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김학윤 부회장
전국 고등학생들이 수능 시험 대비해서 치르는 모의고사죠.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EBS의 외주 PD가 강남학원가로 사전유출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금 학부모와 학생들 또 다시 불신에 떨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암암리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인데요. 어떻게 된 일까요.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의 김학윤 부회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우선은 이 전국연합학력평가라는 시험이 어떤 시험인지 알고 싶은데요. 전국 고등학생들이 모두 응시하게 되는 시험입니까?
◆ 김학윤> 전국연합학력평가라는 것은 내신과는 무관한 시험이고 수능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모의고사입니다. 이 시험을 출제, 관리하고 주관하는 기관이 실제 수능을 출제하는 교육과정평가원 또는 시도교육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보는 것이고. 이 시험을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하는 시험이거든요. 이런 시험이 올해는 고3의 경우 6회가 계획되어있고. 1, 2학년은 4번씩 치르도록 되어있습니다. 물론 이것 외에도 사설학원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가 많이 있지만,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이 동시에 치루는 시험은 교육청과 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학생들이 이 시험 결과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겠어요?
◆ 김학윤> 당연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자기 진로가 결정되고 시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연말에 출제되는 수능 난이도에도 이게 영향을 미친다고요?
◆ 김학윤>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치른 모의고사에 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했는데요. 수능, 수리탐구영역, 흔히 말해서 수학이라는 부분이 굉장히 어렵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정식으로, 정식 수능에서는 난이도를 낮추겠다, 대비를 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모의고사지만, 실제로 출제경향이라든가 난이도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학윤 부회장님 따님이 고3이라고 들었는데요. 이번 사건 보면서 고3 학생들은 뭐라고들 하고 있습니까?
◆ 김학윤> 학생들 사이에서는 시험지가 사전유출된 것 같다는 소문이 좀 돌았다고 합니다. 학원가에서 학원에 학생모집책으로 그런 같기도 하고, 실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설마 설마 했는데. 이번 경찰조사로 인해서 학생들도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라든가 교육과정평가원도 믿지 못하겠다,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언제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그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는 건가요?
◆ 김학윤> 저희 딸 얘기로는 지난 3월 모의고사 때부터 일반학원에 다니는 친구가 학원 선생님이 하는 말이 교육과정평가원이나 교육청과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문제도 사전에 알 수 있고, 자기 학원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시험에 철저히 대비해줄 수 있다고 말을 하기에, 설마 그럴까라고 했었는데. 그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실제로 학원에서 대비해준 문제를 보니까 거의 유사하게 출제됐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학원선생님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자랑을 한 거예요?
◆ 김학윤> 그렇죠. 학원으로서는 학원 선전도 하고. 학원강사 같은 경우는 족집게 강사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정보도 많이 빼내고, 그런 정보들을 유출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수사로 밝혀진 바로는 EBS 외주PD가 6번 유출했다고 알려졌지만. 조사를 해보면 과거에도 수년 전에도 크게 작게 반복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 김학윤> 실제로 이런 소문은 여러 해 전부터 많이 있었지만 증거 부족으로 유야무야 된 경우가 많이 있었고요. 실제로 문제된 것은 2007년도에 김포외고 시험문제가 유출이 되어서 합격생 25%가 한 학원에서 차지한 경우가 있었거든요. 많은 국민들은 이런 시험지 유출이 단지 이번뿐만 아니라 만연화 되어있고 관행화 되어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일로 모의고사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졌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시민단체 참여하는 학부모로서 이번 사건 어떻게 느끼십니까?
◆ 김학윤>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과정평가원이나 시도교육청이 공정성, 공신력을 가져야 되거든요. 이번 같은 경우는 공신력이 땅에 떨어져서 교육 개혁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처지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서는 우리 교육이 너무 입시위주로 되어가고, 입시를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토가 마련되어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실제 입시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사교육기관의 힘이라는 것이 사회곳곳에 파고들고, 심지어는 시도교육청까지 그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혹시 모의고사 자체를 없애버리자는 주장도 나올 수 있을까요?
◆ 김학윤> 물론 그런 생각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모의고사 자체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시도교육청이 주관해서 모든 학생들을 모의고사를 보게 하는 것은 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무슨 말씀이신가요?
◆ 김학윤> 사실 모의고사, 수능이라는 것이 전국 학생들을 점수로 줄 세우고, 획일화된 교육을 지향하는 것이거든요. 때문에 시도교육청까지 나서서 학원, 사교육기관처럼 모든 학생들을 줄 세우는 역할, 교육을 획일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마지막 수능 난이도 조절에는 도움이 된다는 것 아닌가요?
◆ 김학윤> 그런 것을 위해서는 한 두 번 정도 치르면 모를까. 전국 고3학생들을 6번이나 어떤 유형화된 시험에 익숙하도록 하고, 교육과정평가원이나 시도교육청이 암기식 교육을 주장하고 창의력 사고력을 말살하려는 교육은 교육계 관행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대안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 김학윤> 입시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거든요. 경쟁이라는 것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 간에도 학원 간에도 부모 간에도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입시 부정 유혹 같은 것이 더 많아질 것으로 봅니다. 물론 엄격히 관리하고 통제하고 철저히 수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시부정이 발생하지 않을 근본적인 처방 같은 것을 내릴 필요가 있거든요.
그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입시경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되어야 되지 않겠는가, 입시제도 같은 경우도 다양한 능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좀 개조를 하고. 수단방법가리지 않고 대학만 들어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실력이 있는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또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런 학생만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그런 노력을 위해서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들의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EBS 수능방송은 사실 사교육 줄이자고 시작한 방송인데, 사교육 시장과 손잡고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게 믿기지도 않고 화가 많이 납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6(월)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시험지 유출 소문 이미 돌고있었어”
20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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