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성국 정치평론가
일주일 동안 이어진 추모열기 정말 뜨거웠습니다. 봉하마을에만 100만 명이 훌쩍 넘는 수가 다녀갔고요. 전국적으로 분향소에는 500만 명이 넘는 추모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금 전에 대한문 연결해 보았습니다만, 거기는 하루 평균 3-4시간씩 기다려야 분향을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지치지 않고, 끝까지 조용히 줄을 지켰던 것 여러분 다 아실 겁니다. 이렇게 노풍(盧風)이 다시 부는 배경, 무엇이 이 많은 사람들을 다시 움직이는 걸까요? 정치 평론가 고성국 박사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추모열기 어디서부터 비롯됐다고 보세요?
◆ 고성국> 우리 국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서적 일체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생은 우리 국민들이 대충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돈 없어서 대학 못 갔고, 내내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했고, 그래서 바보 노무현이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요. 또 대통령이 된 후에도 점잖 빼고 그런 것이 아니라 서민과 늘 소통하려고 했고. 대통령 그만두고 놔서는 밀짚모자 쓰고 자기 찾아오는 사람들 반갑게 맞아서, 이런 모습들이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정말 가깝게 느끼고 편하게 느끼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정치 지도자로 생각하게 만든 거죠.
그런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것도 아주 비극적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정서적 일체감이 매우 강하게 형성되어서 지금의 추모열기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추모하는 분들 가운데는 지지자만 있는 것은 아닌 거죠. 사실 재임시절에는 최악의 지지율도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 고성국>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이게 지지자만 모여서 이런 열기가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 국민 모두가 추모열기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뭐냐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최후를 마쳤는데, 그 원인을 구체적으로 검찰이 잘못했느니 따지기 전에, 이게 현 정부가 핍박해서 그래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것 아니냐, 이렇게 우리 국민들께서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를 테면 어느 누구라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러면,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런 말씀들을 먼저 하시거든요. 그런 국민적인 정서가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지지자들만 모여서 이렇게 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열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요? 그래서 향후 정국에 까지 영향을 줄 거라고 보십니까?
◆ 고성국> 일단 오늘 국민장이 끝나면요. 이를 테면 추모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장이 끝나더라도 기념을 하고 추모를 하고 추념을 하는 행사들은 계속 있겠습니다만. 그러나 어쨌든 한 고비는 오늘 국민장이 끝나면서 마무리가 된다고 봐야 되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겁니다. 지금 국민정서 속에서 굉장히 강한 정치적 폭발력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폭발력이요?
◆ 고성국> 그렇습니다. 굉장히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고요. 앞으로 이를 테면 정부나 또는 여당이 또는 야당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또는 제가 앞질러서 말씀드리면 정부여당이 이러한 이후의 어떤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말실수가 있다든지, 이렇게 되면 폭발력 높은 이 상황이 언제든 발화될 수도 있다, 그 점에서는 정말 실수하지 않아야 된다, 정부여당에게 저는 그 말씀을 해드리고 싶어요, 실수하지 않아야 된다...
◇ 김현정 앵커> 당장 야당을 보면 어제부터 정치적인 타살이라는 책임론을 들고 나오기 시작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례가 다 끝나고 나면 책임론, 여야책임론 누구책임이냐 이것을 가지고 한참동안 정가가 시끄러울 수도 있겠네요?
◆ 고성국> 그렇게 예상이 되네요. 지금 정세균 대표가 야당의 입장을 정리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고, 그 다음에 이 사태와 관련되어서 직접적 책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고, 더불어 내각 전체가 이정도 상황이 됐다면 사퇴하고 개편되어야 되는 것 아니냐 대게 이런 정도의 일단 던져놓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런 점을 같이 봐야 되겠죠. 정세균 대표가 이를 테면 국민장이니까 상중 아닙니까? 그리고 스스로 민주당이 상주를 자임했었거든요. 상중의 상주가 정치적 발언을 한 겁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적어도 얘기를 하더라도,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상이 다 끝난 다음에, 국민장이 끝난 다음에 하고 싶었을 텐데. 그런데도 어제 그제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은요, 그만큼 정세균 대표에 대한 압박이 강했다고 하는 점이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무슨 압박일까요?
◆ 고성국> 이를 테면 지지자들도 그렇고 또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그렇고 또는 우리 국민 일반도 이렇게 얘기하겠죠. 지금 상황이 이런데 왜 가만히 있느냐? 적어도 성격 규정은 정확하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최소한의 요구는 빨리 좀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아무리 상주라도. 이런 요구와 압박들이 모아졌기 때문에 정세균 대표가 그런 발언을 했다고 본다면, 그렇다면 한 번 얘기하고 지나갈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이제 느껴집니다.
◇ 김현정 앵커> 친노진영, 지금까지 사실은 좀 침묵 모드였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요. 이 침묵이 이제 깨지는 건가요?
◆ 고성국> 친노진영도 전체적으로 보면 이게 자책 모드가 있습니다. 당일 안희정 최고위원이 했던 얘기를 아마 친노진영이 전체적으로 공유하고 있을 겁니다. 뭐냐 하면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이런 정서가 있는 거거든요. 그것이 국민장이 끝나고 나면 언제까지나 자책만 하고 있을 거냐? 이런 얘기가 문제제기가 내부적으로도 될 거고요.
그래서 이를 테면 노무현 전 대통령도 내가 정치적으로 도의적으로는 참 죄송하지만 그러나 법률적으로 안 한 것은 안 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입장을 가졌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친노세력들도 정말로 이런 상황에서 마음이 참담하지만 그러나 할 말은 해야 되겠다, 이렇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정치적인 움직임도 보일 거라고 보십니까? 그냥 주장정도가 아니라, 전면에 나서서 어떤 정치적인 활동도 재개하는?
◆ 고성국> 그러나 그런 식으로 곧바로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데는 너무 많은 부담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부메랑이 있을 수 있거든요. 이를테면 자신들이 모신 대통령도 한 사람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이 갑자기 정치를 다시 하겠다고 하느냐? 이런 부메랑이 언제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제기하지만 조심스러울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진보진영의 대통합, 연대 움직임,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빨라질 수도 있을까요?
◆ 고성국> 더 강해질 것 같고요. 민주당이 중심이 되면서 민노당 진보신당 함께 다, 특히 시민사회 세력과 함께 하는 연대의 틀이 만들어지고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고성국 박사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9(금) 정치평론가 고성국 "진보진영 연대의 틀, 행동으로 옮겨질 것"
20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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