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때 ‘이용’하고 끝나면 ‘무관심’
- 상무 폐지하면 비인기종목 고사할 것
- 체육계 인사 모여 대책 논의예정
[IMG0]■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남규 남자탁구대표팀 감독
국방부가 운영 중인 상무팀을 대폭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혀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25개 종목을 2014년까지 군 특성에 부합하는 5개종목 - 육상, 수영, 태권도, 사격, 바이애슬론 이것만 남기고 인원을 줄인다는 건데요. 체육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이시죠, 유남규 감독연결 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저희가 어제 오후에 섭외 전화를 드렸는데, 이 뉴스를 듣고 굉장히 놀라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유남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뭐한데... 과거 탁구 종목도 없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었거든요. 몇 년 전부터 들었었는데. 지금 너무 많은 종목을 축소시킨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이런 것은 어디서 하는 건지 궁금했고요. 국방부에서 어떤 판단으로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운동선수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보면... 참... 예를 들면 정치에 대해서 나라가 어지럽다거나 잘못 돼 가면 체육으로 스포츠로 돌려서 온 국민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지 않습니까? 그런 것 보면 저희들을 이용하는 것 같고. 또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것 같고. 좋게 이야기해서 우리 운동선수들 너무 착한 게 아닌가, 우리도 이제 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 김현정 앵커> 정치에 이용당한다는 느낌이 드시는 거군요?
◆ 유남규> 당연하죠. 과거 선수 때부터 그런 걸 많이 느꼈고요. 올림픽이다, 월드컵이라고 하면 잠깐 반짝한 다음에 끝나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래서 우리 운동선수들이 너무 바보가 아닌가. 지금까지 노조 같은 경우 다 데모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운동선수는 데모한 것을 제가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제가 가끔씩 택시를 타면 굉장히 돈을 많이 번 줄 알고 있어요. 나라에서 돈 많이 받는 걸로 알고 있을 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연금 맥시멈 백만 원 이상 못 받습니다, 라고 했을 때. 뭐 30년 전에 백만 원이면 괜찮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 백만 원은 솔직히 쓸 때도 없는데.
◇ 김현정 앵커> 하실 말씀이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쏟아내시는 것 같은데요.
◆ 유남규> 아, 진짜 너무 화가 나서요. 이걸 어떻게 해서 풀어야 될지. 저희 운동선수 선배들 모아서, 제가 또 올림픽 메달리스트 모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목소리를 내서, 저는 이걸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거든요. 만약 이걸 축소시키면 우리 엘리트들 다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 김현정 앵커> 어떤 문제점이 생기는 거죠, 상무를 축소시킬 경우?
◆ 유남규> 일단 메달이 가능한 종목들은 모르겠지만. 군대 면제가 되었을 때는 올림픽 금은동,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군대가 면제가 되거든요. 이것까지 만약 없어진다고 하면 한참 운동할 때, 특히 탁구 같은 경우는 중국 이기기 쉽지 않은데, 중국 이길만할 때 군대를 가야 해요. 현역으로 가면 선수 생명 끝이 나는데, 그러면 그런 종목들 다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 결국 엘리트 종목들 다 죽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유남규 감독은 메달리스트이기 때문에 군대면제가 된 케이스고, 주변에서 안 된 경우들 친구들 봤을 때는, 상무팀 못 뽑혀서 현역으로 갔다 오면 그 다음에 실력이 많이 줄어드나요?
◆ 유남규> 2년이란 세월은 많이 죽는 게 아니라, 그냥 현역으로 가는 순간 은퇴입니다.
◇ 김현정 앵커> 끝입니까?
◆ 유남규> 네, 끝이기 때문에. 지금 어린 친구들부터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 보면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국가를 위해서 희생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럼 나라에서 어떠한 보장을 해줘야지 이렇게 함으로써... 아, 저 지금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국방부 입장은 비전투부대의 조직슬림화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군대와 상관없는 건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더라고요?
◆ 유남규> 과거 상무체육부대 하면, 열심히 하고 있는 것 있지만. 시대가 변했으면 예를 들어서 몇 살부터 몇 살까지 안 오면 현역가라든지, 자꾸 나이 들어서 군대 오니까. 예를 들어 20살부터 25세까지는 2-3년 안에 군대 안 오면 현역으로 가라, 그러면 대표선수 급 정도 선수 데려가면 더 효율성도 있을 것 같고. 어떤 방법론은 많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결정을 해서 일방적으로 통보 식으로 해버리면 저희들은 그냥 있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방법이 있다는 말씀이세요, 제도적 보완장치?
◆ 유남규> 그럼요. 그러면 나머지 5종목은 왜 남겨놓습니까. 왜 그 종목만 남겨놓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안 중 한 가지가 어떤 게 된다는 말씀이죠?
◆ 유남규> 진짜 4년에 한번씩 하고 진짜 힘든 경기 아닙니까? 그러면 몇 명이나 더 군대 면제를 받겠습니까? 그렇게 많이 안 된다면 인원을 조금 줄여준다든지, 예를 들어서 TO가 10명이라고 그러면 반으로 줄인다든지, 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을 거라고 느껴지거든요. 대화채널을 열어 놨으면 좋겠거든요.
◇ 김현정 앵커> 인원은 줄이더라도 종목은 여러 가지로 해서 인원을 줄이더라도 종목은 여러 가지로 해서 가능한 한 구제하는 방법이라도, 안 되면 그렇게라도 해달라는 말씀인데요.
◆ 유남규> 그렇죠. 그러면 그 5종목을 남겨놓은 이유가 뭔지, 어떤 형태로 5 종목만 남겨놓은 건지, 어디에서 구슬 집어넣어서 5개 뽑지는 않았을 것 아니에요? 메달 가능성 있는 종목을 뽑던지 그렇게 했을 것 아니에요?
◇ 김현정 앵커> 체육계 안에서 논의가 시작이 되어야겠네요?
◆ 유남규> 저는 사실 외국에 갔다 왔다가 최근에 들었거든요. 이 문제 같은 경우는 다시 논의를 해보고, 그냥은 넘어갈 것 같지 않거든요.
◇ 김현정 앵커> 무슨 선언이라도 하실 생각인가요?
◆ 유남규> 하려면 해야죠. 제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냥 운동선수들 너무 쉽게 보지 않았나 해서 기분이 별로 안 좋으니까 이 문제를 확대해서 해야 될 것 같거든요.
◇ 김현정 앵커> 오늘 입장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3(화) 유남규 탁구대표팀감독 “상무 축소? 기가막혀 말이 안 나와”
200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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