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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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화) 민주노동당 이정희 정책위의장 “5살 아이 추모까지 경찰이 막아서야”
2009.05.26
조회 283
- 전직 대통령 분향소가 감옥 같아서야
- 분향소 통제로 시민불만, 사태악화
- 노 前대통령 망신주기식 수사, 李대통령 사과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이 국민장을 받아들이면서 정부가 어제부터 서울역과 서울역사박물관 등등의 공식 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조문 열기가 느껴지는 곳은 아직도 덕수궁 대한문에 있는 시민들이 설치한 분향소입니다. 현재 경찰의 통제가 겹겹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여러 가지 마찰들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서울광장을 개방해라, 이런 요구도 있습니다만 서울시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연결해서 이 부분에 대한 생각 들어보죠.

[IMG0]◇ 김현정 앵커> 봉하마을에는 조문을 다녀오셨는데, 혹시 덕수궁 대한문도 가보셨나요?

◆ 이정희> 네, 갔다 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모습이 어떻든가요?

◆ 이정희> 저는 어제 아침에 아주 일찍 다녀왔는데요. 시민들이 거기서 밤을 지새우신 분도 계시고, 아침에 출근하시는 분들이 들러서 정말 평범한 시민들이 아주 숙연하게 마음을 나누는 것이 정말 시민의 광장이구나, 시민의 추도 장소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전경 차들이 벽으로 에워싸고 있는 것은 여전한가요?

◆ 이정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과잉대응하고 있다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고 하던데 실제로 가보면 그렇습니까?

◆ 이정희> 밖에서 볼 때는 전경 차 때문에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안 보이니까요. 그리고 서울 광장 자체도, 바로 옆에 있는 광장도 전경차로 다 막혀 있고요. 심지어 어제는 5살 아이가 혼자서 촛불을 들고 있는데 경찰이 막아서기까지 하는 프로그램까지 방송이 됐는데요. 전투경찰들이 방패 들고 나와 있는 것이 조문하러 오신 시민들 마음에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경찰 측에서는 뭐라고 얘기를 하느냐 하면 추모행사가 자칫 정치적인 집회나 폭력시위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 방패 들고 통제하는 것은 일부 불가피하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경찰 측은 실제로 서울광장으로 진출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요?

◆ 이정희> 시민들이 분향을 하려고 지하도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데, 화가 안 나겠습니까? 경찰들이 막는 것 자체에 대해서 전직 대통령 추모도 못하느냐?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 허용되는 모임과 허용되는 표현이라는 게 무엇이 있느냐? 여기에 대해서 계속 쌓인 불만들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직접 경찰들이 아예 밖에서는 보이지도 않게 막으니까, 훨씬 더 불만이 많아 질 수밖에 없고요. 이런 문제들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데도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오히려 질서를 위한 것이라면 방패로 경찰들이 막을 게 아니라, 줄을 쳐놓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질서유지를 할 수도 있을 텐데, 굉장히 위협적인 방업으로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폭력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 이정희> 거기에 계신 분들이 폭력시위를 할 만한 물품을 가지고 오시는 것도 아니고요. 정말 연인과 함께 오고, 아이들과 함께 오는 시민들이시거든요. 그리고 추모를 하고 싶어 하지 누가 거기서 폭력을 쓰고 싶어 하겠습니까? 그러니 이런 시민들의 마음을 모르고 무조건 겁난다고 막기만 하는 게 지금 이명박 정부가 계속해 온 것이라서, 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앵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런 불만에 대해 어제 기자들이 질문을 하니까 “경찰버스가 분향소를 막아줘서 아늑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이런 발언을 해서 또 파문인데요. 이 발언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이정희> 저는 추모하러 가면서 솔직히, 추모를 하는데 그것도 전직 대통령을 추모 하는데 경찰차로 둘러싸인 감옥에 들어서야 되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밖에서도 보이지도 않고 가로막힌 곳에 추모하러 들어가야 된다는 그 시민들의 마음을 이해를 못하시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군요. 서울광장을 좀 개방하자라고 한명숙 전 총리, 이제는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셨죠, 이분께서도 직접 건의를 했는데, 서울시에서는 일단 거절을 한 것으로 보도가 되더라고요. 서울광장 개방문제는 어떻게 보시나요?

◆ 이정희> 서울시 명분은 시민의 여가 선용을 위한 광장이라는 얘기인데, 그래서 이런 추모나 또는 분향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광장이라는 게 명분이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서울시 서울광장은 잔치를 위한 공간이다, 이런 명분이요?

◆ 이정희> 네. 그런데 작년 6월에도 저희가 눈앞에서 북파공작원들이 서울광장에서 6.25 전몰자를 추모하겠다고 유족은 동의하지도 않은 위패까지 다 뽑아 와서 광장에 다 심어놓고 1박 2일 동안 절을 하는 행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왜 허용했고, 지금은 왜 허용하지 않는 것인지. 전 국민적인 추모의 분위기에 모두 다 슬퍼하고 있는데. 거기다가 여기는 잔치 자리지 추모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과연 공적인 서울광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의 올바른 태도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처음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 이런 주장을 하셨는데요. 이 책임론은 무슨 말씀이신가요?

◆ 이정희> 당시 박연차 리스트와 장자연 리스트 2개가 우리사회에서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장자연 리스트는 철저하게 꼭꼭 숨겨졌지만, 박연차 리스트는 피의 사실 공표 행위가 날이면 날마다 이루어졌거든요. 심지어 전직 대통령에 대한 망신주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너무나 상세한 얘기들이 나왔고요.

◇ 김현정 앵커>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질문을 잠깐 드리고 가죠. 이정희 의원께서 법조인 출신이시니까요. 이게 피의 사실 공표가 맞습니까, 국민의 알권리 입니까? 검찰이 시계 이야기 흘린다든지, 이렇게 하루하루 언론에 보도했던 내용들?

◆ 이정희> 검찰이 필요한 경우에 공식 브리핑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공식 브리핑을 넘어서서 누가 어떻게 진술을 했고, 여기에서 어떤 피의사실이 있고, 어떤 적절치 않은 행위가 있고, 이것이 하나하나 매일매일 나갔거든요. 이것은 지금 우리의 법적인 피의사실 공표죄가 대단히, 뭐라고 할까요, 완고하게 예외 없이 인정되고 있어서 좀 지나친 면은 있지만. 일반적인 법개정은 어떻게 할 것이냐 차원에서 보더라도, 너무 심하게 이것은 정말 망신주기로 나간 겁니다.

검찰의 잘못은 분명하다고 생각하고요. 이것이 검찰만의 잘못으로 끝날 일이냐, 살아있는 권력이 죽은 권력을 또 한 번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냐, 대통령도 조문을 하시려는 건가, 좀 사과 표명을 하셔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하지만 뇌물죄 같은 의혹이 생겨서 수사를 한 건 할 일을 한 것뿐이다, 그런데 무슨 책임이냐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이정희> 수사의 문제는 당연히 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서 대질심문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일부러 사람을 데리고 와서 얼굴을 만나게 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 일일이 다 얘기하는 것, 이것은 필요한 수사의 정도나 필요한 보도의 정도를 넘은 거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과 대통령이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수사 과정의 문제를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통해서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라” 이런 얘기를 남기고 가셨는데. 계속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국론 분열의 요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 이정희> 고인으로서는 그렇게 마음의 정리를 하고 떠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정리가 되지 않으셨다면 떠나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요. 하지만 저희로서는 남아있는 사람들로서는 그렇다고 다 묻어두면 끝나는 문제냐, 결국 이런 문제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독주하고 밀어붙이고 어떻게든 야당을 창피를 주든 어떻게 하든 다 누르고 가겠다고 하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인데. 이게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고 국민 전체에 대한 여러 가지 압박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냥 또 참으면 되는 거냐, 우리도 계속 참아야 되는 거냐, 이런 생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