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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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목)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과잉진료?...인공호흡기는 돈 안받아요"
200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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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1년 반 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미동조차 하지 않던 김모 할머니, 사망 임박이라고 판단하고 호흡기를 떼어냈지만 지금까지도 자가호흡을 하면서 지금까지 생존해 계십니다.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법원까지 나서서 판정했지만, 사망임박이라고 오판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존엄사가 일반화됐을 때 얼마나 많은 오판이 나올까, 또 살 수 있는 사람도 유가족 뜻에 따라서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김 할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죠. 연세의료원 박창일 원장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논지는 아니지만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부분 먼저 질문을 드리자면. 존엄사 시켜달라고 병원 대상으로 소송 걸었던 김씨 할머니 가족들이 이번에는 호흡기 필요 없는 사람한테 왜 여태 호흡기를 끼웠느냐고 또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네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창일> 우선 지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데... 지금 환자 상태는 위험한 상태에 노출된 겁니다. 잘못하다간 다시 인공호흡기를 껴야 할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상태인데, 이것을 정상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환자를 안전하게, 지난 1년 4개월 간 환자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면서 가래라든가 이런 것을 충분히 잘 뽑아주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지, 그렇지만 지금은 인공호흡기를 뺀 상태에서 호흡은 있지만 굉장히 위험한 상태에 노출되어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생명을 살린다는 입장에서는 지금이라도 여차하면 인공호흡기를 다시 집어넣어야 됩니다. 보는 눈에 따라서 지금 왜 호흡하고 있는데 인공호흡기를 전에 했었나? 지금은 사망을 전제로 빼놓은 거지, 삶을 전제로 빼놓은 것이 아닙니다. 삶을 전제로 했다면 지금 저희가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혹시 인공호흡기를 끼고 있어서 병원비가 더 들어간 것 아닌가요, 그래서 과잉 진료하신 건 아닌가요?

◆ 박창일> 중환자실은 본래 적자입니다. 그리고 인공호흡기를 한다고 그걸로 인해서 돈을 더 받는 것도 없고. 그게 되면 몇 푼이나 되겠습니까? 사람 생명을 자꾸 돈에다 연결시키고 그러면 이게 우리 사회가 암만 돈돈돈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자꾸만 그런 것을 대입시킨다는 것은 정말 너무 언어도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실제로 더 내고 계신 건가요, 그 가족들이?

◆ 박창일> 지금 현재는 돈을 안 내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이 환자에 대해서 소송을 걸어서.

◇ 김현정 앵커> 얘기를 돌려보죠, 김모 할머니 상태 어떠신가요?

◆ 박창일> 아직도 호흡은 변함이 없고요. 가래를 뽑아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 어떻게 갑자기 돌아가실지 저희가 지켜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호흡기 제거하실 때 그 순간에 눈물을 흘리셨다고 해서 많이 이야기가 됐는데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 박창일> 중환자실 계실 때도 가끔 눈물을 흘리셨거든요. 그건 뭔가 하면, 자극이 들어가면 눈물이 날 수 있고, 또 하품하면 눈물이 나는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와 같이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감정이입이 없이 그런 눈물이 날 수가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대법원은 사망이 임박했다고 전제하고 그런 환자라면 더 이상 연명치료가 무의미하다고 판정을 내렸던 건데, 지금 상황에서 보면 이 판단에는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 박창일> 그 부분에서는 저희가 의견이 조금 달랐던 거고. 저희는 사망임박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했었고요.

◇ 김현정 앵커> 병원 의견은 달랐죠?

◆ 박창일> 네. 그래서 계속 저희는 이분은 생명을 지킬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인공호흡기를 떼면 위험에 노출된다고 해서 떼지 말자는 것이었고. 가족이나 이분들은 사망해도 좋으니까 인공호흡기를 떼 달라, 그리고 법원에서는 그런 것을 받아들여가지고 인공호흡기를 떼라고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인공호흡기를 떼면 바로 돌아가시는 거라고 법원은 판단을 한 건데, 지금 상황은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오판을 한 것 아닙니까? 그 당시 판단은 어떤 분이 하신 건가요. 판사가 의료인은 아니신데?

◆ 박창일> 판사가 다른 병원의 의사 분들에게 의뢰를 합니다. 그분들에게 이 환자의 상태를 의뢰를 하는데, 그분들이 자료를 준 거죠. 저희가 3단계로 나눈 것 중에 2단계, 즉 사망임박단계는 아니라고 얘기를 한 거고. 그분들은 사망임박단계다, 이렇게 법원에 의견을 제출한 거고.

◇ 김현정 앵커> 김 할머니 케이스를 보면서 우리가 아무리 법제화 시켜놓고 기준을 정해놔도, 항상 인간의 생명이라는 것은 오판의 가능성이 있는데요. 의료인들 10명을 놔도 5명이 다를 수 있고요. 그렇다면 이게 과연 어떻게 법제화가 가능할 것인가, 어떻게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인가?

◆ 박창일> 저는 이번 과정에서도 다시 한 번 얘기하고 싶은 것은 주치의사의 이야기를 믿어야 한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가장 오래 지켜봐온?

◆ 박창일> 그렇죠.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사의 의견을 많이 참고를 했으면 죽음의 임박단계라는 말보다는 인공호흡기에 의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단계이고,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으면 혹은 급하면 인공호흡기를 뺐다가도 지금 만약 환자가 사망으로 들어가는 그런 순간에 다시 인공호흡기를 하면 굉장히 오래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인공호흡기를 하지 말라고 그러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거든요. 누구도 모릅니다.

◇ 김현정 앵커> 10년 산 케이스도 있다고요?

◆ 박창일> 그렇죠. 미국에서 첫 번째 한 경우도 그분도 똑같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했는데, 하고 나서 10년 간 살았죠.

◇ 김현정 앵커> 지금 법제화된 기준이 없는 거죠?

◆ 박창일> 그렇죠. 그래서 이건 빨리 법으로 제정이 되어야 되고. 여러 의료계도 의견을 모으고. 종교계, 법조계 다 같이 의견을 모아서 빨리 법제화를 해야지만 좋은 가이드라인이, 기준이 서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조심스럽습니다만, 김 할머니 얼마나 지금처럼 호흡하면서 견뎌주실 것으로 생각하세요?

◆ 박창일> 지금 굉장히 위험 상태에 환자 분이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간다고 말씀을 못 드립니다. 예를 들면 인공호흡기가 있을 때는 저희가 가래를 저 깊숙이 있는 것까지 뽑아줄 수 있는데, 지금은 목 근처 것만 뽑아주고 있거든요. 만약에 이 분이 감기에 걸린다, 그래서 가래가 많이 나온다고 하면 걷잡을 수 없이 폐렴으로 연결되고, 바로 사망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공호흡기를 하고 있는 것과 안 하고 있는 것의 큰 차이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잉진료 논란 되면 생명은 생각 안 하고 하는 거죠. 생명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논란이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