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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토)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올레를 걷다
2009.06.27
조회 315
- 이번이 세번째 올레길, 힘들지 않아
- 앞으로는 도비를 정식적으로 들여 만들었으면
- 지금까지 100번 이상 제주 찾아
- 현 정권,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했으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구성수 앵커
■ 대담 : 작가 조정래
제주 올레, 들어보셨습니까? 자동차 타고 명소만 골라보는 관광이 아닌, 제주의 속살을 느끼며 천천히 걷고 때로 쉬어가는 도보여행은 어떻습니까? 제주에 걷기 좋게 만든 코스를 2년 전부터 하나하나 만들어나가기 시작해서 그것을 제주도 방언을 따서 올레라고 부르는데요. 13번째 코스까지 완성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 13번째 코스가 첫 개장을 하는 날인데요. 제주와 올레를 아끼고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소설가 조정래 씨도 그 분들 중 한분인데요. 지금 만나보겠습니다.
◇ 구성수 앵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 조정래> 다음 글을 쓰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 구성수 앵커> 오늘 올레 나설 준비는 마치신 거죠?
◆ 조정래> 비가 오고 천둥치다가, 지금 날씨가 개고 햇빛 나고 하니까 걷기 좋은 날씨입니다.
◇ 구성수 앵커> 오늘 13번째 코스가 개장하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해안가를 따라 이어갔는데, 이번에는 제주시 용수포구에서 한라산 쪽으로 연결을 했다고요. 기대가 많이 되시죠?
◆ 조정래> 제주도는 온 천지사방이 아름다운 경치이기 때문에 어느 코스를 걸으나, 바다와 파도 소리와 맑은 공기와 함께 하는 곳이니까 참 좋습니다.
◇ 구성수 앵커> 올레가 무슨 뜻인지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 조정래> 골목, 고삿, 샛길, 그런 제주도 방언인데요. 사람들이 걸어만 다니는 길이란 뜻이죠.
◇ 구성수 앵커> 올레 코스 만들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이나 됐다고 하네요. 이게 관공서에서 주도하는 게 아니라 마을 분들이며 자원봉사자들, 특전사 대원들이 힘을 모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정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 조정래> 처음 시작을 언론이 출신인 서명숙 선생께서, 그 분이 퇴직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버려진 길들을 찾기 시작한 건데요. 민간인 손을 떠나서 앞으로는 도에서 도비를 정식적으로 들여서 제주도를 일주하는 도보 여행길을 만드는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고요. 앞으로 그 길이 완성된다면 도시의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여유 있는 생활공간을 위해서 좋은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구성수 앵커> 전에도 올레를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 조정래> 오늘로 세 번째입니다. 그 전에 두 번 걸었고, 앞으로도 시간 나는 대로 일주가 다 될 때까지 몇 코스가 될지는 모르지만 시간을 내서 걸으려고 합니다.
◇ 구성수 앵커> 선생님 연세에 힘들진 않으신가요?
◆ 조정래> 젊은 시절은 격렬한 운동이 좋지만 늙을수록 걷는 운동이 최고라고 하니까. 60대에는 가장 적합한 운동이 걷기일 테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걷습니다. 힘들지 않습니다.
◇ 구성수 앵커> 걸을 때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 조정래> 길이라는 건 사색을 말하고, 칸트가 길을 걸으면서 칸트 철학을 완성했듯이, 우리의 정신을 깊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기본 건강을 찾아주는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을 함께 만들어주는 것이 걷는 것이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구성수 앵커> 혹시 제주와 특별한 인연이 있으신가요?
◆ 조정래> 45년 전 대학생 때 제주를 처음 찾아왔는데 그때 받은 감동이 너무 커서 그 아름다운 경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고... 온 영혼이 휩쓸려 들어가는 것 같은 경험이었기 때문에 그 후로 백 번 이상 제주도를 찾아오면서 올 때마다 좋고, 많은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이고 세계에서 몇 번째 안 가는 좋은 경치니까, 공기 좋고 하니까 가봐라, 인심도 좋다, 그런 얘기 합니다.
◇ 구성수 앵커> 오늘은 부인이신 김초혜 시인과도 같이 가신다고 들었는데요. 가시다가 다른 곳으로 빠지시는 건 아니겠죠? (웃음)
◆ 조정래> (웃음) 오래 걸을수록 좋은 거니까, 꾸준히 13Km 다 걸을랍니다.
◇ 구성수 앵커> 평소에도 김초혜 여사님과 많이 걸으시나요?
◆ 조정래> 매일 한 시간 씩 산책을 하죠. 그게 30년 됐습니다. 그게 제 기본 건강을 지키는 운동이죠, 맨손체조와 함께 산책이.
◇ 구성수 앵커> 부부 간 정도 깊어지고요?
◆ 조정래> 그럼요. 인생도 느끼게 하고 여유도 느끼게 되고 좋죠. 인생도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문학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철학적인 것, 세계적인 역사까지 전부 다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참 좋은 시간이죠.
◇ 구성수 앵커> 사모님이 행복하시겠어요?
◆ 조정래> 오히려 제가 행복한 거 아닌가요? (웃음)
◇ 구성수 앵커> 사실 오늘 즐거운 인터뷰로 모셨지만, 시국선언도 하셨고 또 마음이 어수선하실 것 같은데요. 이야기 안 여쭤볼 수 없네요. 최근 시국 관련해서 뭐가 가장 답답하고 문제라고 보십니까?
◆ 조정래> 시국이라고... 항상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조금씩 삐그덕 거리고 그렇죠. 그러나 지금 시국이 큰 문제는 아니고 좀 더 민주적인 방법, 대중과 국민과 소통하는 정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구성수 앵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야기 나누다보니 참 부럽습니다. 저도 당장 제주도에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네요.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