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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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2(월) 정대세 형 정이세 "동생 북한팀? 같은나라 같은민족이니 신경안써"
2009.06.22
조회 322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내셔널리그 노원험멤축구단 GK 정이세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축구가 하고 싶어서, 그 꿈을 좇아서 직장도 버리고, 여자 친구도 버리고, 혈혈단신 한국으로 온 선수 한 명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바로 재일동포3세 정이세 선수인데요. 이름이 어떤지 낯이 많이 익으시죠? 바로 북한 축구대표팀의 정대세 선수의 친형입니다. 형은 남에서 선수로, 동생은 북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셈인데요. 지금부터 직접 만나볼까요? 노원험멜축구단의 골키퍼 정이세 선수입니다.

◇ 김현정 앵커> 작년 10월에 입단을 했는데 지금 적응은 잘 되어가고 있는 중인가요?

◆ 정이세> 네, 좀 힘들게...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어떤 점이 제일 힘드세요?

◆ 정이세> 제가 4년 운동쉬다가 다시 운동 시작했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아서 고생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운동량이 많다보니까 지금 한국말이 재일동포3세 치고는 잘 하시지만 그래도 서툰 면이 있으세요. 그런 것은 괜찮습니까?

◆ 정이세> 좀 많이 스트레스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도 아주 이 정도면 재일동포3세 치고는 잘 하는 편입니다. 정이세 선수가 어떻게 살아왔는가 제가 조사를 해보니까 동생 정대세 선수처럼 학창시절에는 축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간은 축구를 그만두고 수도관, 배관 이런 것을 관리하는 아버지의 과업을 잇다가 축구가 너무하고 싶어서 축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우리나라의 노원험멜팀의 제안을 받은 거라고요?

◆ 정이세> 네.

◇ 김현정 앵커> 참 어렵게 돌아왔어요. 축구까지...

◆ 정이세> 좀 이렇게...

◇ 김현정 앵커> 축구는 그렇게 포기할 수 없는 꿈이었을까요? 우리 정이세 선수에게...

◆ 정이세> 제가 하고 싶었는데 좀 아버지가 나이가 많아 가지고 일을 이어가지고 할 수 없이 포기했는데...

◇ 김현정 앵커> 아버님이 그러니까 “내가 나이가 많은데 누군가 내 과업을 이었으면 좋겠다 네가 해다오.” 이렇게 하신 거군요?

◆ 정이세> 원래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인생은 한번 밖에 없으니까 아버지에게 부탁드리고 한번만 테스트하게 시켜달라고...

◇ 김현정 앵커> 아, 그러니까 “아버지, 한번만 축구해볼게요. 테스트 한번만 받게 해 주세요. 인생은 한번 뿐인데요.” 이러면서 설득을 하신거예요? 아니, 축구를 하는 것은 좋은데 일본도 아니고 한국으로 혼자 가서 축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는 부모들이 좀 말리셨을 것 같아요. 동생도 “형, 꼭 그렇게까지 해야 겠어? ” 이러지는 않았습니까?

◆ 정이세> 많이 반대를 받았는데, 일본보다 한국이 하기 쉽고...

◇ 김현정 앵커> 일본보다는 한국이 나를 거라는 생각을 하신거군요. 동생 정대세 선수는 뭐라고 하던가요? ‘한국으로 가겠다’ 결정했을 때.

◆ 정이세> ‘한국으로 가겠다’ 보다 내가 축구를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반대했습니다. 처음에는...

◇ 김현정 앵커> 왜요?

◆ 정이세> 4년 쉬고 있으니까 간단한 일 아니라고...

◇ 김현정 앵커> 그렇지만 그런 반대, 걱정 속에서도 축구가 좋아서 한국으로 오셨어요. 너무 하고 싶어서 직장도 버리고 가족들도 설득을 해서... 한국에 오니까 동생 얘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물어보시죠?

◆ 정이세> 네.

◇ 김현정 앵커> 동생이 이렇게 유명한 줄 아셨어요?

◆ 정이세> 몰랐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은 동생이 북한 대표팀으로 월드컵 본선에까지 진출하게 됐는데, 진출이 확정되고 나서 동생하고 통화는 해보셨습니까? 축하전화.

◆ 정이세> 네, 한번 해봤습니다.

◇ 김현정 앵커> 뭐라고 응원해 주셨어요?

◆ 정이세> 저는 대단한 일이라고 잘했다고...

◇ 김현정 앵커> 동생은 뭐라고 합니까?

◆ 정이세> 고맙다고...

◇ 김현정 앵커> 동생의 꿈은 뭐라고 하던가요? “내가 월드컵 본선 올라가서 이 정도까지는 하고 싶어. 형. ” 이런 얘기는 안 해요?

◆ 정이세> 아, 저는 그렇게 많이 통화 안 해봤으니까 그냥...

◇ 김현정 앵커> 기분이 좀 이상하지 않던가요? 나는 남한에 와있는데 동생은 북한 대표팀, 북한마크를 달고 뛴다, 이런 것이 기분이 어떨까요?

◆ 정이세> 그것은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민족이고, 같은 나라이니까 원래...

◇ 김현정 앵커> 어느 편을 응원해야 되는 건가요? 이럴 때는... (웃음)

◆ 정이세> (웃음) 좀 복잡한 심정인데, 동생이 뛰고 있으니까 일단 동생을 응원해버립니다.

◇ 김현정 앵커> 지난번에 월드컵 남북전 때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가셨지요?

◆ 정이세> 네.

◇ 김현정 앵커> 그때는 일단 동생을 응원하셨습니까?

◆ 정이세> 네, 자연스럽게 동생을 응원해버렸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웃음)솔직한 답변입니다. 동생이 뛰고 있으니까... 그런데 정대세 선수는 국적이 한국입니까?

◆ 정이세> 정대세 선수도 한국입니다.

◇ 김현정 앵커> 만약 나중에 정이세 선수는 남한 국가대표의 골키퍼가 되고, 정대세 선수는 북한대표로 맞붙게 됐다, 이런 상황도 가끔은 상상을 해보십니까?

◆ 정이세> 가능성은 있는데 좀 슬픈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정이세 선수, 앞으로의 꿈은 뭘까요?

◆ 정이세> 운동 많이 해서 몸 만들고 프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은 M리그에 있는 건데 K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게 어떻게 보면 꿈이겠네요.

◆ 정이세> 눈 앞에 있는 목표는...

◇ 김현정 앵커> 언젠가 K리그에서 동생, 전대세 선수와 함께 뛰어 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세요?

◆ 정이세>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 김현정 앵커> 나중에는 태극마크 달고 월드컵 대표팀으로도 뛸 수 있기를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정이세> 네, 잘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이세 선수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