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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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수) 중증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 국제대회 3관왕의 감동
200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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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증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 박제응 지휘자

모두가 비뚜름하게 서서 노래하지만 그야말로 영혼의 소리를 내는 합창단이 있습니다. 국내 첫 중증장애인들로 구성된 ‘영혼의 소리로(Voice of the Soul)'라는 합창단인데요.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아주 권위 있는 국제대회인 ‘2009 안톤 브루크너 국제합창대회’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합창단원 대부분이 가족에게 버림받고, 홀트아동복지타운에서 자란 장애인들이어서 지금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분들 아직 귀국을 안 하셨거든요. 오스트리아 현지 연결해보죠. ‘영혼의 소리로’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입니다. 박제응 씨 연결되어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안녕하세요? 박선생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3개 부분 특별연주상, 특별지휘상, 특별상 이렇게 3관왕을 차지하셨어요. 소감이 어떠십니까?

◆ 박제응> 가슴 벅차지죠. 말하기도 힘든, 서있기도 힘든 단원들이 그동안 많은 연습을 통해서 국제무대에 와서 좋은 결과를 맺게 되어서 가슴벅차고 친구들, 단원 전체도 굉장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대회가 장애인들만 참가하는 대회가 아닌거죠?

◆ 박제응> 장애인팀으로는 유일하게 저희가 참가를 했고요. 2000년부터 준비됐던 것이 초청자 결국 받게 되어서 그동안에 준비를 해서 이번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그러던데요. 노래 다 끝나고 나서요. 반응이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 박제응> 감동 그 자체였죠. 저희가 우리나라 말 포함해서 5개국어로 노래를 준비했습니다만 그 사람들에게 ‘어눌한 발음, 떨어지는 음정 가지고 얼마나 저희들의 가슴에 있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을까’ 굉장히 고민을 했었는데 뜻밖으로 자리했던 모든 사람들이 저희들의 아픔과 놓여져 있는 현 위치 이런 것을 잘 이해해 주고 저희들이 마지막 곡을 마무리지었을 때 관객 전체가 기립박수로 저희들을 응원해 주고 축하해 주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5개 국어로 노래를 불렀다’ 독일어, 영어, 이탈리아어, 라틴어, 이 모두 원곡으로 부르신거죠? 원곡의 언어로...

◆ 박제응> 네.

◇ 김현정 앵커>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라면 그 악보, 가사 이런 것을 ‘어떻게 읽고 외울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박제응> 저희가 정식적으로 초청을 받은 것은 작년12월쯤이였거든요. 그 이후부터 피나는 연습을 했었죠. 저희들이 가사를 볼 수 있거나 외국어를 읽을 수 있는 친구들이 없었기 때문에 유일한 방법 중의 하나는 제가 계속 불러주고, 또 듣고 반복해서 익히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입모양 보고 외우는 식이 되는 거네요. 한 곡 정도 외우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어요?

◆ 박제응> 보통 저희가 오늘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내년 것을 준비한다고 해도 실상 무대에서 설 때 1년후에 가사를 완벽하게 외우는 친구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동안에 노력이라는 게 말씀만 들어도 어느 정도였을까 짐작이 되는데요.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이 다 중증장애인들로 구성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몇 분이나 계시고 또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세요?

◆ 박제응> 33명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대부분 중복장애를 갖고 있고, 발달장애 친구들이에요. 정신지체는 기본으로 갖고 있고, 다른 9분들도 갖고 있는 친구들로 구성이 되어있죠.

◇ 김현정 앵커> 단원들의 나이도 상당히 다양하다고요?

◆ 박제응> 5살짜리 꼬마, 민기부터해서 52살 아저씨까지 이렇게 연령층이 다양합니다.

◇ 김현정 앵커> 5살 소년과 쉰이 넘으신 분까지 막내하고 큰형님하고 차이가 크네요.

◆ 박제응> 하지만 저희들이 바라보는 것과 생각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사랑하는 것, 음악을 사랑하는 것 이런 것들은 거의 한곳을 바라보고 노래하기 때문에 연령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이 합창단이 만들어진 지 11년이 되었더라고요?

◆ 박제응> 네, 99년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 김현정 앵커> 박제응 지휘자께서는 그때부터 함께 쭉 하신 겁니까?

◆ 박제응> 네, 재활프로그램으로 시작이 되는 차에 제가 합류를 해서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되었죠.

◇ 김현정 앵커> 원래 홀트아동복지타운에서 일하는 분이 아닌거죠?

◆ 박제응> 자원봉사로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원래 음악을 하시는 분인데 자원봉사로 인연을 맺어서 11년을 합창단을 이끌어 오신거군요. 그런데 그 공연을 제가 직접 보지 못했잖아요? 상상이 잘 안 되요. ‘5살 민기는 도대체 어떻게 노래를 할까’ 궁금하고...

◆ 박제응> 물론 저희 단원 중에서는 정확한 가사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립싱크를 하는 단원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음을 따라 하는 친구들도 있고, 정확한 발음을 표현하는 친구도 물론 있고요. 막내 민기가 이번에 부지휘자로서의 역할도 했고요.

◇ 김현정 앵커> 다섯살 짜리가 부지휘자로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죠?

◆ 박제응> 매년 정기 연주회를 하는데요. 우리 막내가 자기도 지휘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이번에 국제무대에서 ‘그러면 민기야, 네가 지휘를 해봐라. 선생님도 노래를 하고 누나, 형들하고 같이 노래를 할테니까 네가 지휘를 해봐라’해가지고 이번에 멋지게 지휘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너무 귀여웠을 것 같아요. 5살 민기가 지휘하는 모습.

◆ 박제응>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움트는 게 느껴지는데요. 언제 귀국하세요?

◆ 박제응> 목요일 날 저녁에 귀국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귀국 후에 우리 나라에서도 정식공연을 하시는 게 어떨까요?

◆ 박제응> 11월 10일날, 정기공연이 잡혀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디서 하십니까? 방송 나오신 김에 소개도 하고 가시죠.

◆ 박제응> 그 동안은 저희가 우리 나라 최고의 무대라고 하는 예술의 전당이나 호암아트홀,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주를 계속 했었습니다. 매년... 이번에는 고양시 위치에 있는 아람놀이극장에서...

◇ 김현정 앵커> 경기도 고양시 아람놀이극장.

◆ 박제응> 11월 10일 날 공연이 잡혀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여름 지나고 가을 보내고 겨울에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의 영혼을 울리는 소리, 여러분들 꼭 기억하셨다가 가서 소리를 듣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박제응>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