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0(월) 정동영 의원 “당적 물으면 무소속, 그러나 가슴은 민주당”
2009.07.20
조회 254
- 용산 눈물 닦아 주는 게 정치
- 미디어법 반대 여론 ‘국민 저항권’수준
- MB 서민행보 ‘문제는 진정성’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동영 의원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고, 경제 살리기와는 무관한 정치적 파국을 몰고 올 언론법을 처리하지 않는 게 정치다” 지난 15일에 정동영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재선거 당선자들을 대표해서 의원선서문을 낭독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여당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는데요. 오랜만에 직접 연결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들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5년 만에 국회의원이 돼서 국회에 들어가신 소감 어떠십니까?

◆ 정동영> 신입생 같은 기분이네요. 정치 13년, 14년 접어들었는데 생각해보면 유치원 들어가서 고등학교 졸업하는데 13년 걸리니까요. 신입생 자세로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좀 달라진 게 있던가요, 국회?

◆ 정동영> 똑같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어떤 점이 똑같습니까?

◆ 정동영> 정치만 우리 국민들로부터 믿음, 신뢰를 받으면 저는 그게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선진화라는 것이 말보다는 굉장히 어렵죠. 어쨌든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간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무소속인 적은 처음이시죠?

◆ 정동영> 네, 처음이네요.

◇ 김현정 앵커> 무소속으로 서는 기분은 좀 달랐을 것 같습니다.

◆ 정동영> 굳이 당적을 물으면 무소속이지만, 저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또 제 머리나 가슴은 민주당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무소속이라는 것은 실감이 안 나신다고 들리고요.

◆ 정동영> (웃음)

◇ 김현정 앵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펴실 계획입니까?

◆ 정동영> 정치의 기본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정치의 A, B, C... 가령 제가 짤막한 의원언서에서도 말씀드린 겁니다만, 정치라는 게 결국 국민이 시켜준 거고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요. 그러면 국민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피는 거죠.

첫째로는 오늘이 6개월째나 됩니다만,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눈물... 정치가 뭘까요?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정치의 기본이라고 한다면 국민이 반대하면 그것을 경청하고 받아들이는 게 정치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언론법을 강행처리하는 것은 정치가 국민 위에 있다는 건데, 그런 정치는 세상에 없고, 용납되지도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용산과 미디어법 얘기를 역시 하셨습니다. 용산 얘기부터 들어보고 싶습니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딱 6개월째가 되는 날인데요. 현장에도 다녀오셨나요?

◆ 정동영> 네, 당선되고 서울로 와서 일주일에 한번쯤은 가서 유족 분들을 뵈었습니다. 오늘이 마침 6개월째 되는 날인데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1월이니까 벌써 6개월째인데. 지난 겨울방학 때 아버지를 잃고 영안실 장례식장에서 등하교하는 중3, 고등학교2학년, 고등학교 3학년 자녀들이 여름방학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은 모든 생계수단을 다 잃었죠. 참사현장에서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하루하루 참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분들에게 정부는 어디에 있고 그분들에게 정치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제가 처음 월요 시국미사에 참석했을 때 신부님께서 저를 건너다보시면서 “일년 반 전에 정동영 후보가 조금 더 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참 부끄러웠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국무총리실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사과와 관련된 보상 문제는 재개발조합과 유족간의 민사문제다, 때문에 정부에 대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일종의 떼쓰는 게 아니냐는 답변을 내놓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동영> 속 터지는 얘기죠. 이 문제 풀 수 있는 핵심은 결국 대통령 결단에 있다고 봅니다. 경찰, 검찰, 구청, 서울시, 모두가 눈치보고 있습니다. 위만 쳐다보고 있는 거죠. 책임 미루고 있고. 그 진상은 묻어두기에 급급합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의 결단밖에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 문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법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정치의 문제입니다. 법의 문제로 보는 것은 당국이 지금 용산에서 공권력투입해서 진압하고 그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정당한 법집행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요. 정당한 법집행이라면 지금 법원이 수사기록, 검찰에서 경찰간부들 불러서 조사한 내용 중 3,000페이지를 제출하지 않고 있거든요. 법원이 그걸 내라고 하는데 검찰이 안 낸다 말이죠. 이건 법원에 대한 모욕입니다. 법원이 명령했는데 검찰이 안 듣는 거거든요.

국가를 어떻게 이렇게 운영할 수 있습니까? 3천 페이지를 내면 과연 경찰이 정당한 집행인지 아니면 과잉집행인지 가려질 것입니다. 과잉 집행이 되면 국가는 마땅히 배상해야 되는 거고요. 이것이 법의 문제이고. 정치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생명 위에 정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희생된 5분, 경찰관 1명, 대한민국 국민이고, 또 지금 살아남아서 매일같이 눈물 흘리는 유가족, 보듬어야 할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대통령 결단이 해법이라는 말씀 하셨는데요. 대통령 얘기가 나왔으니까 이것도 여쭙고 싶네요. 요즘 이명박 대통령께서 서민행보를 강화하고, 또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급락했던 여당의 지지율도 회복해가고 있다, 그러니까 서민행보를 취하는 것이 국민들의 가슴을 움직이고 있다, 이런 평가들이 나오는데요. 정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문제는 진정성입니다. 그 서민행보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용산참사 현장에 와보셔야 합니다. 두 번째 비정규직 문제, 이렇게 방치돼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 공룡슈퍼문제인데요. 지난번에 이문동에도 가셨지만. SSM, 슈퍼슈퍼마켓, 현재는 5백 개인데 더 늘어납니다. 그러면 골목슈퍼 12만 개 되는 것 다 문 닫아야 합니다. 이것뿐 아니라 제과점, 문구점, 옷가게, 신발가게 다 쓰러지게 되는데. 이건 국민 대다수라고 볼 수 있거든요.

선진국에서 하는 거 보면 대형유통업체가 작은 도시에 들어 갈 때 지역경제영향평가제라는 것이 있어요. 그래서 제한하거든요, 영업시간도 제한하고. 아무리 시장 만능주의라고 하지만 강자가 다 이런 골목 상권까지 싹쓸이하는 것, 이것 지켜보는 것이 정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갑자기 이 질문 드려보고 싶네요. 대선에서 함께 겨뤘던 후보로서, 지금 정부와 지금 청와대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이나 주고 싶으세요?

◆ 정동영> 글쎄요, 국민들께서 몇 점이나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반문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의 후퇴는 결정적입니다. 지금 거리의 국민들, 지방에 계시는 시민들, 마음속에 두려움이 있거든요. 국민을 두렵게 하는 것, 그건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시간이 없지만, 한 가지만 더 여쭤보죠. 정 의원께서는 언론인출신이기도 한데요. 미디어법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간단합니다. 이 법에 손대지 않으면 됩니다. 그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손을 대지 않는다?

◆ 정동영> 방송법이 왜 문제가 됩니까? 가만히 있는 방송법을 개정해서 방송보도 장악을 시도하는 정부여당 때문입니다. 이것은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법 개정이라고 봅니다. 어떤 법이나 정책도 50% 이상이 반대하면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60%가 반대한다면 이것은 압도적인 반발입니다. 그런데 이게 70%가 넘으면 국민저항권을 행사할 수준에 달하게 됩니다. 지금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시간을 너무 끌었다는 게 여당의 주장인데요?

◆ 정동영>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의 문제입니다. 국민의 압도적인 저항권행사 수준에 들어있는 법을 처리한다면, 정치는 파국이 될 거고 불행한 일이 생길 겁니다. 이것은 그만 두는 것이 해답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