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 주택가 슈퍼 상인 한00 씨, 남서울대 국제경영학부 원종문 교수
요즘 동네 골목길에도 대형유통업체 브랜드를 단 슈퍼마켓이 꽤 많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서 슈퍼 슈퍼마켓이라고 해서 SSM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이렇게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 안으로 들어오면서 동네 지역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이 문제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습니다만,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먼저 이 문제, 당사자와 이야기 나눠보죠. 서울 주택가에서 5년 동안 작은 슈퍼마켓 운영하고 계신 분이세요. 익명으로 모셔봅니다.
[IMG0]◇ 김현정 앵커> 몇 평짜리 슈퍼를 운영하고 계세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12~13평 정도.
◇ 김현정 앵커> 근처에 대형 유통업체 브랜드 슈퍼마켓이 들어온 지는 얼마나 됐어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한 4개월 정도 됐을 거예요.
◇ 김현정 앵커> 거리가 얼마나 떨어졌습니까?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한 50미터 정도...
◇ 김현정 앵커> 매출에는 얼마나 영향을 받으셨어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많이 영향을 받아요... 제가 적금도 넣고 또 신용 대출 받은 천만 원 대출 받은 것도 갚았는데. 그런데 요 근래에는 못 넣어요. 하루 매출이 한 3~40만원 됐는데, 지금은 19만원~20만원.
◇ 김현정 앵커> 월 순수익으로 따지자면 어느 정도나?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예전에는 그래도 적금도 붓고 하니까 백 몇십만원 씩 됐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임대료 빼면) 월60만원도 어렵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60만원으로 운영이 되십니까... 아르바이트생이나 이런 사람들은 안 쓰세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저 혼자해요. 그전에는 좀 늦게 나왔는데 요즘에는 5시 40분에 나와요.
◇ 김현정 앵커> 몇 시에 문 닫으세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전에는 12시에 닫았는데, 내가 힘들고 그러니까 우리 아들이 밤 2시까지 해줘요.
◇ 김현정 앵커> 새벽 5시 반에 문 열고, 새벽 2시까지?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큰 마트 가기 전에 또 24시 편의점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할 길이 없어요.
◇ 김현정 앵커> 거의 그럼 24시간 영업을 하시는 건데...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그렇다고 지금 대형마트 생겼는데 누가 가게 할 사람도 없고.
◇ 김현정 앵커> 넘길 사람도 없고... 한 자리에서 5년 동안이나 하셨으면 단골손님도 꽤 있으실 텐데?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단골도 있죠... 카드 기계는 구멍가게에 없었잖아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 유치해볼까 싶어서 카드 기계 놓은 지 한 2개월 됐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도 단골손님들이 동네 작은 슈퍼를 외면하고 대기업에서 만든 작은 슈퍼를 가는 이유는 뭐라고 그러던가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다양하게 물건이 많잖아요. 소고기부터 야채, 과일, 그런데 물건은 그렇게 싸다고는 안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런데도 물건이 다양하고 젊은 사람들 취향에 많이 있어요. 내가 가서 몇 번 봤는데, 여러 가지가 많이 있고. 또 눈에 보이는 물 종류 이런 것들은 굉장히 싸게 팔아요. 우리는 그거 원금에 들여오지도 못하는 물건 값을 그렇게 팔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사장님도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안 되죠. 처음에는 모든 품목 10%세일 써놨거든요. 그러면 정말... 남는 게 없어요.
◇ 김현정 앵커> 계속 이 상태면 가게 운영 하실 수 있을까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그래서 적금하나 넣던 거 못해서 해약을 해가지고 대형마트에서 쓰는 긴 냉장고를 그것을 하나 또 구입을 했어요, 중고로. 270이나 주고 샀는데. 또 전기세는 배가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참 첩첩산중이네요.
◆ 동네 슈퍼 운영 한모씨> 그리고 방도 하나 있었는데, 방도 터버렸어요. 그래가지고 새벽 2시까지 하니까 오던 손님들 좀 다시 유치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장사 잘 하시길 바라고요.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계속해서 전문가의 해법 들어보겠습니다. 남서울대학교 국제경영학부의 원종문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가만두자니 동네상권이 죽고, 과도하게 대기업을 규제하자니 시장자율성에 위배가 되고. 어떻게 풀어야 될까요?
◆ 원종문 교수> 이것을 시장 자율에 위배된다는 말은 정부가 규제할 수 없다는 거고요. 규제할 수 없다는 이유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거거든요.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것인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두 개의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만약에 과도한 경쟁 때문에 과잉투자가 유발되고 있다, 그것이 발견되어질 수 있으면 시장에 분명히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거고요. 제한이 필요하다는 거고요.
실제 대형마트가 400개 정도 되니까 이것은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 너무 많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이 과도한 경쟁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전문가들도 알고 있는 거고요.
두 번째 문제는 독과점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독과점은 분명히 문제가 되고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를 해야 하는데. 우리 현재 대형마트가 백화점, 현재 SSM이라는 슈퍼마켓이 진출하지 않나요? 홈쇼핑, 모든 유통경로를 다 장악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향후에 더 큰 어려움을 발생시키게 되는데요. 이것도 정부가 시장에 있어서 유통기업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A라는 기업에서 홈쇼핑도 하고 대형마트도 하고 동네 작은 슈퍼도 하고 모든 것을 다 가져버린다는 것이죠. 그렇게 될 경우에 어떤 문제가 나타나나요?
◆ 원종문 교수> 독과점이 형성되면 독과점 이익을 추구하겠죠. 더 이상의 경쟁되는 업체가 없으니까 가격을 올리게 되고, 소비자가 다 지불하게 되고. 더 중요한 것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자기들 판로가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유통기업에만 의존하게 되니까, 결국에는 유통기업들이 제조기업까지 지배하는 상황이 오겠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정부가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작은 슈퍼까지 등록제로 바꾸겠다는 걸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대안이 될까요?
◆ 원종문 교수> 등록제라는 게 작은 슈퍼에는 적용되지 않을 거고요. 기업형인 SSM에 적용하겠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런데 SSM 등록제라는 의미가 등록을 하는 절차상에서의 어떤 조건들을 요구하게 돼 있는데요. 아마 유통기업들은 그것들을 다 만족시킬 겁니다. 약간의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큰 어려움이 없을 거고요. 만약 요건을 만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허가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그것은 행정소송을 하게 되고 대부분 지자체에서 행정소송에서 패하고 있는 경우가 되겠죠. 이것은 실제적으로 중소유통이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하나의 정책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사실 그 실효성이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교수님 생각하시는 대안은 뭘까요?
◆ 원종문 교수> 대안이라는 것은 공정경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정경쟁이라는 것이 대자본이 자본으로, 비자본 그러니까 자본이 없는 중소유통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서비스 경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상권별로 점포의 규모를 한정짓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초광역상권에서는 큰 규모의 점포들이 들어갈 수 있겠죠. 골목상권이나 근린상권에서는 그 규모를 축소시켜서 예를 들어서 500㎡ 미만만 들어갈 수 있게 한다든가.
기업형은 들어갈 수 없고 비기업형은 들어갈 수 있고, 뭐 이런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동네에 있는 골목상권에 예를 들어서 800평짜리 SSM이 들어갔다, 그러면 나머지 소규모 점포들은 다 죽게 되겠죠. 골목상권 같은 경우는 사실 100평 미만의 점포들이 운영이 되어야 하고, 또 편의시설 개념으로 소비자의 서비스라는 업태가 돼야 하는데. 무차별적으로 대형유통기업들이 소규모 상권까지 진출한다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그것은 공정경쟁이 아니겠죠.
◇ 김현정 앵커> 이런 것들을 고려해가면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7(수) 위기의 골목상인 “하루 20시간 영업, 월수입 60만원"
200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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