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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시국선언 고려대교수 "MB 모교라 부담? 역사적 책무 다할뿐"
2009.06.09
조회 373
- 광장 봉쇄 = 시민사회 봉쇄
- 소통 민주주의 훼손됐다
- 시국선언 교수 숫자 시비, 역사상 처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대엽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시국선언 참여)

6월 정국이 심상치 않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학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할 것 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학교에서도 시국선언이 있었습니다. 교수들이 발 벗고 나선 이유, 직접 들어보죠.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발표한 시국선언문, 핵심적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주신다면요?

◆ 조대엽> 우선 현재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교수들의 진단에서 나온 것이고요.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좀 국민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통합을 위한 눈에 띄는 노력들을 기울여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각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문을 보면 대체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다, 이 부분은 공통적으로 지적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얼마나 심각하다고 느끼시는 건가요?

◆ 조대엽>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라든지 국회의원 같은 공직을 직접 국민들이 뽑는 민주적 제도를 갖추고 있는가 하는 그런 문제가 있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제도를 얼마나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민주적으로 운영하는냐 하는 문제가 있죠. 그런데 현 정부에 있어서는 후자의 측면, 말하자면 국정을 얼마나 국민들과 잘 소통하면서 운영하느냐 라는 측면에서의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죠. 그런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인식들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한편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느냐,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광우병 파동으로 촛불시위 일어나고 이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 오고. 이렇게 정부가 좀 일을 하기에 뭔가 차분하게 소통을 하기에는 여건이 워낙 안 좋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대엽> 출범 1년밖에 안 된 정부가 10년도 더 지난 것 같다는 것이 현재 국민들의 정서가 아니겠습니까? 정확하게 본다면 1년이 아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출발부터 본다면 1년 반 이상이 지났고요. 그러니까 왜 국민들이 이렇게 견디지 못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정부 측의, 말하자면 자기 성찰이 필요한 것이지. 무조건 지켜보라는 것은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얻어온 과정이나 이런 것들로 볼 때, 정부가 무슨 짓을 하든지 무조건 참고 살아달라는 거나 다름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현재 여당에서 쇄신논의 같은 것도 있지만, 실제로 여권 내부의 이런 목소리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수용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선언문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공권력이 국회에 진입하고 광장을 폐쇄하며 시민단체와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요사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서울광장의 집회 허용문제인 것 같습니다. 경찰 측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불법집회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폭력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리 차단을 하는 게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경찰이 할 일이다” 어떻게 보십니까?

◆ 조대엽> 불법집회를 막는 것은 당연히 경찰이 해야 될 일이고, 법치국가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될 요건이지요. 그렇지만 현대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개인과 집단들이 집회하고 시위하고 할 수 있는 허용도가 얼마나 주어지는 것에 따라서 평가가 되는 거거든요. 서울광장 같은 것은 우리 시민들이 소통하는 물리적인 공간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도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는 상징 같은 것 아니겠어요? 이런 공간에서의 집회를 차별적으로 허용한다든지 또 불법집회라고 예단하고 막는 것이라든지, 선별적으로 허용하는 것, 그리고 집회 참여정도 관계없이 무조건 잡아들이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시민사회가 봉쇄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법치주의를 구현한다고 하지만, 법치라는 것이 일종의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큰 부분이 있잖아요. 법치보다는 정치가 중요한 것이고, 강제보다는 소통이 중요한 것인데, 이런 부분이 우려되는 측면입니다.

◇ 김현정 앵커> 내일 당장 6.10 항쟁 22주년 범국민대회를 개최 하겠다면서 허가신청을 냈는데, 불허가 됐습니다. 경찰도 다시 차벽을 세우겠다고 나오는데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조대엽> 심각하죠. 현실적으로도 그 공간이 차별적으로 그렇게 허용해 주는 행사들도 있잖아요? 그런 차별성이라고 차별적이라는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공권력이 시민들을 상당 정도 봉쇄하고 폐쇄하고 있다는 측면들이 불필요한 여론들을 자꾸 만들어내는 측면은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교수님, 이런 시국선언을 하기까지 조금 부담되지 않았습니까? 사실은 교수들이 학문을 연구해야지 정치적인 발언을 하느냐, 그리고 교수사회 전체인 것처럼 시국선언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 조대엽> 지금 교수들 시국선언을 숫자로 평가를 하고, 퍼센티지가 다수 요소가 아니다, 이런 평가들이 있는데요. 이런 건 사실은 지금까지 시국선언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본말을 왜곡시키기 위해서 대단히 의도된 것이다... 절대 숫자로도 이번 고려대학교 교수들 131명이 한 것은 이번 시국선언에서 단일대학으로 제일 많지만.

그간 우리 현대사회에서 해온 시국선언으로 볼 때도 단일대학 규모로는 지난 번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123명이 했었거든요. 그보다 많은 숫자고.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숫자에 속할 겁니다, 제 기억이 맞다고 한다면. 만약 숫자로 친다면 서울광장에 50만이 모이면, 국민의 1%밖에 안 되는데. 이것을 다수가 아니라고 한다면... 50만 모이면 세계가 주목하는 현상 아니겠어요?

말씀하신대로 학문과 교육에 종사하는 교수들인데, 가장 객관적으로 현실을 봐야 하는 집단이란 말이에요. 이 사람들이 나섰다는 것에 대해서 이 사람들이 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뭘 문제 삼으려고 하는 건지, 본질을 보려고 하지 않고 다수가 아니다, 아니면 지금 보혁갈등으로 몰아간다든지 이런 것은 대단히 의도된 왜곡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특히 고려대학교는 대통령의 모교라서 좀 조심스러워 하는 분들도 계시지 않았습니까?

◆ 조대엽> 현 대통령께서는 고려대학교가 그간에 배출한 성공적인 인물들 가운데 한분이죠. 그런 측면에서 고려대학교 사람들의 생각은 더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그러나 세간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가 있듯이 고려대학교 구성원들도 비슷하고요. 그리고 고려대학교는 특히 그 부분하고 다르게 교육과 연구 공동체로서의 위치가 있고. 역사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일종의 시대의 아픔을 같이 해왔고. 역사적인 책무 같은 것을, 변함없는 역할 같은 것들이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만약 내일 서울광장도 봉쇄를 하고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의 시국선언, 전국 교수들이 나서는 일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 조대엽> 그런 일이 있기 전에 교수들의, 아니면 민의나 민심, 이런 것들을 전폭적으로 수용을 해야만 되겠죠. 결국은 현실을 변화시켜달라는 요구니까, 현실의 여건들을 좀 적극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될 것이고. 또 그렇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