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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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월) 연세대 조원철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장 "제2의 삼풍 걱정, 아직도.."
2009.06.29
조회 287
- 내진 시설 등 안전규정 못미쳐
- 공무원 순환보직, 전문성 떨어져
- 참사 후 몇 개월 지나면 다 잊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원철 연세대 교수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장)

14년 전 오늘 바로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날입니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 경이었습니다.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이 500여명,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700여명에 이르는 정말 우리 모두를 경악케 했던 대형참사였는데요. 사실 그 이후로도 대구지하철 참사, 숭례문 화재, 이런 인재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왔습니다. 14년이 지난 오늘, 우리의 방재안전시스템은 얼마나 강화됐을까요.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장 조원철 교수와 짚어보죠.

[IMG0]◇ 김현정 앵커> 14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소식,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시죠?

◆ 조원철> 분명히 기억나고, 저희들 현장에 워낙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지금 뇌리에 떠오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장면이 특히 기억나세요?

◆ 조원철> 한 사람, 한 사람 구해냈을 때 그 감격이요, 그건 잊을 수 없죠. 며칠 기다렸을 때 또 한 사람 나오는, 진짜 살아있다고 하는 것이, 생명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우리가 귀하게 느껴졌던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저도 그때 기억이 납니다. 뉴스를 보면서 믿기지가 않았고요. 특히 삼풍백화점 하면 강남에서도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럭셔리한 백화점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무너졌다고 하니까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주말 동안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13층 아파트가 통째로 옆으로 쓰러졌다, 이 뉴스도 들으셨죠?

◆ 조원철> 그것도 공사도중에 기초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통째로 넘어지는, 삼풍백화점 하고는 붕괴 양상이 전혀 다르게 통째로 엎어지는 그런 사고였죠.

◇ 김현정 앵커> 삼풍백화점 사고도 그렇고 중국 아파트 무너지는 것도 그렇고 원인은 무엇일까요?

◆ 조원철> 전부 부실시공이죠. 예를 들어 철근 같은 것이 비싸니까 제대로 설계대로 넣지 않고 하는 부실시공이 근본 원인이었죠.

◇ 김현정 앵커> 삼풍백화점 이후에 사회적인 반성도 많았고 그렇게 14년이 흘렸습니다. 교수님 보시기에 지금은 더 이상 그런 걱정 안 해도 되는 걸까요?

◆ 조원철>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아닙니까?

◆ 조원철> 네.

◇ 김현정 앵커> 너무 딱 잘라서 말씀을 하시네요?

◆ 조원철> 분명히 아닙니다. 첫 번째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각종 시설을 할 때 시설안전규정이라고 할까요. 이런 내용이 아직도 안전규정에 굉장히 못 미친다, 왜 그러느냐 하면 막대한 돈이 들거든요. 소위 내진이라고 해서 건출물 얘기할 때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내진구조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 그러니까 건축주들이 그런 돈 드는 것을 가능한 한 줄이려고 하고요.

◇ 김현정 앵커>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은 얼마나 들까요?

◆ 조원철> 내진 기준에 따라서 다른데 적게는 1. 5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도 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건축주들이 가능한 한 절약해서 해야 되니까 튼튼하게 안 한다는 거군요. 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 조원철> 시설자체는 그런 문제가 있고, 또 이런 재해가 일어났을 때 재해를 관리해야 할 각급 정부기관, 중앙정부라든가 자치단체라든지, 특히 자치단체 쪽으로 가면 재해관리에 대한 전문성이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순환보직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한 2~3년 방재업무를 하다가 그 다음에 다른 보직을 가버립니다. 그러면 새로운 분들이 와서 익숙하기 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거든요. 우리가 재해가 없으면 좋겠습니다만, 만약에 일어났을 때도 적절하게 관리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이런 관리를 잘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관리에 대한 정부 전문가,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굉장히 덜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염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건축을 하는 단계에서 짚어본다면, 전문가가 보시기에 정말 이 부분은 문제다, 싶은 부분 있으세요?

◆ 조원철> 아까 건축물에서 내진이라고 하는 건데, 내진도 리히터 규모로 지진규모로 3회 견딜 수 있느냐 5회, 7회 견딜 수 있느냐 하는 각종 기준이 있는데. 이 기준을 최소한으로 낮추려고 건축주들은 애를 쓰고 있거든요. 그렇게 해놓고도 내진 규정에 맞게 했다고 큰소리는 치고 있죠. 그러나 실제 내용이 지진규모 얼마에 견딜 수 있도록 얼마까지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냐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얘기이고.

또 하나는 실제 건축물을 시공하면서 제대로 설계됐느냐 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고층 아파트들이 있는데, 이런 높은 빌딩에서는 반드시 비상대피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7개 층 10개 층 마다 큰 공간을 만들어서 화재가 나더라도 몇 시간 동안 주민들이 견딜 수 있도록, 2~3 시간 견딜 수 있도록 그런 준비된 공간이 있어야 되는데,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건축물에는 아직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저도 못 봤네요. 일단 불나면 1층까지 어떻게든 가야 되는 거잖아요?

◆ 조원철> 그렇죠. 예를 들어서 작년에 숭례문 사고 이후 11일 후에, 정부청사가 불이 났거든요. 불이 났을 때 한 30여명 밤에 근무하던 공무원들이 하나같이 100%가 전부 옥상으로 올라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건 뭐냐 하면 평소에 건물에 대한 이해를 전혀 하지 못하고, 비상대피 훈련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증명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비상대피 공간도 만들어야 하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비상훈련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인데요.

◆ 조원철> 절대 필요하죠.

◇ 김현정 앵커> 벌써 여름도 다가오고 해서 자연재해도 걱정이 됩니다.

◆ 조원철> 지금 장마철이라고 하는데, 장마비가 오지 않아서 내년 봄에 먹을 물을 지금 걱정을 하고 있고요, 길게 보면. 당장은 태풍과 홍수, 폭염에 대해서 상당히 막연하게 시민들이 대처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을 시민들에게 교육하기 위해서는 각종 언론매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서 시민들로 하여금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캠페인 같은 것을 협조를 해주어야 하는데. TV나 라디오 보면 거의 없지 않습니까? 한두 군데가 하고 있는 것으로 저희들이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시민 교육을 위해서도 언론들이 협조를 해줘야겠어요.

◇ 김현정 앵커> 항상 자연재해든 큰 인재든 이런 것이 발생하고 나면, 떠들썩하게 우리가 대책마련 해야 한다는 얘기는 늘 하거든요?

◆ 조원철> 사후대책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우리나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후대책이 막대한 예산이 드니까 국회에서 전혀 통과되지 못하죠. 그것을 한 3개월, 길게 가면 6개월 정도 지나가면 국회의원들이나 시민들은 다 잊어버립니다. 작년 숭례문 사고가 몇 월에 있었는지 아세요? 그건 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났다고 저희들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사후대책을 정확하게 현장 중심으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것이 탁상행정이 굉장히 많습니다.

더더욱 사후대책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아까 말씀드린 순환보직 때문에 전부 다 이동해 가버리고 없어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90% 이상이 경험이 없는 새로운 분들이 와서 방재안전관리를 하고 있다는 데 큰문제가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오늘까지 말씀 듣고요. 여름 되기 전에 이 문제 철저하게 점검을 하고 대책 세웠으면 합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