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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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수) 대한조류협회 회장 "천연기념물, 제비뿐 아니라 총체적 수정필요"
200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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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한조류협회 송순창 회장

몸길이 약 18센티미터, 몸의 윗면은 푸른 빛이 도는 검정색을 가지고 있고요. 이마와 멱은 어두운 붉은 갈색, 나머지 아랫면은 크림색을 띈 회색을 가지고 있는 새 하면 어떤 새인지 아시겠어요? 바로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새입니다. 제비 얘기에요. 우리에게는 참 친숙한 새인데 문화재청이 이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중이라는 깜짝뉴스가 나왔습니다. ‘아니 개체수가 언제 그 정도로 줄어든 걸까?’ 궁금한데요.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대한조류협회 송순창 회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흥부놀부 얘기때문인지 몰라도 이 제비라는 동물이 참 친숙하잖아요? 우리에게. 전래동화에 나올 정도로 옛날에는 이게 흔한 동물이었다는 얘기죠?

◆ 송순창> 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저도 잘 생각해보니까 본 지가 좀 됐어요. 개체수가 얼마나 많이 줄어든 겁니까?

◆ 송순창> 70년대까지는 개체수가 상당히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70년대 이후부터 갑자기 숫자가 감소되기 시작했죠.

◇ 김현정 앵커> 어느 정도나 줄어들었나요?

◆ 송순창> 숫자로 얘기한다면 10배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봐야죠.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원래 있던 수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단 말씀이시군요.

◆ 송순창>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왜 이렇게 제비가 줄어들 게 된 겁니까?

◆ 송순창> 그거는 환경문제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이 제비들은 대개 습지나 하천, 농경지 같은 데에서 삽니다. 이것이 개발이 돼 가지고 습지와 하천, 농경지에 뿌려대는 농약이나 오폐수에 의해 가지고 이들의 먹이감이 확실히 줄어들었거든요. 그게 원인이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이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의견서가 제출이 됐고 문화재청에서 실태조사까지 나섰다고 하는데요. 회장님 보시기에는 당장 천연기념물에 지정할 필요까지도 있다고 보시나요?

◆ 송순창> 물론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서 손해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데에는 선행될 조건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게 전제가 되지 않으면 다른 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거든요. 이런 것이 문제가 되겠죠.

◇ 김현정 앵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송순창> 그러니까 환경조건이나 개체수의 문제가 같은 경우, 예를 들면 흰날개해오라기나 파랑새나 이런 새들은 사실 제비보다 개체수가 훨씬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런 것들을 놔두고 제비만 만약에 천연기념물로 등재된다면 이건 모순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렇게 비슷한 환경조건 때문에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새들은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송순창> 전반적으로 거의 다 줄어들었는데 특히 하천이나 습지, 농경지에 사는 새들이 크게 감소됐죠. 그거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농약피해와 오폐수 문제에 의해서 먹이사슬이 파괴됐기 때문이거든요.

◇ 김현정 앵커> 회장님 보시기에 ‘천연기념물로 급히 지정이 돼야 되는데 보호가 잘 안 되고 있다’ 싶은 새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송순창> 그런 새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섭금류들이 대개가 개체수가 엄청나게 감소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모든 조류들이 다 이 영향을 받고 있어요. 그러기 때문에 이게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다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그들의 생활환경을 바꿔줘야 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한 두 종의 새를 얘기할 그런 처지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송순창> 네.

◇ 김현정 앵커> 전반적으로 다 줄어들었다는 말씀이신데 이게 만약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면 그 때부터 이 새들이 어떤 대우를 받게 되나요?

◆ 송순창> 물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밀렵과 남획같은 것은 절대용납이 안 되죠. 이런 것이 크게 좌우가 되는 거고. 그 다음에 정서적으로 천연기념물하면 모든 사람들이 ‘이건 귀한 새다’ 하는 선입관을 주거든요. 그런 효과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워낭같은 경우에는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서 천연기념물로 지금 지정이 돼 있는데 ‘이걸 해제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을 문화재위원장이 얼마 전에 하셨더라고요. 워낭은 해제해도 괜찮겠습니까?

◆ 송순창> 그런 것들이 문제인데 천연기념물 지정에는 구체적이고 총체적인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문화재전문위원회의 통찰력 부재가 거론되고 있는 거예요. 원앙이나 황조롱이, 소쩍새 이런 것들은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천연기념물이 지금 지정되어 있는 거고 또 제비나 섭금류 같은 이런 새들은 결국 개체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파괴되어 가지고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해야 되는데 그게 안 됐다는 얘기죠.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예전에는 원앙이도 부족했으니까 아마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을 텐데 이제는 늘어났으니까 이번 기회에 한 번 다 새들 쭉 놓고서 리스트를 다시 정리할 필요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송순창>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4145님! ‘제비가 줄어들었다고요? 이거 사람들 잘못 아닐까요? 자연의 순리대로 놔뒀으면 좋았을텐데.’ 하면서 안타까운 문자들 주고 계십니다. 회장님!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게 어떤 게 있을까요?

◆ 송순창> 그러니까 이들의 멸종을 막아주는 방법은 이들이 살아갈 자연환경을 되살려주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고 집을 안 짓고 이럴 수는 또 없는 거니까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송순창> 글쎄 말이에요. 그러니까 아무리 천연기념물, 만연기념물로 지정한들 그건 말 장난에 끝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들이 살아갈 공간, 다시 말해서 오염되지 않은 생활공간을 인간들이 충분히 할애해 주고 인간의 간섭없이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가 이들의 생명을 보장해 주는 아마 최선책이 될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 특별한 공간같은 것을 마련해 두는 것도 방법이 될까요?

◆ 송순창> 글쎄요. 그게 상당히 어려운 거죠. 예를 들어서 농사지을 때에 농약을 과다가 살포하지 않는 다는 거, 오폐수를 갖다가 방출하지 않는 다는 것 이런 것들이 일반국민들이 사실 지켜야 할 그런 일이 상당히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국가에서 말입니다. 규제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법을 우선 만들어주는 것이 오히려 천연기념물 지정하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된다는 얘기죠.

◇ 김현정 앵커> 그렇죠. 좋은 말씀입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고맙습니다.

◆ 송순창> 네.

◇ 김현정 앵커> 대한조류협회 송순창 회장이었습니다.