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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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월) 탈북가수 한옥정 "북한창법 버렸다..주현미 만나다니 천국이 따로없어"
2009.07.06
조회 2432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탈북가수 한옥정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도 노래얘기를 하게 되네요. 남한 트로트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통 큰 포부를 밝힌 가수 한 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1998년에 탈북을 해서 2003년 남한으로 들어온 탈북가수 한옥정 씨인데요. 그동안에서도 그룹 활동을 하면서 탈북가수로 유명세를 탔었는데 이번에는 북한창법을 과감히 버리고 남한식 트로트에 정면도전을 했다고 해서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옥정 씨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 한옥정> 네, 안녕하십니까? 한옥정입니다.

◇ 김현정 앵커> 한 톤 높으세요. 저 보다. (웃음) 반갑습니다. 한옥정 씨 하면은 탈국자들로 구성이 되었던 ‘달래음악단’의 리더로 활동하셨던 분이죠?

◆ 한옥정> 네, 네. 맞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머리에 꽃도 꽂고, 한복 입고 이렇게 북한창법으로 불러서 유명해졌던 분인데 어떻게 남한창법으로 변신을 하게 되신 거예요?

◆ 한옥정> 저도 남과 북이 통일을 위해서 문화적인 통일도 필요한 거 같아서 제가 북한문화만 고집하는 게 아니고 남한에 왔으니까 여기 노래도 부르고 싶어서 도전해봤는데... (웃음)

◇ 김현정 앵커> 우선 노래를 잠깐 신곡을 듣고 가는 게 빠를 것 같아요. 제목이?

◆ 한옥정> ‘흔들어주세요’ 인데요. 많이 흔들어야 되는데... (웃음)

◇ 김현정 앵커> 잠깐 우리가 듣고 올까요?

“울렁울렁울렁되는 나의 마음이 살상살랑살랑되는 당신 때문에 ~~” (노래)

◇ 김현정 앵커> 신나는 곡이네요. 북한식의 창법은 전혀 느낄 수가 없어요. 지금 잠깐 들었지만...

◆ 한옥정> 아, 진짜요? 고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남한창법과 북한창법은 어떻게 다른가요? 두 개다 해보시니까...

◆ 한옥정> 제가 그러면 남한창법, 북한창법 이런 거 보면, 예를 들어서 같은 노래라도 이선희씨의 ‘인연’같은 경우에는 “약속해요. 이 순간이 다 지나고 ~~” 이렇게 부르잖아요. 그런데 북한창법은 옥타브가 대개 높아요. “약속해요. 이 순간이 다 지나며 ~~” 이렇게 조금 가성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같은 노래 같지가 않아요.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차이인데 바꾸기가 어렵지 않으셨어요?

◆ 한옥정> 사실은 제가 트로트를 부르고 싶어서 너무 그랬는데, 아까 그 목소리는 북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북한에서 하라는 목소리니까 내 목소리가 아닌 걸로 변형을 했고요. 지금은 사실은 북한에 있을 때 제 목소리에서 자본주의 냄새, 부르주아 냄사가 난다고, 사실은 말하는 목소리가 제 목소리거든요. 그래서 그런 자본주의 냄새가 난다고 노래를 못하게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찾고찾고 하니까 자본주의 목소리 찾아서... (웃음)

◇ 김현정 앵커> 자본주의 목소리가 따로 있습니까? (웃음)

◆ 한옥정> 편안한 목소리...

◇ 김현정 앵커> 1998년에 탈북을 해서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2003년에 한국으로 입국을 한 탈북가수인데요. 원래 북한에서도 가수를 하셨던 거예요?

◆ 한옥정> 저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정말 어려서부터 머리에 리본 달고 로봇처럼 어릴 때부터 그것을 했어요. 어릴 때부터 노래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릴 때부터 하다가 이쪽으로 넘어오기 전까지 계속 가수로 활동을 하신 거예요?

◆ 한옥정> 선전대라고 북한에서 가수활동을 하다가 넘어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예술선전대. 그렇군요. 북한에서의 연예인하고, 한국에서의 연예인, 와서 10년 동안 해보시니까 어떻게 다르던가요?

◆ 한옥정> 제가 10년은 안 됐고요. 중국에서 한 5, 6년동안 살다가 한국에 온 지는 한 6년 됐습니다. 그런데 그 북한 연예인하고 남한 연예인의 차이를 보면 북한 연예인은 조선중앙텔레비전 하나 밖에 없으니까, 조선중앙티브이에 많이 나오고, 공민배우, 인민배우 순위대로 인기가 올라가는데, 시민가수라도 좋은 곡이 있고, 정말 좋아서 하면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맞아요. 인터넷에 UCC 같은 거 떠서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기도 하고, 길이 여러 가지가 있죠. 이쪽은.

◆ 한옥정> 그리고 북한에서는 체계적으로 활동을 해가지고 다 경력이 쌓이면 어떠한 인민배우까지 올라가는데, 여기는 누구에게는 기회가 다 있다는 게 너무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팬 문화 같은 게 북한에는 인터넷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여기는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자기 카페도 있고, 팬클럽도 있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고, 한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모임이 있는데, 북한은 사실은 그런 게 없어요. 그런 게 연예인들이 틀린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와서 좋은 점들 말씀해 주셨는데, 반면에 탈북자 연예인으로 살기에 좀 어려웠던 것들, 지금 생각하면 서럽고 힘들었던 기억도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떠세요?

◆ 한옥정> 사실은 제가 분명히 저는 인정을 합니다. 북한에서 저 정말 한국에 오니까 외모가 사실은 많이 안 좋아요. 안 예뻐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아니에요. 저 사진 봤어요. 예쁘시던데요. (웃음)

◆ 한옥정> 그래서 데뷔했을 때, 제 얼굴 보고 인터넷 문화가 아까 좋다고 했는데 좋은 면도 있고, 조금 안 좋았던 게 제 얼굴 보고 막 악플 다는 사람, 그때 나이가 28, 29이였는데, ‘40이 넘은 아줌마가 너무나 나이를 많이 속였다’ 악플 다 하고, 이번에는 '흔들어'로 나오니까 3년 만에 제가 다시 컴백을 했거든요. 그런데 '3년 동안 뭐했냐고 그 얼굴 그대로 나왔냐' 이러면서... (웃음)

◇ 김현정 앵커> 성형수술 안하고 뭐했냐고 이런 악플이 또 붙고... (웃음)

◆ 한옥정> 또 하면 했다고 뭐라 할 거예요. (웃음) 그런 게 조금 안 좋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인터넷이라는 게 있어서 가수들 활동하기에 편하지만, 악플에는 상처받을 수 있는 안타까운 그런 일도 있네요. 북한에 있을 때도 좋아하는 가수가 있었나요? 제가 듣기에는 남한가수들의 노래는 공공연하게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불러진다고 들었는데...

◆ 한옥정> 네, 사실은 저는 주현미 선생님 그 노래. 제가 정말로 지금도 선배님이라고 안 부르고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주현미 선생님의 목소리를 따라 물건너 강건너 북경을 넘어서 온 것 같아요. 지금도 저는 우연한 기회에 주현미 선생님 만나서 너무너무 저를 많이 이뻐해주시고 하니까, 저는 지금 천국이 따로 없어요. 정말 제가 원하던 분을 가까이서 만나고...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주현미 씨 노래를 거기서도 좋아하셨군요. 한옥정 씨 이제는 북한식 창법이 아니라 남한식 트로트로 정면대결을 벌이게 됐는데, 앞으로의 꿈, 목표가 있다면 짧게.

◆ 한옥정> 저는 그냥 남한이나 북한이나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산에 가면 산 노래 부르고, 들에 가면 들노래 부르는 다방면적인 가수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좋습니다. 빨리 통일이 되어서 북한노래, 남한노래 다 섞어서 부르는 한옥정 씨가 톱가수가 되어 어디서든 환영받는 그런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열심히 하십시오. 고맙습니다.

당찬 신세대 가수예요. 한옥정 씨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