 이루겠습니까? 꼭 그 꿈 이루시고요. 오늘 이 땀의 소중함 느끼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최철근,김경태씨>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