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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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금) 해녀노래 전수하는 강경자 할머니 "제주해녀, 이제 고작 200명.."
2009.06.05
조회 410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해녀 강경자 (제주 무형문화재 제 1호 해녀노래 전수장학생)

오늘의 화제 인터뷰에서는 제주도의 해녀 한분을 초대했습니다. 예전에는 해녀들이 물질하러 갈 때마다 노래를 부르면서 갔다고 그래요. 그게 해녀노래라고 해서 제주도의 5대 민요 중 하나고 제주의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제주의 문화유산인데요. 이 해녀노래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의 등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노력을 해왔고 곧 심포지엄도 열린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 해녀 노래 한 번 들어볼까요. 해녀노래 전수장학생이세요. 해녀 강경자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우선 해녀 노래란 게 어떤건지 직접 들어보고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잠깐 부탁드려도 될까요?

◆ 강경자>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요 놀 젓엉 어딜 가리 진도바당 한골로 가자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 김현정 앵커> (박수) 지금 혼자 부르시는 게 아니고 뒤에 메아리처럼.

◆ 강경자> 학생이 후렴을 해 줘야, 이 노래는 훗소리 부르는 사람은 또 엎어지면서 노 저으면서 가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배를 이쪽으로 저쪽으로 젓는 사람이 엇갈리면서 부르는 거군요. 그런 해녀분들이 어디 가면서 부르던 노랜가요?

◆ 강경자> 제주도에선 4.3 사건도 있고 먹을 것이 없어가지고 바다 것 밖에 없어요. 아저씨들은 애기를 보고 해녀들은 물질을 하는데 배 타가지고 일본 대마도(옛날 대마도는 제주도땅이라고 생각해서) 가서 물질을 했거든요. 그때는 기계는 없지만 노 저으면서 다 했어요.

◇ 김현정 앵커> 약간 제주도 사투리도 쓰시는 것 같아요.

◆ 강경자> 내가 제주도 사람인데.

◇ 김현정 앵커> 내용이 뭔가요? 걸쭉하기도 하면서 구슬프기도 한 것 같은데요?

◆ 강경자> 우리 신세 타령이거든요. 이것이 악보가 없는 것이어서 물 아래 굼하고 움이 많이 깔려 있어도..

◇ 김현정 앵커> 들어도 잘 (웃음)

◆ 강경자> 모르죠. 제주 사람은 하고 있으니까 알지만. 우리 신세 타령입니다.

◇ 김현정 앵커> 농사지으면서도 신세 타령 노래가 많고, 노동요, 노동이 고되다는 뜻이군요. 해녀들은 멀리 안 나가시니까 부를 일도 많이 없겠어요?

◆ 강경자> 요즘 해녀들이 안 부르니까 제가 선생님한테 김영자 선생님이거든요. 그 스승님한테 3년 동안 배워왔거든요. 제가 이 노래를 배워서 다니면서 전수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잊어버리지 말라고.

◇ 김현정 앵커> 지금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강경자> 46년생이요. 예순넷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언제부터 물질하셨어요?

◆ 강경자> 18살부터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열여덟에 물해질을 했어요. 그때는 미역 밖에는 돈을 안줬고 전복, 해삼 같은 건 돈이 안됐어요. 지금은 반대죠.

◇ 김현정 앵커> 그때는 벌써 4,50년 전인데 그때와 지금 비교하면 해녀 수가 얼마나 줄었습니까?

◆ 강경자> 많이 줄었죠. 그때 당시는 완전 전쟁이었죠. 완전 해녀 막장 떠놓고 미역 해오죠. 제주도 섬이 다 그렇게 했어요.

◇ 김현정 앵커> 조사를 했어요. 1970년대에는 만사천여명 정도 됐는데 지금은 이백여명.

◆ 강경자> 이제는 보면 70, 50명 그렇게 있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게다가 그 분들 중에 한 70%정도는 강경자 선생님처럼 6,70대라 그래요. 그만큼 나이드신 분들, 조금 남아있는 그래서 해녀노래가 귀하고 해녀가 귀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지금 해녀분들 가장 바쁠 시기라고 들었는데

◆ 강경자> 요즘 막 바빴어요. 구정이하고 전부 다 막았거든요. 하지 못하게. (김:보호하려고 그런거죠) 지금 산란기거든요. 성게하고 우뭇가사리.

◇ 김현정 앵커> 물에 한 번 들어가면 숨을 얼마동안 참아야 해요?

◆ 강경자> 우리가 2,30대는 2분 이상 참았는데 2분 50분까지 참았는데 요즘에는 1분이 바짝 걸려요. 나이드니까. 옛날은 미역이니까 눈으로 보면서 했는데 소라, 전복은 하늘에 별따기예요.

◇ 김현정 앵커> 한숨이 깊으세요. 6월의 제주 풍경은 어떤가요?

◆ 강경자> 너무 좋아요. 화창하고. 유채꽃은 졌고 창비가, 밀감 꽃냄새가 확 들어와요.

◇ 김현정 앵커> 오늘 아침 저기서부터 제주의 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것 같습니다. 말씀만 들어도. 오늘 귀한 해녀 노래 들려주셔서 감사하고요. 귀한 우리 유산인데 앞으로 널리 알리는 데 앞장 서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