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고임금에 중소사업주 범법자 돼
- 노측, 월83만원 목숨같은 임금 깎자니
- 노사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경영자총협회 황인철 본부장(사용자위원), 한국노총 설인숙 부위원장(근로자위원)

오늘 사측과 노측이 만나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합니다. 최저임금위원회라는 게 열리는데. 경영계에서는 올해보다 4%를 더 깎아야 한다, 노동계에서는 올해보다 20%를 올려야 한다, 입장차가 너무나 큽니다. 과연 합의가 잘될까 싶은데요. 먼저 사용자측 위원이세요. 경영자총연합회 황인철 경제조사본부장 연결돼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삭감한 안을 내놓은 것은 처음인데요. 이렇게까지 하신 배경은 뭘까요?

◆ 황인철> 삭감안을 내놓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재 178만 명, 이걸 240만 명이다, 220만 명이다, 숫자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굉장히 많은 근로자가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십만 명의 영세중소사업장에 계신 사업주들이 범법자로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최저임금이 너무 높아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두 번째로는 지금 전 세계가 찬사를 금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일자리나누기가 현장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최저임금이 인상 되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 급여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그 위에 있는 분들까지 월급을 다 올려줘야 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올라갈 경우에 일자리나누기가 더 유지가 되기 힘들다는 두 번째 측면이 있고요.

세 번째로는 현재 노동시장 밖에 계신 분 중에서, 적지만 내가 더 소득을 갖는 일자리를 갖고 싶다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을 저희는 취약계층이라고 하는데. 이분들한테는 최저임금이 진입장벽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이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저희가 삭감안을 제시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하나하나 짚어보죠. 최저임금을 제대로 줄 수 없는 사용자 측 입장에서는 범법자가 되는 셈이니 현실적으로 낮추자는 말씀이신데요. 아니 그러면 범법을 저지르지 않으시고 이만큼 주면 안 되는 건가요? 지금 최저임금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요?

◆ 황인철> 급여를 받는 입장에서는 시급 4,000원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급 4,000원을 받게 되면 상여금이라든가 또는 시간외 근무수당, 이런 것을 포함을 하면 110만 원에서 120만 원 정도의 급여가 되고요. 그리고 산업현장에서 이렇게 많은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랐기 때문에 사업주입장에서는 “우리가 최저임금이 4,000원이기 때문에 이걸 다 주고 여러분들 고용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몇 분들이 나가주셔야 되겠다”는 얘기를 하셨을 겁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을 때 근로자들이 “우리는 최저임금 못 받아도 되니까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가 됐을 거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연장근로라든지 상여금이라든지 포함하면 110만 원 말씀하셨는데요. 그건 각 회사마다 다 다르고, 아르바이트생 같은 경우는 못 받는 경우도 많아서요. 그것까지 포함해서 계산에 넣으시면 너무 하신 것 아닌가 싶은데요?

◆ 황인철>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상여금이나 시간외수당, 숙식비 다 빼고 최저임금을 계산하거든요. 그런데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상여금, 커미션, 숙식비를 다 포함하고, 심지어는 근로자들이 받는 팁까지 안에 넣어서 최저임금을 계산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 대신 우리나라보다 높지 않습니까?

◆ 황인철> 프랑스 같은 경우가 평균 임금의 51% 정도 되고요. 벨기에가 평균임금의 47%, 이런 나라들이 최저임금 수준이 사회적 임금보다 높은 수준이고 요. 나머지 아일랜드나 그리스,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같은 나라는 40%대입니다. 스페인은 평균 임금의 31%대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노동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 계산해놓은 것을 보니까. 우리나라는 인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등 이쪽과 같은 군, 그러니까 30% 미만 군에 들어가더라고요. 그런 걸로 봐서 우린 상당히 낮은 쪽에 들어가는 것 같은데요?

◆ 황인철> 그 부분 판단을 할 때, 아까 말씀드렸듯이 프랑스 같은 나라는 모든 급여를 다 포함시켜서 최저임금을 판단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통상적인 정액급의 개념으로 최저임금을 설정을 해놓았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상여금이나 이런 걸 다 빼버립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것도 사측에서 원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상여금 등 부담을 덜어보고자?

◆ 황인철> 그건 아닙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저희는 이런 부분 다 포함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좀 높더라도 그 편이 낫다는 주장?

◆ 황인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협상의 여지는 더 없습니까?

◆ 황인철> 협상이라는 것이 처음 시작을 어디서부터 할 것이냐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갈 것이냐 이런 전략을 가지고 접근을 하는 거거든요.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마지노선은 분명히 있습니다. 노동계가 현재 20%까지 있지만, 노동계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는 마지노선이 있을 거고요.

◇ 김현정 앵커> 4%에서 더 조절이 가능하시는 말씀이시군요?

◆ 황인철> 아마도 저희도, 노동계도 그렇고 20%나 마이너스 4%를 고수를 하겠다는 측면에서 제안을 한 것은 아닐 거고요. 저희가 굉장히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있어서 전략이나 전술을 지금 말씀드릴 수가 없고요. 분명한 것은 노든 사든 논의의 과정, 협상의 과정에서 기존의 입장이 계속 변화하고 아마 합의점을 찾아가기 위해서 노력을 할 거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계속해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측 위원이세요. 한국노총 설인숙 부위원장 연결해보죠. 앞서 들으셨겠지만 이미 최저임금보다도 못 받는 사람이 241만 명이다, 많은 현장에서 못주고 있는데 굳이 최저임금을 더 높여서 범법자를 더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 현실화 하자는 게 주된 이유던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설인숙> 최저임금이라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의 보호와 임금의 최소 수준에 대한 사회적보장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간당 4천원이고, 월 836,000원인데요. 이게 많습니까? 현재 경제위기에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합니다. 이 경제위기 상황과 이것을 빌미로 해가지고 88년에 도입한 최저임금보장제도를 22년 만에 삭감안을 경영계에서 내놓았습니다.

영세기업체의 어려움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 얘기 들었는데요. 마치 최저기초생활보장제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을 깎아내리자는 것은, 저임금노동자의 목숨 같은 임금을 현재 경제위기 상황하고 고용 불안해소를 마치 해답으로 찾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앞에서 본부장 말씀은 83만원이지만, 식비나 교통비 다 포함하면 110만원 넘게 받아 가신다고 하던데요?

◆ 설인숙> 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최저임금 고정임금 이외 수당이나 보너스, 기업복지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고. 지금 황 본부장님 말씀하신 게 전면적으로 아니라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가 그렇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대다수의 저임금 노동자들 240만 명 중에 거의 다 고정임금 외에는 수당이나 보너스가 없다는 것이죠.

◇ 김현정 앵커> 조사를 해보셨어요?

◆ 설인숙> 네, 한국노총에서 조사를 했고,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고요.

◇ 김현정 앵커> 몇% 정도인지는 말씀해 주실 수 없나요?

◆ 설인숙> 소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도 최저임금 20% 인상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한데요?

◆ 설인숙> 83만 6천원은 전체 노동자 총액임금의 28%밖에 안 됩니다. 정액임금으로 따졌을 때는 36%밖에 안 되는데.

◇ 김현정 앵커> 총액임금이라는 게 무슨 말씀이신지

◆ 설인숙> 아까 말씀하신 상여금 등등이 다 들어간 거죠. 전체 일반 직장인이 받는 총액급여에서 받는 게, 28%밖에 안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협상의 여지는 좀 남아있겠습니까?

◆ 설인숙>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양보... 라고 하면 좀 그렇습니다만, 어느 정도까지나 양보하실 수 있을까요?

◆ 설인숙> 저는 양보라는 말보다는 영세중소기업도 어렵고, 저임금 노동자들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83만 6천원 받아 가지고 정말 하루 밥 세끼를 못 먹는 경우가... 어제 현장에 제가 나가봤어요. 정말 어떤 문제점이 있는 것은 장외에서 제도적인 것을 검토를 해야 되는 것이지, 여기에서 지금 이것을 깎자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정부에서 영세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진단하고 정확하게 해결을 해서 세제혜택이라든가 다양한 실질적인 지원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만약 오늘 협상 타결이 안 되면 표결로 가는 건데요. 표결로 가면 사측이 9명, 노측이 9명, 공익위원이라는 이름으로 9명이 계시는데. 결국 공익위원들 손에 달려있는 거네요.

◆ 설인숙> 그렇게 봐야죠.

◇ 김현정 앵커> 그분들의 성향이라고 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설인숙> 지금 노사공 9명씩 총 27명이 심의를 하고 있는데요. 표결을 할 때보면 현재 다 공익위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재로 봤을 때는 거의 발언을 하지 않았고 조정과 중재에 일체 나서지 않았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원인이 어디 있나 생각해 볼 때는, 지금 정권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이런 공익위원들이 새로 임명되면서 정부 눈치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그런 면에 있어서 표결로 갈 때는 공익위원들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어쨌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합리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서 노사양측이 함께 더불어 가는 장이 되기를 희망하고, 반드시 그렇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