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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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목) 칠순의 컴퓨터 박사 "노인들이여,클릭을 두려워하지 말라"
2009.07.02
조회 258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용인시 노인복지관 컴퓨터 강사 최영자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뿐 아니라. 포토샵, 일러스트, 플래쉬, 스위시, 액션스크립트 이런 것을 자유자재로 하십니다. 컴퓨터 포맷까지 합니다. 강의도 하고 있고요. 요즘 컴퓨터 자유자재로 하는 사람 많은데 “그게, 그 정도가 무슨 자랑거리냐”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분의 연세가 70, 칠순이라고 하면 자랑거리가 되죠. 컴퓨터를 배운 지 3,4년 만에 19개 부문을 마스터하고 강사까지 된 최영자 할머니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할머님.

◆ 최영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앵커> 할머님, 정확하게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 거세요?

◆ 최영자> 40년 생이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칠순 되신 거군요?

◆ 최영자> 네.

◇ 김현정 앵커> 컴퓨터를 이수한 과목이 19개나 된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떤 것들 하신 거예요?

◆ 최영자> 컴퓨터 활용, 인터넷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아이티, 멀티미디어 분야를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플래쉬, 액션스크립트, 포토샵, 일러스트 그 다음에 액셀 이런 부분까지 그냥 공부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저는 지금 들으면서 액션스크립트가 뭔지, 스위시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노인복지관에서는 어떤 것을 가르치세요?

◆ 최영자> 스위시맥스2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영상시 만들기 과목을 지금 강의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스위시를 이용해서?

◆ 최영자> 스위시맥스2 라고 하는 플래쉬 응용프로그램이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어려워요. (웃음) 그렇군요. 대단하십니다.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2005년도부터라고요. 그 전에는 어느 정도나 다루셨어요?

◆ 최영자> 그 전에는 2000년도, 그 무렵에는 워드프로세서를 좀 다뤘고, 그 다음에는 용인시에서 무료정보화교육에서 인터넷 활용에 대한 것 이런 것을 포토샵 이런 기본을 공부하다보니까 조금 상위버전을 제대로 전문적인 이런 공부를 하고 싶은 호기심이 생겨서 2005년에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온라인 학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2005년도라고 하면은 그때도 이미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셨는데, 그때도 이미 워드프로세스는 하고 계셨군요? 그 정도 하면은 대단히 다른 분들에 비하면 잘하시는 건데 ‘내가 더 상위버전을 배워봐야겠다. 전문적으로 해 봐야겠다’ 이런 생각까지는 왜 하게 되신 거예요?

◆ 최영자> 시간이 많아 졌으니까, 또 우리 주변에 생활이 전부 컴퓨터화 하고 있고, 또 취미생활을 컴퓨터를 이용해서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 때문에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뭐가 제일 답답하시던가요? 젊은이들처럼 상위버전을 못 하실 때는... (웃음)

◆ 최영자> 아무튼 젊은이들과 만났을 때 대화가 컴퓨터에 관계되는 것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 대화 자체가 글자를 모르는 문맹자처럼 그 대화에 끼여들 수 없는 이런 것,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

◇ 김현정 앵커> 손주들하고 대화를 하는데 안 통하는 것.

◆ 최영자> 손주들이 게임 같은 것을 할 때도 “여기를 어떻게 들어가냐, 어떻게 나오냐, 무엇을 건드려야 하냐? ” 이랬을 때 나 자신이 무능력하고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아이들 하고도 대화를 하려면 컴퓨터를 공부해야 겠구나’ 하는 그런 필요성...

◇ 김현정 앵커> 그런데요. 많은 어르신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젊은이들 틈에 끼여서 컴퓨터를 배운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엄두가 안 난다고... 막상 배우니까 힘드시지 않던가요?

◆ 최영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 김현정 앵커> 젊은이들이 도와줬습니까?

◆ 최영자> 젊은이들도 잘 도와주고요. 내가 재수, 삼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까?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자격증 한번 떨어지면 또 연습하시면 되고...

◆ 최영자> 이거 잘못해도 아무도 나무라는 거 없잖아요. 그러니까 또 하고, 또 하고... 도전, 도전 계속 공부하다보면 어느 날인가 좀 눈이 밝아지는 것 같은 느낌, 이런 것.

◇ 김현정 앵커>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배우는 동안.

◆ 최영자> 컴퓨터를 처음 사가지고 클릭해서 내가 이렇게 저장을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잖아요. 그랬을 때 ‘아, 이 컴퓨터는 바보상자야’ 또 인터넷에서 로그인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패스워드가 쳐지지 않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왜 그럴까’ 하고 A/S도 불렀죠.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런 신 적도 있으세요? “컴퓨터가 영 안 들어가져요.” 이러면서...

◆ 최영자> 네. 제가 이상해서 A/S오신 기사분이 무엇을 하나하고 보니까 넘버럭을 딱 켜주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이래서 내가 이 정도 공부해서는 안 되겠구나’ 전체를 알지 않으면 부분을 모른다는 이런 우리 생활원리가 생각되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컴퓨터 포맷까지 하는 수준까지 되신 거예요. 어찌나 열성적으로 공부를 하셨던지 가르쳐주는 강사선생님들이 귀찮아할 정도였다면서요?

◆ 최영자> 네. 경기여성센터에서는 온라인으로 공부하면서 ‘헬프데스크’라고 하는 물어보고, 다시 도와주는 학습도우미가 있어요. 그런데 백번 물어봐도 백번 예스예요. 그리고 또 전화상으로 안 될 때는 실제로 원격조정을 통해서 가르쳐 주기 때문에 자기가 배우고자 하는 생각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선생님한테 하루에 몇 번이나 전화를 하셨어요?

◆ 최영자> 어떤 때는 10번도 더 했죠.

◇ 김현정 앵커> (웃음) 온라인 강의하면서 그렇게까지 열성적으로 하시는 분이 있을까 싶은데... 대단하십니다. 최 할머님, 원래 뭐하시던 분이세요?

◆ 최영자> 학교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선생님이셨군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 초등학교 선생님?

◆ 최영자> 네.

◇ 김현정 앵커> 그래서 말씀을 이렇게 잘하시고 끝없는 학구열... 그러시군요. (웃음) 지금 6139님이 ‘배움에는 끝이 없다더니 할머님, 정말 멋지십니다. ’ 하면서 문자도 보내주셨는데요. 이렇게 라디오 들으면서 ‘나도 어디서 컴퓨터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는 어르신들 있으면 쉽게 접근할 방법 있을까요?

◆ 최영자> 지금 우리 주변에는 컴퓨터가 없는 곳이 없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 노인의 특성상 기억도 좀 희미하고, 발음도 늦고, 빨리 말도 안 나오고, 귀도 잘 안 들리고, 젊은 사람들한테나 다른 사람한테 물어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것은 참 힘든데, 컴퓨터라는 놈은 절대로 찡그리지 않아요. 10번 물어봐도, 100번 물어봐도 잘 가르쳐 주니까... 애만 있으면 우리가 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않죠. 그런 점에서 ‘클릭 한번이면 오케이’ 라는 선전문구처럼 클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활용해보면 나한테 아주 편리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역의 주민센터 이런 데 강의가 마련되어있죠? 다만 우리 어르신들이 그런 곳까지 가기가 두려워서 안 가시는데, 문을 두드려보고 젊은이들 틈에서 끼여서 시작을 해보시면 일단 시작하면 그 다음엔 길이 보이겠죠? (웃음)

◆ 최영자> 네. 젊은 사람들 하고 끼여들지 않아도 지금은 각 복지회관이 마을마다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늙은 친구도 만나고, 편안하게 섬김도 받고, 그리고 많은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그중에서 자기가 필요할 수 있는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으니까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그러니까 이 세상은 참 우리가 뜻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고, 또 안다는 것 자체, 모르고 있던 것을 알게 된다는 것처럼 살만 나는 세상이 없잖아요?

◇ 김현정 앵커> 할머님, 오늘 아침에 많이 배웁니다. 희망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용인시 노인복지관에 컴퓨터 강사 최영자 할머님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