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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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화) 작가 김홍신 "세상이 복잡한가? 당신 마음 속이 복잡한가?”
2009.06.23
조회 516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생 사용 설명서’ 펴낸 작가 김홍신

37년 6개월간 담배를 피우면서 ‘죽는 날에도 담배를 입에 물고 죽겠다’ 이렇게 수필까지 쓴 유명작가가 있습니다. 이 수필은 지금까지 애연가 동호회에 가면은 사이트에 올라와 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작가가 본인은 정작 담배를 끊었다고 합니다. 진정한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 끊었다고 말을 하는데, 소설 '인간시장'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가 됐던 분이죠. 김홍신 씨 얘기입니다. 김홍신 씨가 이런 저런 인생의 경험담들을 담아서 ‘인생사용설명서’ 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수필집을 내어서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김홍신 씨 초대해보죠.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김 선생님.

◆ 김홍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랜만에 방송 출연하셨네요?

◆ 김홍신> 그러네요.

◇ 김현정 앵커> 일부러 안 하신 거예요?

◆ 김홍신> 아무래도 그런 편이였죠.

◇ 김현정 앵커> 왜 그러셨을까요?

◆ 김홍신> 아니, 글 쓰고, 외부강연도 많았고, 작년에 외부강연이 백 여개가 있었어요. 그 다음에 대학생 석좌교수를 마쳤으니까 공부를 해야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렇죠. 그 많은 사람들 강연, 수백 개 다니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 책에 담겨있을 것 같고 그런데 우선 가장 솔깃한 게 담배 끊게 된 사연이었어요. 37년 6개월간 담배 피우시던 분이 어떻게 된 겁니까?

◆ 김홍신> 저 같은 경우는 워낙 많이 폈고, 국회에서도 그렇고 주변에서는 ‘저 사람만은 담배를 못 끊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스승께서 저에게 한 얘기가 이거예요. “쥐는 쥐약인 것을 알면 안 먹는다. 모르니까 먹는다. 사람은 쥐약인 걸 알면서도 먹는다.” 그러니까 나쁜 행동, 나쁜 마음, 남을 미워하고, 담배 피우고, 마약하고, 남을 해코지 하고 이런 것들이 사실은 끊으면 될 일을 그냥 계속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면서 사실 인생사용설명서가 있을 거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전제품은 한 번 고장 안 나게 오래 쓰려면 설명서대로 쓰면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것부터 찬찬히 읽어보고 써야죠.

◆ 김홍신> (웃음) 그런데 인생은 꼭 그렇게 안 써요. 뻔히 알면서... 그런 인생 이야기를 저만 나눌 수는 없고, 제가 행복하니까 남도 같이 행복했으면 해서 그런 글을 쓴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까지 인생을 쭉 돌아보면 김홍신 선생님께서는 사용설명서대로 잘 사셨다고 스스로 평가하십니까?

◆ 김홍신> 아니오. 남들은 비교적 잘 살았다고 표현들 해 주시는데 제 인생을 돌아보면은 그렇지 않아요. 어긋난 게 많고 그러니까 인생은 아프고 슬프고 고통스럽고 짜증나고 화나고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너무 많은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되기를 원하고, 기도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기도한대로 다 이루어졌으면 대한민국, 지구, 세상이 존재하겠어요?

◇ 김현정 앵커> (웃음)그래요. 몇 점이나 주고 싶으세요? 인생을 쭉 돌아보면 스스로.

◆ 김홍신> 점수 환산을 하라 하면은 참 갑갑해요. 안 묻는 게 좋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사실은 '인간시장'으로 최초에 밀리언셀러 작가가 되셨고. 방송인으로서 너무 유명하셨고, 거기다 국회의원까지 두 번 지내셨고, 사실은 누릴만한 것은 다 누리신 것 같은데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으셨는데 그래도 항상 행복하진 않던가요?

◆ 김홍신> 아, 그럼요. 그게 유명하다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고, 그 다음에 돈을 좀 번다고, 이게 진짜 지금 말씀하신대로 하면은 권력, 돈, 명예, 이게 진짜 행복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에서 행복할 사람은 없다고 봐야돼요.

◇ 김현정 앵커> 그럼 진짜 행복은 뭘까요?

◆ 김홍신> 진짜 행복은 제가 강연을 하면서 “행복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면 전부 누구라도 “내 가슴에” 이렇게 얘기해요. 그런데 물어보니까 내 가슴에라고 하고 실제로 마음 밖에서 찾아요.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래요. 돈에서 찾고.

◆ 김홍신> 네, 그럼요. 그래서 또 뭐라고 물어보냐면, 지금 숨쉬고 있지 않습니까? “코를 잡고 숨을 얼마쯤 안 쉬십니까?” 물어보면 코를 잡고 숨을 안 쉬어보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내리라고 한 뒤에 “숨 쉬는 게 행복입니까? 불행입니까?” 다 행복이라고 해요. 그런데 숨 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 안 하거든요. 남들 다하는 거니까 그런데 행복은 남도 다 하는 거고, 행복은 나에게 있고, 행복은 남이 보면 보잘 것 없고, 소소하고, 속물적인 것이고, 그런 것들이에요. 이것은 나이 많이 먹고, 말하자면 죽을 무렵 되어서야 ‘참 자잘한 것이 행복이구나’ 그 때 느끼면 너무 늦은 것이죠.

◇ 김현정 앵커> 그렇죠. 맞습니다. 수많은 강의에서 사람들을 만나셨는데 현대인들이 요즘 시대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뭐던가요?

◆ 김홍신> 가장 고민하는 것들이 역시 삶의 문제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생활의 문제, 돈 문제, 교육 문제.

◆ 김홍신> 다 그게 섞여 있어요. 스승께서 저한테 뭐라고 했냐면 저도 마찬가지죠. 남이 보면은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저도 갈등이 있지 않겠습니까? 스승께서 뭐라고 묻느냐면 “세상이 복잡한가? 당신 마음 속이 복잡한가?” 보니까 제 머리 속이 복잡하지, 세상이 복잡한 게 아니에요. 제가 머리 속이 안 원하면은 세상도 안 원하고, 제 머리가 복잡하면 세상이 복잡한 것이지 세상 자체가 밝다. 했던 것은 아니더라니까요. 그런 이야기를 ‘인생사용설명서’라고 제목을 정해서 그 안에 한번 담아봤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짧은 시간에 다 소개해 주실 수는 없을 것 같고요. 하여튼 오늘 뭔가 우리 삶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감사했고요. 그 방송인으로 아니면 국회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생각 같은 것은 없으세요?

◆ 김홍신> 국회나 정치를 할 생각은 없고, 글을 쓰면서 방송 쪽은 정말 매력 있는 거거든요. 제가 인생공부를 방송에서 너무 많이 했어요. 매일 만나는 사람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 사람의 그날 엑기스가 나오거든요. 그것을 제가 취했으니까 제가 너무나 많은 큰 공부를 방송에서 했던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미련이 많이 남으셨군요. 방송에는... (웃음)

◆ 김홍신> 그렇긴 합니다. 네, 네. (웃음)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방송에서 한번 조만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홍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인생사용설명서’라는 책을 내서 지금 화제입니다. 김홍신 씨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