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기업들이 그렇게 원하던 포이즌필 제도를 도입하겠다, R&D 투자 지원하겠다, 설비투자펀드도 조성 하겠다” 정부가 어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이런 선물 보따리들을 풀어놓았습니다. 그만큼 기업들에게 투자를 절실하게 호소한 건데요. 과연 이 선물 보따리를 제대로 푼 건지,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지 짚어보겠습니다. 경제전문가죠,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부가 발표한 투자촉진책 등 어제 회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한구> 상당히 적극적으로 투자를 촉진시키겠다는 의지가 잘 보이고요. 그리고 내용도 상당히 정밀성을 갖고 구체적으로 준비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특히 이 부분은 잘 됐다, 이 부분은 부족하다,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 이한구> 대부분은 상당히 내용이 좋은 것 같아요. R&D 투자하는 데 상당한 정도 세금혜택을 주겠다는 것, 그 다음 금년 10조원 정도 자금 마련해서 설비투자 지원하겠다는 것, 또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주겠다, 또 기업과 관련된 규제환경 개선해주겠다, 이런 것들이 그동안 얘기 나왔다가 실천이 안 된 것뿐만 아니라 조금 더 과감하게 혜택을 많이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것은 좋다고 보는데.
다만 투자가 제대로 되려면 투자 안 하는 이유 같은 것이 중요한 게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해서 그런 게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에 대한 대책은 안 나온 것 같고. 또 의료교육산업, 이런 쪽에 고급 서비스산업과 관련해서 규제개혁 조치가 들어 있지 못하고요. 또 지방 쪽이 상당히 어려운데 지방 투자가 적극적으로 되어야 되는데. 지방산업에 대한 지원책 같은 것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우선 지원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게 ‘포이즌필’ 이라는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적대적 M&A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누군가가 적대적 M&A를 시도할 경우, 자동적으로 기존 주주들이 헐값에 신주를 살 수 있게 해 준다, 그렇게 되면 외부에서 M&A 하려던 측에서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들여야 대주주가 될 수 있으니까 결국은 M&A를 포기하게 한다, 이런 제도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한구> 이건 외국에서도 선진국에서도 다 하는 제도거든요. 그리고 총선 때 한나라당 공약입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제대로 안 됐던 건데요. 지금 상황이 어떠냐 하면, 많은 기업들이 현금을 받고 이것을 투자를 안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차하면 자기 회사가 좋으니까 적대적인 M&A 들어올까 봐, 여차하면 자사주를 사야겠다, 그렇게 해서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돈을 모아두고 있다는?
◆ 이한구> 그렇죠. 그러니까 투자를 못하죠. 공격당하면 통째로 날아가니까. 그래서 그런 위협에서부터 벗어나게 해주자, 그런 취지거든요. 물론 경영진이나 지배 대주주 이익만을 위해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주장도 있는데. 이익만 생각하면 자사주 사도되는 거거든요. 그렇잖아요? 자기들 자사주 사도되는 건데, 공격당하는 위협을 안 들어주는 한은 그러면 투자가 일어날 수 없고.
또 M&A 하는 데 불편하다고 자꾸 그러는데. 기업들 잘 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던 사람들이 계속 열심히 하도록 해 주는 것이지, 다른 데서 집어삼키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기업환경 좋게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그것은 그 다음 문제이니까, 중요한 것을 해결해주는 취지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반론을 펴는 입장에서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기업들이 경영을 잘못하면 여차하면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 이런 위협을 느껴야 시장경제의 발전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 포이즌필이라는 제도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거다, 이런 얘기가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국외에서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을 유치하는데 걸림돌이 될 거다, 이런 우려를 하는 목소리가 있던데요?
◆ 이한구> 우선 시장경제 원리에 위반된다는 게 선진국에서 그렇게 많이 보급이 되어있나요? 말이 안 되는 얘기에요.
◇ 김현정 앵커> 선진국에서는 어느 정도나 시행?
◆ 이한구> 대부분의 나라가 하고 있어요. 이것은 여차하면 자기를 스스로 보호할 권한도 주고, M&A 할 수 있는 권리도 주고 이렇게 돼 있잖아요?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거니까요. 그리고 외국인투자촉진인데, 외국인도 직접투자를 하는 걸 촉진을 하는 게 중요한 거지, 우리나라에서 만든 기업체를 집어삼키는 걸 쉽게 하도록 하는 게 좋은 제도는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앵커> 이것은 M&A 경우만 해당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에는 별 문제 없을 것이란 말씀?
◆ 이한구> 그렇죠. 외국인 M&A는 부담이 되겠죠.
◇ 김현정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가 공정거래위원장시절에 이걸 강력하게 반대했고요. 금융위원회에서도 반대를 하다가 최근에서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왜 그럴까요?
◆ 이한구> 금융 쪽에 있는 분들은 자꾸 M&A를 먼저 얘기하니까 그래요. M&A 불편하다고... 그런데 뭐를 잘못 생각하느냐 하면, 될 수 있으면 원래하던 사람들이 계속 잘하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예요. M&A는 실패한 경우에 그걸 교정하는 수단으로서 인정을 받는 거죠. 그러니까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 이 문제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M&A 못하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앵커> 혹시 재벌총수가 경영권 물러주는 수단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을까요? M&A를 하려는 것처럼 외부와 짜고 경영권을 물러주는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 같은?
◆ 이한구> 그거야 포이즌필이 있든 없든 그거야 방식이 있잖아요... 이게 뭐가 그렇게...
◇ 김현정 앵커> 그런 편법이라면 얼마든지 지금도 가능하다?
◆ 이한구> 네.
◇ 김현정 앵커> 포이즌필에 대해서 이한구 의원께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계신 거군요?
◆ 이한구> 그렇습니다. 이것은 장단점이 항상 있는 법이지만, 시장에서 자기를 지키려고 하는 수단, 또 다른 사람이 잘못한 것을 견제하려는 수단, 이 둘 간의 균형을 맞춰준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렇게 논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물보따리 풀어놓은 것은 그만큼 기업들 아낌없이 투자하라는 뜻인데. 기업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직 세계경기 침체 풀린 게 아니다, 그리고 국내 경기만을 위해서 우리 사기업 입장에서 돈을 마구 쓸 수 없다, 위기관리중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 이한구> 그런 기업들도 있을 거예요. 우선 현금이 부족한 기업들은 자기 보신부터 먼저 해야 해요. 누가 투자하라고 해서 투자할 처지는 못 될 거고. 그러나 여유가 있는 기업들도 많거든요.
◇ 김현정 앵커> 대기업들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한구> 대기업도 있고 중소기업도 있고, 투자할 여력이 있는 데가 많이 있죠. 그런 데는 이렇게 지원해 주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이번에 한 조치들은, 특히 R&D 관련된 것, 이런 건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현재 다급한 사람은 그거 할 처지 못 되는 사람은 할 수 없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 되겠다고 하는 기업들은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거니까.
그러면 우리가 어차피 위기를 넘어가서 새로 해외경기가 팽창이 될 때 선점을 하려면 이런 것을 해서 미리미리 투자를 많이 해놓은 것이 나라를 위해서는 좋은 거다, 그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또 한 가지는 이런 얘기도 합니다. 이런 선물 보따리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좀 신뢰를 찾아야 되지 않느냐, 우리 기업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확한 로드맵을 보여주고 신뢰를 회복해야 그때 투자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애기도 하는데요.
◆ 이한구> 그게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앵커> 말하자면 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게 신뢰의 문제인데, 지금 기업들은 우리 정부가 그렇게 믿을 만하지 않다는?
◆ 이한구> 아, 오락가락하니까? 그런 비판은 받을 수 있겠죠. 그러나 아마 이번에 발표한 조치들도 상당 부분은 법 개정해야 되는 것도 있고. 또 행정조치를 하더라도 준비하는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그래서 내년도에나 효과가 나올 수 있는 그런 정도인데. 정부가 신뢰 얻도록 하는 것은 노력해야 하고, 국회도 도와줘야 하고. 다 그런 거죠. 매사가 완전히 다 양탄자 깔아놓으면 아무나 지나가려고 그러지, 그런 어느 정도는 약간 리스크 관리하고, 정부는 정부대로 신뢰 주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같이 가야죠.
◇ 김현정 앵커> 얘기를 돌려보죠. 얼마 전까지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하셨으니까 예산 얘기 좀 여쭙고 싶습니다. 올해 정부가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각 지자체에다가 상반기 중에 한해 예산의 60% 정도를 조기집행 하라는 정책을 주문을 했는데. 그러다보니까 지자체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전기를 펑펑 쓰고, 이런 식으로 어이없게 쓰는 지자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새는 구멍들,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한구> 이건 지난번에 예산을 갑자기 늘릴 때부터 이럴 위험이 있으니까 정부가 철저하게 집행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감시를 해라, 요구를 국회에서 몇 차례 했었어요. 그런데 우려가 현실로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요. 어쨌든 우리가 다시 한 번 분명히 해야 할 일은 예산 같은 것을 많이 쓰면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부분은 이제는 좀 시정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경제학자라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어서 예사로 예산낭비가 자꾸 되는 원인제공을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정부 내부에서 돈 쓰면 자기들 권한도 늘어나고 영향력도 커지지만, 우리 재정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다, 앞으로 굉장히 어려울 거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예산 한푼한푼을 신경을 써서 집행해 주면 좋겠고.
감사원도 한때는 돈을 조기 집행 안 하는지 감사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국회에서 야단을 치고 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낭비가 없도록, 감시를 철저하게 해줬으면 좋겠고요. 또 시민단체들도 쓸데없는 데모하지 말고, 이런 거나 제대로 단속해줬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보도블록 말입니다. 이게 올해만의 얘기가 아니라 매년 연말이 되면 보도블록 뜯는 공사가 여기저기 일어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구청에서는 일용직 일자리 창출하는 데는 보도블록만한 게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한구> 그건 진짜로 게으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에요. 돈 쓸 데가 없어서 이런 것을 하고 있다고 그러면 스스로 이게 불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앵커> 일용직 일자리는 창출하지 않느냐는 건데요?
◆ 이한구> 일용직 일자리 창출하면서도 또 시민들 생활에 도움 되는 일이 얼마든지 많이 있잖아요. 그런 것을 찾아내서 할 생각을 해야지. 보도블록은 이건 업자들 하고도 관계되고. 또 보통 보면 예산을 제대로 안 쓰면 그 다음에는 그 부문에 대한 예산이 깎이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이 의도적으로 그 예산을 계속 쓰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하시는 것은 그건 핑계거리도 좀 고약한 핑계거리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정부가 애초에 상반기에 60% 이상을 쓰라는 주문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 이한구> 그건 최대한도로 경제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60%라도 써도 좋다, 그런 뜻이었죠. 그러나 집행할 때 절대로 낭비를 하면 안 된다든지, 부정부패가 개입되면 안 된다든지, 또 준비를 할 때 어떤 분야에 준비가 되어 있느냐, 그러니까 미리미리 준비를 하고 돈을 써야 그나마 실제 집행할 때 나타나잖아요. 그런데 준비도 안 된 데에 무조건 뿌리는 식으로 하면 경제가 회복되는 것처럼 잘못 알고, 그것은 책임을 져야죠.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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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3(금)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지자체 보도블록 공사, 진짜 게으른 아이디어"
20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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