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기아 타이거스 이종범 선수
‘바람의 아들’ 이라는 별명이 요즘처럼 잘 어울릴 때가 없는 듯싶습니다. 이종범 선수. 다음 토요일 ‘2009 프로야구 올스타전’ 이 있는데 이종범 선수가 올해로 13번째 올스타 선수에 뽑혔습니다. 외야수 부분에서 최다득표구요. 역대에 올스타로 가장 많이 뽑힌 선수로 기록되게 됐습니다. 요즘 인터뷰가 너무 몰려서 저희도 어렵게 연결했습니다. 기아 타이거스에 이종범 선수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이종범>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13번이나 뽑히면은 이제는 좀 기쁨이 덜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떠세요?
◆ 이종범> 글쎄, 올스타는 팬 투표로 하기 때문에, 실력도 중요하지만 팬들한테 인기도 많이 얻어야 뽑히는 거니까, 팬들한테 항상 감사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정말 39, 불혹이 다 된 나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번 시즌에 잘 뛰셨어요. 4월에는 타율 2할5푼6리, 5월에는 2할8푼2리의 13타점 올리셨고요. 6,7월 되면서 성적이 더 좋아지셨죠. 비결이 뭡니까?
◆ 이종범> 아무래도 저희 팀의 지금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게 팀의 성적이니까 성적이 맞물려서 더 떨어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는 게 또 저희 팀 선수들끼리 응집력이 좋아서 계속 3위를 하고 있는데, 맞물려 가지고 저도 집중력을 많이 발휘해가지고 가장 좋아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시즌은 기록 면에서도 참 의미 있는 시즌이었죠?
◆ 이종범> 세운 게 500도루랑, 2500루타랑 1,000득점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한 번에 세 개 씩 세웠습니다. 기록을... 지난 8일에 500도루 달성 했을 때는 아들 정우가 경기장에 들어와서 꽃다발 이렇게 드리더라고요. 아빠한테... 그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이종범> 저희 아들이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더욱더 좋은 아빠, 좋은 야구선수로 더욱더 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우도 야구를 하는 거죠?
◆ 이종범> 네, 네.
◇ 김현정 앵커> 아빠로서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선배로서도 모범이 돼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셨겠어요. 평소에는 아들이 뭐라고 그러나요? 아빠한테... (웃음)
◆ 이종범> 저희 아들도 남자가 무뚝뚝해서 이렇게 아빠에 대한 성적은 신문으로 보고, 컴퓨터로만 보지, 집에 오면 또 자고 있고 그러니까 별로 그렇게 말이 없어요. 그렇게 많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부자가 다 무뚝뚝 하시군요?
◆ 이종범> 네, 네.
◇ 김현정 앵커> 속으로는 아마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겁니다. 후배들은 이번에 기록세우는 선배 보면서 뭐라고들 하던가요?
◆ 이종범> 세월이 말해주듯이 15년 정도 넘어야지만이 모든 기록을 이룰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가지고 모든 후배들이 더욱 잘 해가지고 기록도 깨주고 많은 기록들을 내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뭐, 이렇게 잘 할 수 있는 비결이 팀 덕분이다, 팀이 잘 해서다, 이렇게 겸손하게 말씀을 하시지만, 사실은 이종범 선수가 정말 노력파입니다. 기아의 조범현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가장 열심히 했던 30대 선수가 바로 이종범 선수다, 그만한 베테랑이면 부상이나 피로로 하루 쯤 쉴 만도 한데... 하루도 쉬지 않았다면서요?
◆ 이종범> 네, 네. 갈 때 아시다시피 은퇴를 하라고 많이 권유를 받았기 때문에, 우겨서 정말 선수를 했잖아요. 선수를 했는데 후배들 하고 같이 경쟁을 해가지고 이길 수 있어야지만 시합을 뛰니까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 했죠.
◇ 김현정 앵커> 솔직히 어린 선수들 하고 체력이 딸린다, 이런 생각은 안 드셨어요?
◆ 이종범> 힘들죠. 솔직히... (웃음) 힘들고 체력적으로 피곤한데, 지금 힘들어도 시즌 들어가면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좀 참고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게 힘이 안 들어서 체력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거군요? (웃음)
◆ 이종범> 그렇죠. 할 수 있는 시절보다 야구를 그만 둬야 된다는 생각이 드니까 후회는 되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가지고 열심히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지금 은퇴 이야기 잠깐 하셨어요. 지난 2007년에 저하고 인터뷰 했던 거 기억나세요? 이종범 선수. (웃음)
◆ 이종범> 네, 네. 기억나죠.
◇ 김현정 앵커> 당시에 은퇴설이 돌아서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 하고 제가 질문을 드렸더니 “아니다. 더 뛰고 싶다.” 그 한참 은퇴권유 이야기가 나오고 이럴 때 기분 어떠셨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 이종범> 제가 야구를 31년째인데 어렸을 때부터... 단지 그만 두라고 하니까 조금 두렵기도 하고, 아쉽기도 많이 하고 그러더라고요. 사실 여기 아니고 다른 데서도 뛸 수 있지 않나, 생각도 많이 했어요. 솔직히...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 운동만 할 수 있다면은 어디든지 가서 할 수 있다, 라고 생각 많이 하고 있었지만은 갖고 싶다고 해서 보여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것들이 많이 맞물려가지고 머리가 많이 아팠는데, 다행히 팀에서 선수로서 1년 더 하자고 얘기를 듣는 순간, 조금은 안정을 찾고 열심히 해서 제가 야구를 다시 할 수 있을 그럴 실력이 될 수 있는 걸 팬들한테 보여줘야 되니까, 이것이 조금 압박이 있었죠. 그런데 압박을 노력으로 많이 극복하고, 또 체력적인 것을 훈련으로 많이 극복해가지고 괜찮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 맘 고생했던 그때가 어떻게 보면 지금 야기된 것일 수 있겠어요?
◆ 이종범> 단순히 ‘그 야구가 뭔데?’ 라고 생각하고 그만뒀으면 좋은 기록들도 못 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렇죠. 그때 그냥 ‘몰라, 그만 둔다. 에라, 모르겠다.’ 이랬으면 이런 기록, 대기록을 세우는 일은 없는 거죠.
◆ 이종범>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이종범 선수, 야구천재선수 소리 들으면서 뛰던 예전하고 지금 노력파다, 노력파 베테랑이다, 이런 얘기 듣는 지금하고 비교하면 언제가 더 행복하세요?
◆ 이종범> 그때는 젊었기 때문에 제가 야구를 할 수 있다, 라는 그런 세월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걱정은 안 하고 생각했거든요. 야구에 대해서... 지금은 나이도 있고,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앞서다보니까 이거 안 되면 안 된다는, 그런 생각이 먼저 머릿속에 지배를 하고 있으니까, 뭐든지 긴장의 연속이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그만 두면 아마 이 시절이 더욱더 긴장 속에서 하는 게 더 재밌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요. 어떻게 보면 지금은 하루하루 뛸 수 있다는 그게 감사하고 행복하고... 정말 그럴 수가 있겠네요. 언제까지 선수로 뛰고 싶으세요?
◆ 이종범> 지금 현재 부상적인 문제도 없고, 체력에 문제도 없으니까 한 1,2년 더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앵커> 꼭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종범 선수는... (웃음) 올해 최고 소원이라면은 당연히 팀의 우승이겠죠?
◆ 이종범> 네. 10몇 년 동안 우승을 못해가지고, 하고 싶은데... 그래도 젊었을 때 우승한 거랑 나이 들어 우승하는 것은 틀리니까, 그때는 제가 주축이 돼가지고 우승을 했지만, 지금은 후배들 이끌면서 리더로서 해야 되니까 한국시리즈 올라가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우승하고 나서 다시 한 번 인터뷰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범>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7(금) KIA 이종범 "젊은 시절보다, 긴장의 연속인 지금 가장 행복"
200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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