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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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수) 하동군 의용소방대방 민경순 "중국집주인,전파사총각,정육점주인 다같이 불꺼요"
2009.06.03
조회 251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남 하동군 악양면 의용소방대 민경순 여성대장

마을에 불이 났습니다. 흩어져 있던 소방대원의 휴대전화로 화재 발생 문자가 일제히 들어갑니다. 문자를 받은 대원들은 순식간에 소방차를 몰고 현장으로 가서 소방 호스를 연결해서 일사분란하게 불을 끕니다. 전문 소방대원들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은 한마을의 평범한 주민들의 얘깁니다. 시골에 가면 마을마다 의용소방대라는 게 있죠. 소방서가 워낙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스스로 소방대원이 되어서 불을 끄는 이런 시스템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의용소방대로 꼽히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의 의용소방대를 만나려고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그렇게 견학을 많이 온다고 그래요. 화제의 그분들, 경남 하동군 악양면 의용소방대 민경순 대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여성 대장님이시네요. (그렇습니다.) 그 마을에 최근에는 불이 난 게 언젭니까?

◆ 민경순> 최근의 화제는 5월 18일 경에 가정집 화제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불이 났다,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움직이시는 거예요?

◆ 민경순> 예전에는 불이 났다하면 전화를 받고 소방 사무실에 가서 사이렌 울리고 방송을 하고 출동을 하니까 출동하는 시간이 15분 이상 걸렸습니다. 그러다보니까 화재라는 것은 자칫하면 대형 화재로 번지기 쉬우니까 저희 전파사 주인인 총각 오철식씨가 원격 조종이 가능한 휴대폰 발송 및 차고문이 열리고 하는 그 모든 장치를 설치를 했습니다. 그래서 화재가 났다 하면 전화 연락 받는 즉시에 휴대폰으로 사이렌도 울리고 동네마다 방송이 다 될 뿐 아니라 차고문도 원격 장치로 올라가고 저희들 휴대폰에도 화재 문자가 뜹니다.

◇ 김현정 앵커> 빨간 소방차가 사이렌 울리면서 가서 끄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어떻게 평범한 주민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요? 교육을 받으신 거예요?

◆ 민경순> 예, 그렇습니다. 수시로 훈련을 할 뿐더러 교육도 받습니다. 아무래도 소방서나 그런데 근무하시는 분들은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까 시골이라 우리 주민들 스스로 불을 끄지 않으면 대형 화재로 번질 확률이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전에 같으면 원격 장치가 있기 전에는 불을 우리 눈으로 뻔히 보고도 빨리 출동이 안돼서 불을 못 꺼서 전소되는 상태가 많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소방대가 만들어진 건 언젠가요?

◆ 민경순> 의용소방대가 만들어진지는 아주 오래됐고, 부녀소방대는 91년도에 만들어져서 남성 소방대원 33명과 여성 소방대원 20명 가량이 같이 활동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인원도 넉넉하시네요.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 몇 건이나 한해에 평균적으로 끄게 되나요?

◆ 민경순> 한해 50건 정도 화재 발생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동네에 불이 많이 납니까?

◆ 민경순> 불이 큰 건 작은 건 할 것 없이 가정 화재도 있지만 논두렁을 태우다가 번진다든지 아니면 산에 화제가 난다든지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부분은 자기 일이 있으신거잖아요. 대부분은 어떤 일을 하세요?

◆ 민경순> 중국집 주인도 있고, 전파사 하시는 분, LPG 가스 판매점도 있고, 식육 식당하시는 분도 있고, 농업하시는 분들도 있고, 덤프 운전하시는 분도 있고...

◇ 김현정 앵커> 민경순 대장님은 뭐하세요?

◆ 민경순> 저는 한화 손해 보험 설계삽니다.

◇ 김현정 앵커> 보험설계사시군요? (그렇습니다) 보험설계사시면 바깥으로 다니시면서 고객들을 상대하셔야 되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화재 발생 그런 문자가 오면 어떻게 하세요?

◆ 민경순> 부산이나 그런 데 나가 있을 때는 못 가지만 인근에서 활동하니까 문자 보면 밥 먹다가도 집어던지고 달려 갑니다.

◇ 김현정 앵커> 불 끄다 보면 기억남은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요?

◆ 민경순> 올 2월 정도에 축사에 불이 났습니다. 소를 20마리 정도 키우는 집이었어요. 축사가 안채와 연결된 집이었는데 축사 앞에는 소 먹일 짚이 가득 재워져 있는 상태였는데 축사의 누전으로 불이 붙었어요. 요즘은 소들을 묶어놓고 키우지 않고 가둬놓기만 하고 키우다 보니까 소들이 전부 뛰쳐나와서 옆집 구석에도 들어가 있고, 이웃 축사에도 뛰어 들어가고, 소똥이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고 엉망이 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소방차가 빨리 출동을 해서 다 껐습니다. (소들 잡아오는 일까지 다 하셨겠어요?) 네. 소들 잡아오는 일까지 다 합니다. 축사에 불이 났는데 뒷정리까지도 포크레인이 들어가서 다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의용 소방대를 만들고 우리 열심히 하자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마을 주민들끼리 끈끈한 정도 있어야 될 것 같고 살신성인하는 분들이 많아야 이것이 굴러갈 것 같아요. 참 대단한 마을입니다. 감사 문자도 오네요. 훈훈한 소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해 주세요.

◆ 민경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